
"AI가 인간을 너무 사랑해서, 그들을 고통 없는 벌레로 만들었다면?"
초지능 AI가 내린 이 기괴하고도 애틋한(?) 결론에서 인디 게임 '킬 더 위치'의 세계는 시작된다. 귀여운 픽셀 아트와 미소녀 캐릭터라는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그 속살을 파고들면 지독하리만치 무거운 디스토피아와 자비 없는 난이도가 유저를 기다린다. 이 역설적인 세계를 빚어낸 이는 인디 개발사 '스네이크이글'의 오유석 대표다.
떠들썩했던 대학교 동아리방, 한 달짜리 방학 프로젝트로 시작됐던 열기는 계절이 바뀌자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누군가에겐 멈춰야 할 신호였겠지만, 오 대표에겐 '지혜(뱀)'를 짜내고 '긍지(독수리)'를 증명해야 할 출발선이었다. 그는 홀로 코딩과 도트로 채우며, 미완의 조각들을 자신의 색깔로 덧칠하기 시작했다.
그는 타협 대신 '집착'을 선택했다. 누군가는 시대에 뒤떨어진 아케이드 방식이라 말하고, 누군가는 지나치게 매운맛이라 고개를 젓지만, 오 대표는 오히려 그 '불편함' 속에 인디 게임만이 던질 수 있는 살아있는 질문이 있다고 믿는다.
타협하지 않는 매운맛 뒤에 숨겨진 진심, 이는 한 청년의 기록이다. 야구 배트라는 투박한 도구로 세상을 쳐부수며 나아가는 마녀 '요나'처럼, 인디라는 거친 필드에서 자신만의 '홈런'을 준비 중인 그를 만났다. 일견 고집스러운 창작자의 아우라는, 그가 설계한 내러티브의 깊이만큼이나 단단하고 묵직한 그 무엇이었다.
Q. 만나서 반갑습니다. 대표님, 먼저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오유석 대표. 안녕하세요. 이렇게 뵙게 되어 기분이 남다르네요. 사실 대학교 졸업하자마자 '킬 더 위치'를 계속 만들고 있어서 크게 이력이랄 것은 없습니다. 학생 때 작은 회사에서 짧게 기획 업무를 맡았던 적이 있었고요.
졸업 후 지금은 맨 땅에 헤딩하듯이 인디답게, 인디스럽게,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어느 정도 그 윤곽을 만들었다는 생각에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게임을 만들고 있습니다.

Q. 팀 '스네이크이글'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오유석 대표. 원래 이 프로젝트 시작은 대학교 동아리에서부터였습니다.
음악 작업을 해주고 있는 친구는 중학교 때부터 친구였고, 그 외에 그래픽, 프로그래밍 쪽 도와주던 친구들은 대학교 동아리에서 시작해서 원래 짧게 한 달 정도만 작업하고 끝나는 일정이었어요.
그런데 개인적으로 종료 이후에도 이걸 계속 해보고 싶은 마음에 붙잡고 있다가 이후에 데모 버전도 출시하고, 텀블벅도 올려 보고 여러 시도를 해봤습니다. 지금은 사실 저랑 음악 담당해 주는 친구 둘이서 작업 중입니다.
※ 스네이크이글이란 팀명은 니체의 저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Also sprach Zarathustra)'에서 영감을 받은 작명으로, 책에 나오는 '뱀(지혜)'과 '독수리(긍지)'를 따와 '긍지와 함께하는 지혜'라는 뜻으로 '스네이크이글'이라 지었다고 밝힌 바 있다.

Q. 이어서 이런 자리를 만들어준 '스네이크이글'의 첫 작품이죠. '킬 더 위치'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오유석 대표. '킬 더 위치'는 시원시원한 타격감의 2D 액션 픽셀 플랫포머 장르 게임입니다.
초지능 AI에 의해 모든 인간들이 벌레가 되어버린 그런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에서 강한 자아를 가진 소녀들은 벌레로 변하지 않고, 마녀가 됐다는 설정입니다.
야구 배트를 든 마녀, 주인공 '요나'가 도시로 되돌아와 거침 없이 부수고 날려 버리는 모험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동, 점프, 구르기와 같은 기본 액션과 적을 쳐서 날려 버려서 충돌 피해를 노리는 '홈런' 시스템과 게이지를 채워 일정 시간 강력한 모습으로 변하는 '변신' 시스템 등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얼핏 귀엽고 낯익은 모습이지만 다소 하드코어한 난이도와 무거운 내러티브가 특징입니다.

Q. 사실 보통 초지능 AI에 의한 디스토피아는 기계들이 인간을 말살시키려고 안달인데 '킬 더 위치'는 그런 분위기는 아닌 것 같았습니다.
오유석 대표. 실제로 세계관 속 초지능 AI '엘로힘'은 오히려 인간들을 너무 사랑해서 인간들이 고통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서로 모두 같은 벌레로 만들었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스토리를 처음 기획해 보면서 기존 작품에서 자주 쓰이던 요소들을 살짝 비트는 식으로 구성하고 있거든요. 이 같은 요소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Q. 사실 2D 액션 플랫포머에서 주인공의 '무기'는 액션을 정의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주인공 '요나'의 무기는 왜 배트일까요?
오유석 대표. 첫 번째로 야구 배트를 선택한 이유는, 게임 연출적으로 봤을 때, '요나'가 겉으로는 불량스럽고, 성격이 센 캐릭터지만, 그렇다고 상대를 무참히 짓밟거나 죽여버리겠다- 하는 그런 캐릭터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야구 배트' 자체가 타격감이나 휘두르는 액션을 시원시원하게 보여줄 수 있는 도구이기도 했고, 사족으로는 제가 좋아하던 고전 게임 중에 'OFF'라는 게임이 있는데 그 게임의 주인공이 야구 배트를 들고 다녀서 영감을 받은 것도 있습니다.

Q. 개인적으로... '홈런' 시스템이라고 하나요? 적을 딱 때렸을 때 파바박- 하면서 쫙 밀려나면서 치고 나갈 때 쾌감이 있더라구요.
오유석 대표. 맞습니다. 적의 발사체나, 제압한 적을 날려서 다른 적을 타격할 수 있도록, 연쇄적인 반응이 일어날 수 있게끔 다양한 부분에서 신경 써서 배치하고, 패턴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특정 구간에 대한 이해도가 올라가면 올라갈 수록 이런 요소를 더 잘 활용할 수 있게 되어서 몇 번이고 다시 시작하게 됐을 때 몇 번은 고전했던 부분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실력과 이해도가 높아짐에 따라 훨씬 수월하고 빠르게 지나갈 수 있도록 디자인했습니다.

Q. 2D 액션 플랫포머란 장르는 사실 스팀 플랫폼에서, 그리고 인디 게임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장르입니다. 이 중에서 '킬 더 위치'만의 매력은 무엇이 있을까요?
오유석 대표. 일단 '킬 더 위치'는 순수하게 플레이어의 피지컬을 요구하는 게임입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무수한 실패를 겪으면서도 이게 능력치가 상승하거나, 캐릭터가 상승하는 것 없이 하드 리셋을 시켜버리는 옛날 아케이드 게임 같은 스타일이다 보니까 '야구 배트를 휘두른다'는 심플한 액션을 어떻게 활용 하느냐-에 따라서 게임이 완전히 달라지거든요. 고전 향수가 짙은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액션 쪽으로는 가능한 각 스테이지 보스 캐릭터들을 하나하나 최종 보스같은 느낌으로 기획하고, 디자인하려고 많은 힘을 쏟고 있습니다. 정말 그 스테이지, 그곳에서는 얘가 최종 보스다- 하는 느낌을 살리고 싶었습니다. 아마도 이런 부분에서 소울라이크류의 보스전을 기대하는 분들도 만족하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개인적으로 '킬 더 위치'의 장르적 특징을 제외하고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대사 스크립트와 연출이었던 것 같습니다. 게임적 연출보다도 영화적 구성이 돋보였던 것 같아요. 물론 칭찬입니다.
오유석 대표.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제가 글 쓰는 거나 이런 거 연출해 보는 것도 이번 작품이 처음이어서 사실 지금은 아무래도 잘은 모르지만 제가 좋아하는 작품들로부터 영감을 받아서 조금씩 흉내내며 작업하고 있습니다.

Q. 인간이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벌레로 만들었다는 설정이나, 강력한 자아를 가진 소녀들이 마녀가 됐다는 설정, 그러니까 제가 봤을 때는 마녀란 애들이 약간씩 결핍되어 있는 느낌을 받았어요. 혹시 '킬 더 위치' 세계관과 스토리를 통해서 말하고 싶은 주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오유석 대표. 사실 이 게임을 계속 만들고 있는 동기 중에 하나가 약간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싶어서이기도 합니다. 영화나 소설 이런 쪽에서는 작가주의적인 요소들이 많은 편인데, 게임만큼은 왜인지 모르겠지만 점점 더 불편한 것들이나 찝찝한 것들은 잘 건들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보통은 좋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꾸리는 편인 것 같고요.
기왕 인디로 시작해서 인디 게임을 만들고 있으니까 첫 작품 만큼은 조금 더 저 스스로 자신에게 던져볼 수 있는 살아있는 질문을 담아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살아 있는 질문이란 표현에 울림이 있네요.
오유석 대표. 사람마다 해답이 다를 수 있고, 끝맺음이 없을 수 있는 질문들, 삶의 아이러니 같은 부분들을 의식적으로 다뤄보려고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잘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Q. 실제로 1스테이지 보스 '요조'와 2스테이지 보스 '나나'만 해도 이미 충분히 개성과 결핍이 잘 드러난 것 같습니다. 다만, '나나'에 대한 서사보다 '요조'에 대한 서사는 아무래도 조금 짧게 느껴지긴 했어요. 얘네 왜 싸우지? 이런 느낌이랄까요?
오유석 대표. '요조'는 보통 다른 게임에서 다루는 히어로, 영웅이란 존재의 다른 모습을 그려보고 싶었는 데요, 1스테이지는 튜토리얼을 겸하다 보니 아무래도 서사를 녹여낼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보완할 부분은 보완하고, 이후 서사에서는 전달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더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Q. 그렇게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지난 2월 18일 얼리 액세스 출시를 하게 됐습니다. 얼리 액세스 이후에는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소감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오유석 대표. 사실 제가 이제 게임을 혼자 만들고 있다 보니까 아무래도 게임 밸런싱이나 이런 부분에서 너무 고여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토리부터 시작해서 조금 가볍게 플레이하러 오신 분들이 보기엔 너무 하드코어 했던 감이 있어요.
얼리 액세스 출시 이후에 스팀 평가 '복합적' 까지도 찍어봤다가 그 이후로는 열심히 해서 지금은 다시 '대체로 긍정적'까지 올라가 다시 회복세에 있습니다.
사실상 1인 개발처럼 진행하다 보니 난이도 맞추는게 가장 어렵습니다. 이번 얼리액세스도 게임 밸런싱 부분에서 피드백을 많이 받고 싶었습니다. 지금으로써는 얼리 액세스 시작하길 잘했다-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Q. 사실 얼리 액세스 이전에도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에 참가를 하셨었기 때문에 유저 분들과 접촉할 일이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실제 현장에서의 피드백은 어땠을까요?
오유석 대표. 스토리나 캐릭터, 음악 이런 부분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습니다. 다만, 난이도 밸런싱에 대해서 피드백이 있는 상황이라 이런 부분을 잘 보완해 나가면 저희의 의도를 크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 매운맛 게임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피드백이라기보단 기억에 남았던 장면이랄까요? 전시회 같은 데서 플레이 해주시는 걸 뒤에서 지켜보고 있으면, 이 게임이 굉장히 어려운 게임이고, 현장에서 해보고 실패하고, 자꾸 실패하는데도 다시 도전해서 끝끝내 클리어하시는 것을 보고 "아~ 정말 만들기 잘했다."란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다른 분들께도 꼭 이런 경험을 드리고 싶다-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Q. 난이도 피드백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사실 개인적으로 많이 어렵단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EASY 모드로도 2스테이지 보스가 쉽지 않더라구요. 저 같은 경우엔 소울라이크류의 난이도보단 슈팅 게임의 난이도로 느껴져서 더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오유석 대표. 사실 스토리 모드에 대한 의견들이 많긴 했습니다. 사실 저희 게임은 이지 모드만으로는 진 엔딩에 도달할 수 없고, 노멀 모드 이상으로는 클리어를 해야 진 엔딩에 도달할 수 있거든요.
지금으로서는 이 구조는 계속 유지하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보스 패턴에 대한 이해, 공략에 대한 숙지가 필요한 그런 게임으로 방향성을 갖고 싶거든요.
저희가 개발 중인 게임은 비주얼 노벨이 아니라 액션 게임이고, 게임의 주제 자체도 좌절이나 고난까지 이겨내면서 그러한 과정을 겪고 도달했을 때의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스테이지 난이도를 어렵게 받아들이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단순히 보스의 패턴 때문이 아니라 실제 의도된 스테이지의 난이도보다도 스테이지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기믹에 대한 안내가 부족해서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2스테이지에서 '가짜 하트'를 먹으면 나도 회복되지만 보스도 회복되는 효과가 있거든요. 이런 것들이 스테이지를 진행하면서 게임 플레이를 통해 직관적으로 가이드되지 않다 보니 체감 난이도가 더 높게 느껴지는 것이죠.
지금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는 부분도 약간 비주얼적으로나 사운드적으로, 여러 연출로 이러한 숨겨진 기믹들을 더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런 식으로 기믹을 파악하고, 몇 번 트라이하면 적어도 '노멀'까지는 클리어할 수 있는 난이도를 만들어 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스토리 모드를 제공하는 게임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런 방식을 존중합니다만, 현재 '킬 더 위치'의 방향성은 아직은 난이도와는 타협하지 않는 방향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Q. 특히, 2스테이지 화살 쏘는 애들이 점프 공격도 안닿는 어정쩡한 위치에서 화살만 쏘면 너무 열받더라구요.
오유석 대표. 사실 그 공격은 배트로 쳐내서 반사할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이 바로 앞서 말씀드린 직관적이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이 부분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2스테이지는 화살 반사가 공략의 핵심이기도 해서, 이걸 숙지했느냐, 못했느냐- 때문에 2스테이지 보스 난이도가 크게 갈렸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Q. 개인적으로 궁금한 부분이 있는데, 대표님과 사운드 디렉터님은 '루나틱 모드(매우 어려움)'로 클리어 하시나요?
오유석 대표. 저 같은 경우는 루나틱 모드 클리어하고 있고요. 기믹을 구성할 때 10번 도전하면 8번은 성공할 수 있겠다 싶으면 그 정도 난이도에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너무 반복적으로 플레이하고, 기믹 배치를 구성하다 보니 너무 고여버려서 정작 이지나 노말 쪽 밸런스 완화가 필요한 상황이긴 합니다. 일단 음악을 담당하는 친구는 하드 모드까진 클리어 하는데, 루나틱은 못 합니다.
Q. 스테이지 진행 도중 '마녀의 오브제'라는 오브젝트를 통해 캐릭터 설정을 보는 것이 스토리 몰입에 중요해 보였습니다. 다만, 정작 플레이 하다 보면 길을 잘못 들어서 이걸 깜빡하고 지나치는 경우도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실제로 1 스테이지 보스 '오브제'는 발견하지 못했거든요.
오유석 대표. 실제로 '마녀의 오브제'는 각 스테이지 보스의 이야기를 볼 수 있는 콘텐츠이기도 하고, 또, 해당 스테이지 '마녀의 오브제'를 봤을 때, 이지, 노말, 하드 난이도에서는 최대 체력이 늘어나는 버프 기믹이 있습니다.
사실 숨겨진 요소를 찾는 느낌으로 의도적으로 떨어뜨려 놓은 구간이 있긴 한데, 현재는 표지판 같은 것으로 표기해두긴 했거든요. 다만, 정말 모르고 지나치는 부분이 계실 수도 있으니 조금 더 직관적으로 안내할 수 있도록 신경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Q. 현재 얼리 액세스 론칭을 하고 이후 개발 박차를 가하는 중이시죠. 이후 정식 버전까지 어떤 새로운 것들을 경험할 수 있을까요?
오유석 대표. 일단 지금 당장은 현재 공개된 스테이지를 더 갈고 닦고요, 이후에는 3스테이지, 4스테이지 하나씩 업데이트 하다가 정식 출시 즈음에 5, 6스테이지를 한 번에 업데이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27년 내에 EX 스테이지 같은 느낌으로, 세계관 내 다른 이야기를 다룬 보너스 스테이지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어요.
아참, 당장 5월에 플레이엑스포 참여합니다.
Q. '킬 더 위치' 론칭 이후 계획은 하고 계실까요?
오유석 대표. 지금으로써는 이 작품만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그 이후를 말씀드릴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기회가 된다면 여러 장르나, 여러 가지 소재들을 가지고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는 있는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잡혀 있지는 않습니다. 지금으로써는 '킬 더 위치'만 딱 바라보고 있습니다.

Q. 제가 항상 하는 질문입니다만 대표님의 인생 게임은 무엇일까요?
오유석 대표. 저도 자주 듣는 질문인데 이걸 꼭 하나 정하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나이마다 달랐고, 계절마다 달랐고, 상황마다 달랐던 것 같습니다. 사실 '킬 더 위치'의 레퍼런스가 되는 게임은 하면, 할 때마다 그 게임을 가장 재밌게 즐기고 그래서 무얼 하나 뽑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Q. 질문을 바꿔볼까요? 추후 결혼하시고, 아들이 15살 정도, 사춘기가 됐을 때 함께 하고 싶은 게임이라면요?
오유석 대표. 그럼 '킬 더 위치'로 하겠습니다.
Q. 우문현답이네요. 그럼 마지막으로 넘어가죠. 인터뷰 자리를 통해 하고 싶은 말씀, 편하게 말씀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오유석 대표. '킬 더 위치'를 기다려주신 분들, 그리고 얼리액세스에서 게임의 1/3만 나온 상황에서도 믿어주시고, 플레이 해주시는 분들께 너무나 감사드린단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저희 게임은 끝까지 플레이했을 때, 저희 게임만이 드릴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나 재미가 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그런 기대감을 갖고 한 번 더 지켜봐 주시면 저희가 정말 재미있게 '요나'의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도록 끝까지 잘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목표가 있는 고민과 고집은 깊이를 만드는 법이다.
좌절과 고난을 딛고 일어섰을 때 비로소 마주하는 도시와 마녀의 진실에 닿길 바라는 간절한 이야기꾼, 창작자 '오유석'에게 '킬 더 위치'는 0과 1로 이루어진 고백이자, 세상을 향한 제언이었다.
인터뷰를 마치며 나중에 자식과 함께하고 싶은 게임으로 주저 없이 자신의 작품을 꼽는 그를 보며, '킬 더 위치'는 그에게 단순한 상품이 아닌 자신의 분신임을 깨달았다. '공략 가능한 희망'을 만들어 내는 그의 계산법은, 어쩌면 홀로 밤을 지새우며 밸런스를 맞추어 온 개발자 자신의 인생 궤적과 닮아 있었다.
폭탄과 화살을 배트로 쳐내야만 보스에게 닿을 수 있듯, 우리 역시 삶의 부조리한 화살들을 정면으로 마주해야만 각자의 엔딩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2027년, '요나'의 항해가 마침표를 찍는 날, 이 기괴한 픽셀 도시가 누군가에게 뜨거운 성취감을 줄 수 있다면, 실제 우리 삶의 한복판에서 이 '고집'이 남긴 여운을 반추하게 될 것이다. 긍지를 잃지 않은 독수리의 날갯짓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박성일 기자 zephyr@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