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등장한 축구게임들은 너무 실사에 치우쳐 있다. 스포츠게임이 사실적이면 좋겠지만 게임은 게임다운 맛이 있어야 한다. 스포츠게임이라고 해서 무조건 실사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애니파크의 양완석 개발실장은 15일 온라인 축구게임 '차구차구'의 사전공개테스트를 앞두고 스포츠게임에 대한 지론을 펼쳤다.
최근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은 피파온라인3, 위닝일레븐온라인 등 실사형 축구게임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스포츠게임의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한껏 고조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주춤거리고 있다.
양완석 실장은 스포츠게임의 판도를 뒤흔들고 실사형 축구게임과 맞서 싸울 게임으로 차구차구를 선택했다. 차구차구는 '즐거워야 진짜 축구다'라는 콘셉트를 내세운 정통 11vs11 축구게임으로 국내외 실제 선수들을 SD캐릭터로 구현해낸 것이 특징이다.
◆ 차구차구, 17일 킥오프
CJ E&M 넷마블은 17일부터 28일까지 사전공개테스트를 통해 애니파크에서 개발한 차구차구의 마지막 담금질에 착수한다.
양완석 실장은 "기존 축구게임과 다르면서 거부감이 없는 게임을 만들어야 했다"며 "유저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그래픽과 밸런스를 수차례 수정했다"고 말했다.
약 5년의 개발기간이 결코 녹록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그는 실사형 축구게임이 판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자체 개발력만으로도 정통 축구를 만들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차구차구는 누구나 쉽게 게임을 즐기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버튼 하나로 슈팅, 드리블, 패스, 수비 등 22종 이상의 축구기술을 구사할 수 있으며, 자동 수비와 수비 간소화 시스템을 도입해 이용자들이 수비에 대한 부담감 없이 공격 축구의 묘미를 느낄 수 있도록 구현됐다.
특히, 빅리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등한시되고 있는 K리그에 힘을 실어줬다. 차구차구에는 한국 축구협회에 등록된 선수들은 물론 국내의 레전드급 선수들을 모두 즐길 수 있다. 연도별로 선수들의 특징이 다르게 세팅됐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포지션과 능력을 연도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

◆ 피파온라인2를 공략해라
"축구게임을 만들 때, 아케이드와 실사를 놓고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게임성이 달라진다. 가장 좋은 선택은 둘 다 잡는 것이다. 피파온라인2의 경우 두 가지를 모두 잡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에 나온 게임들은 실사에만 힘을 실었다. 피파온라인2에도 아케이드적 요소가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 같다."
양완석 실장은 한때 전체온라인게임 순위 1위 자리를 선점하며 스포츠게임의 강자로 떠올랐던 피파온라인2에 주목했다. 특히, 오는 3월 31일부로 서비스가 종료되는 피파온라인2를 대체할 스포츠게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피파온라인2의 서비스 종료 소식에 다른 게임을 찾아 떠난 유저들이 많다. 이들은 현재 즐길 만한 스포츠게임을 찾지 못한 상황"이라며 "차구차구가 이러한 부분을 채워주면 충분히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완석 실장은 전략적으로 실사를 포기하고 게임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캐주얼을 선택했다. 그는 "실사 느낌으로 게임을 만들지 말자는 것이 차구차구만의 전략이었다"며 "똑같은 실사형 축구게임을 개발하면 지금까지 수많은 시리즈를 배출해낸 EA나 코나미에 밀릴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애니파크는 국내에 야구게임 열풍을 몰고 왔던 '마구마구'를 개발한 산증인이다. 캐주얼게임에 강점이 있는 만큼 차구차구에도 마구마구의 노하우를 녹여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 축구게임, 실사보다 게임성
차구차구는 실존 선수들의 특징을 살려 SD캐릭터로 표현했다. 하지만 메시, 호날두 등 유명 선수를 제외하고는 알아볼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양 실장은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만 캐릭터는 원모양의 얼굴에 눈과 머리스타일을 변형시키는 형태로 표현된다“며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선수처럼 길쭉한 코가 특징인 선수의 얼굴은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차구차구의 세계관과 캐릭터의 고유 특징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쉽지만 캐릭터의 고유성과 통일성을 위해 포기한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캐주얼이기 때문에 얻게 되는 효과도 상당했다. 캐주얼은 실사보다 거부감이 덜하고 포용력이 높다. 예를 들어 실사의 경우 공이 정확하게 발에 맞지 않았는데 슈팅이 나가면 이질감이 든다. 하지만 캐주얼은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덜하다.
양완석 실장은 “캐주얼은 현실처럼 구현해야 하는 실사에 비해 할 수 있는 게 더 많다”며 “차구차구 역시 선수들의 스킬부터 상대의 슈팅에 맞고 뒹구는 모션 등 재미있는 요소들을 대거 추가해 게임성을 한층 높였다”고 말했다.
그는 차구차구의 캐주얼 요소가 실사형 축구게임인 피파온라인3와 위닝일레븐온라인에 맞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봤다.
차구차구는 실사형과 비교했을 때, 단순히 그래픽 차이뿐만 아니라 쉬운 게임 플레이 방식, 연도별 카드시스템 등 다양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연도별 카드시스템을 통해 과거 베컴과 호날두가 뛰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재현하는 등 축구게임의 향수를 자극할 수 있는 요소들이 추가됐다.
또한 개인이 아닌 11명의 선수가 그라운드를 누비는 경기답게 다양한 전술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이용자는 수비 위치 변동, 오프사이드 트랙 발동 등 다양한 전술 스킬을 이용해 전략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 스포츠게임 시장 독점 아닌 상생
17일 차구차구가 오랜 산고 끝에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이번 프리오픈은 정식서비스에 앞서 진행되는 마지막 테스트로 모든 데이터가 그대로 보존된다.
차구차구는 이번 프리오픈에서 응원, 해설, 세레머니 등 지난 CBT보다 한층 개선된 콘텐츠를 선보이고 게임플레이에 영향을 미치는 '투혼게이지'를 도입해 캐주얼의 재미를 한층 높였다.
양완석 실장은 '게임은 기본적으로 재미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게임의 재미를 해치는 요소를 제거하는데 신경을 많이 쓴다"며 "의외성이 너무 지나치거나 적어도 재미를 떨어뜨린다. 적정 수준을 찾아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차구차구 역시 AI의 성능을 개선하고, 쉽고 간편한 조작으로 게임플레이의 스트레스를 줄였다.
양 실장은 NO.1 축구게임을 목표로 차구차구를 개발하고 있지만 또 다른 축구게임과 시장을 양분하길 원했다. 캐주얼 부분은 차구차구가, 실사형은 피파온라인3나 위닝일레븐온라인이 가져가야 한다는 것. 독점이 아닌 상생만이 침제된 스포츠게임 시장을 다시 한번 뜨겁게 불태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지웅 기자 csage82@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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