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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변방에서 메이저로…크라이텍 'PC·콘솔 넘어 온라인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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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울림이 시작됐다. 변방의 엔진 개발사가 PC패키지와 콘솔게임을 거쳐 게임 메이저 시장인 온라인게임에서 날갯짓을 시작했다. 크라이엔진으로 유명한 크라이텍의 이야기다.

크라이텍은 최근 FPS(1인칭 슈팅)게임 '워페이스'로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러시아 시장에서 500만 이용자라는 합격점을 받은 후 온라인게임 종주국인 한국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사실적 표현은 크라이엔진을 따라올 수가 없다. 요즘 소위 갑(甲)이라 표현하는 수준이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크라이텍 서울 스튜디오 최원석 아시아·태평양 비니지스 총괄 이사는 이처럼 크라이엔진은 사실적 표현으로 정평이 나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스크린 골프와 같이 사실성을 요구하는 콘텐츠의 경우 크라이엔진의 가치는 더 높다고 덧붙였다. 현재 '투어골프'와 '골프존' 등에서 사용되는 리얼골프게임은 모두 크라이엔진3로 개발됐다.

일각에서는 크라이엔진이 FPS에만 적합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크라이텍은 스스로 범용성을 증명하는 길을 택했다.

최원석 이사는 "크라이텍은 스튜디오를 확장하고 여러 개의 다양한 장르 게임 개발에 적합한 엔진을 따로 개발하는 공을 들였다"며 "후발주자지만 더 성능이 좋고 편의성을 갖춘 엔진 개발이 우리의 궁극적 목표"라고 말했다.

최근 크라이엔진을 사용한 게임들이 부쩍 늘고 있는 것은 크라이텍의 이런 노력 때문으로 풀이된다. FPS 전문 엔진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MMORPG에도 두루 쓰이면서 새삼 크라이엔진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지고 있을 정도다.

엔씨소프트의 MMORPG '아이온'이 크라이엔진으로 제작되면서 온라인게임 개발에도 적합성이 증명됐고 이어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와 이스트소프트의 '카발2'가 크라리엔진3로 개발됐다.

또,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이카루스'와 폴리곤게임즈 '아스타' 등 걸출한 대작 MMORPG들이 크라이엔진3로 개발 중이다. 여기에 넥슨이 서비스할 예정인 FPS '워페이스'는 크라이텍의 모든 기술력이 집약된 게임이다.

◆ 크라이텍 경영철학 '우리가 된다는 걸 먼저 보여주겠다'

그래픽 엔진 후발주자였던 크라이텍이 이렇게 굴지의 게임 개발사들이 찾는 보물창고가 된 이유는 이 회사만의 경영 철학에서 찾을 수 있다.

최원석 이사는 "우리는 항상 먼저 성능을 보여줬다"며 "후발주자였기 때문에 엔진의 성능을 입증할 수 있는 PC 패키지게임 '크라이시스'를 만들어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PC수준의 그래픽을 콘솔에도 가능하단 걸 증명하기 위해 크라이엔진2를 만들어 '파크라이'에 적용했고 온라인에서도 고품질의 사실적 그래픽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크라이엔진3가 적용된 '워페이스'를 직접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래픽 엔진으로 후발주자였지만 실제 성능을 최대한 살린 게임을 연이어 선보이면서 여러 개발사들에게 유용성을 인정 받은 것이다.

지금 크라이텍은 또 두 가지 가능성을 증명하려 하고 있다. 모바일에서 크라이엔진이 가능하다는 것과 퍼블리셔로서의 능력이다.

"크라이엔진의 그래픽이 모바일에서도 된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고 싶고 유럽에서 비공개시범서비스 중인 지페이스를 통해 인디 개발자들의 퍼블리싱을 돕는 것도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 크라이엔진 '편의성' 최대 강점

최원석 이사는 크라이엔진의 최대 강점으로 비주얼보다는 편의성을 꼽았다. 프로그래머가 아니어도 기획자나 아티스트가 생각한 것을 쉽게 게임에 구현할 수 있다는 것.

최 이사는 이사적인 예로 아키에이지의 바다, 이카루스의 비행전투를 꼽았다.

"크라이엔진3를 사용한 아키에이지가 방대한 콘텐츠를 담을 수 있었던 것은 별도의 프로그래밍 과정 없이 기획자와 아티스트가 게임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특히 크라이엔진의 물 효과는 아키에이지에서 바다를 표현하는 데 가장 적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카루스에서 표현되는 비행 콘텐츠와 카발2의 짧은 개발 기간은 모두 크라이엔진에서 오는 편의성에 기반"한다는 것.

최 이사는 엑스엘게임즈의 엔진 분석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아키에이지의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엔진 성능을 넘어서는 수준"이라며 "우리가 기술 노하우를 뺏아오고 싶을 정도로 놀라웠다"고 말했다.

이렇게 높은 편의성을 제공하기 때문에 비슷한 결과물이 나올 법한데도 크라이엔진 사용 게임은 아직까지 닮은 꼴이 없다. 그만큼 기획자가 원하는 대로 변형하기 쉬운 엔진이라는 것이다.

◆ 한국시장 피드백 중요

얼마전 크라이텍은 자사가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하는 '워페이스'를 두 차례 테스트했다. 워페이스는 온라인으로 제작된 첫 게임이라는 상징성은 물론 한국이라는 특성 때문에 더 중요성을 갖는다고 한다.

"한국은 모바일과 온라인, 콘솔을 가리지 않고 소화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이용자 반응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된다"며 "한국은 우리가 퍼블리싱과 온라인 서비스 영역을 함께 배우는 곳이라 중요성이 더해진다"고 말했다.

크라이텍은 이미 두 차례에 걸친 워페이스 테스트에서 깨달은 바가 많다고 했다. 먼저 멀티 플레이에 있어 해외와 한국 이용자가 바라는 수준이 달랐다. 훨씬 더 정밀하고 빠른 반응을 원했던 것.

또 동시접속자 수는 이미 해외서 경험해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PC방, 집, 학교 등 다양한 경로에서 오는 접속 처리 문제는 크라이텍에게 또 다른 도전 과제였다.

물론 이상의 모든 문제는 퍼블리셔와 협업으로 생각보다 빠르게 해결했다고.

◆ 크라이텍이 꿈꾸는 모바일엔진…온라인과 연동되는 것

"지금 출시된 모바일 하드웨어에 크라이엔진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크라이엔진이 사용될 하드웨어의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크라이텍은 이미 화려하고 사실적인 그래픽을 자랑하는 모바일게임 '피블'을 제작한 바 있다.

최원석 이사는 "현존하는 하드웨어로는 크라이엔진의 강점을 모두 집어 넣지 못한다"며 "지금 하드웨어로는 언리얼이나 유니티 엔진을 사용한 게임과 큰 차별성을 갖기 힘들다"고 말했다. 좀 더 발전된 하드웨어가 나올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것.

최 이사는 크라이엔진이 적용될 하드웨어가 나오는 시기를 1년 정도로 내다봤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정도면 모바일크라이엔진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IOS나 안드로이드에 구별없이 구동될 뿐만 아니라 모바일과 온라인에서 연동되는 모습으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크라이텍은 엔진의 비주얼 향상보다 편리성과 범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다.

한편 크라이텍은 올해 키워드를 '존재감'으로 삼았다. 설립된지 5년이 지났지만 크라이텍 서울 스튜디오가 있는지도 몰랐던 사용자들에게 자신들을 알리는 게 올해의 작은 목표다.

최 이사는 "우리가 만들고 참여한 '워페이스'가 곧 세상에 나온다"며 "온라인으로 처음 이용자들과 만나는 만큼 기대되고 많은 피드백을 받아 소통하는 회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승진 기자 Louis@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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