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우는 목소리보다 연기력, 관심 갖고 지켜봐 달라"
MiG 프로스트와 제닉스스톰이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의 첫 정규리그 '아주부 리그오브레전드 더 챔피언스 스프링 2012'의 결승전 티켓을 놓고 혈투를 벌인 지난 2일, 용산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는 두 팀 외에 큰 주목을 받은 사람이 있었다.
현장을 찾은 관중들과 온게임넷 시청자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은 주인공은 LOL에서 애쉬와 잔나, 시비르의 목소리를 녹음했던 서유리 성우로 빼어난 미모가 돋보였다.
자신이 좋아하는 LOL 경기를 직접 관람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는 서유리 성우는 즉석에서 LOL 챔피언들의 목소리를 재연해 관중들로부터 박수를 받기도 했다.
뛰어난 입담과 출중한 외모로 LOL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된 서유리 성우는 올해 4년차의 베테랑으로 극장 개봉작인 '도라에몽: 진구의 인어대해전' 소피아와 '꿀벌 하치의 대모험' 아미 등 주연 역할도 다수 맡은 바 있다.
얼굴보다 목소리가 친숙한 서유리 성우는 "어릴 적부터 정말 게임을 좋아했고, 최근에는 LOL에 푹 빠져있다"며 열혈 게임 팬임을 자처했다.
과거 온게임넷에 MC로 여러 차례 출연하고 던전앤파이터의 모델인 던파걸 3기로 활동했을 정도로 게임과 인연이 깊은 서유리 성우는 "갑자기 쏟아지는 관심에 정말 감사드린다"며 "저뿐 아니라 국내의 모든 성우들에게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일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인터뷰 내내 화사한 미소를 보였던 서유리 성우. 그녀와의 솔직하고 유쾌한 대화 내용을 게임조선에서 공개한다.

▶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4년차 성우 서유리다. LOL에서 애쉬, 잔나, 시비르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드래곤볼의 브루마, 페어리테일의 루시, 강철의연금술사의 엔비 역을 맡았다.
▶ 성우 경력은 얼마나 됐나?
2008년에 대원방송 공채 1기로 성우생활을 시작했다. 성우는 공채로 2년을 활동해야 성우협회 정회원 자격이 주어진다. 이제 프리랜서로 나선지 2년이 지났다.
▶ 던파걸 이력도 있는데?
시기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2006년 쯤 던파걸로 활동했다. 굉장히 오래됐는데 아직까지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있다.
▶ 던파걸이 된 계기가 궁금하다.
원래 꿈이 성우였다. 어릴 때 성우 공부까진 아니더라도 이것저것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운이 좋았는지 방송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가 간간히 들어와 경험삼아 몇 번 한 적이 있었다. 고향이 대구인데, TBC라디오 음악프로에 리포터 형식의 DJ로 고정출연하기도 했다. 그러다 우연찮게 던파걸 오디션을 보게 됐다. '연예인을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오디션에 응한 것은 아니었고, '설마 내가 되겠어?' 하는 생각이었는데 합격한 것이다. 다들 좋게 봐주셔서 오디션 때 느낌은 좋았다.
▶ 고등학생이 어떻게 라디오 DJ를 했나?
우연찮게 길거리에서 뉴스 인터뷰를 했는데, 대구 사람인데 사투리를 안 썼더니 당시 그 방송의 PD님께서 내가 말을 잘 한다고, 같이 라디오 해볼 생각이 없느냐고 해서 게스트로 한 번 출연했다가 고정으로 하게 됐다.

▶ 성우는 언제부터 꿈이었나?
어릴 때부터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성우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다. 성우에 대한 막연한 동경만 있었지, 정말로 해야겠다는 생각은 못했다. '어떻게 저렇게 대단한 직업을 가질 수 있을까?',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만 했다. 정말 성우가 돼야겠다는 생각보다 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뿐이었다. 성우에 대해 공부하고 미친 듯 매달려봐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성우시험을 치기 1~2년 전이었다. 그렇다고 성우란 꿈에 대해 진지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 성우시험은 어떻게 치러지나?
KBS는 1년에 한번, 나머지는 2~3년에 한 번씩 시험을 본다. 경쟁률이 200대1이 넘을 정도로 굉장히 세다. 1차에서 서류심사를 하고 2차 실기와 면접 등을 본다. 나는 4차에 걸쳐 시험을 봤다. 당시 경쟁률이 150대1 정도였는데, 한 번에 붙었다. 운이 정말 좋았다.
▶ 성우치고는 목소리가 평범한 것 같다.
성우는 목소리가 아니라 연기력이다. (갑자기 만화주인공 톤으로 목소리를 바꾸며)이렇게 항상 만화처럼 이야기하면 닭살스러워서 어떻게 사나?
▶ 몇 명 정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 궁금하다.
돈만 주면 다한다. (웃음) 우스갯소리고, LOL에서도 세 가지 목소리를 냈는데, 성우는 기본적으로 4~5가지 컬러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물론 한가지로 승부를 보는 선배들도 계시지만 보통 그 정도가 기본이다. 다른 선배들도 LOL에서 3~4개씩 맡으셨다.

▶ 여러 목소리를 내다보면 가끔 헷갈릴 때가 있을 것 같은데?
캐릭터들의 성격에 맞춰서 연기를 하기 때문에 그렇진 않다. 보통 성우는 목소리로만 승부를 본다는 생각들을 많이 하시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성우는 연기력이다. 나도 성우에 대해 잘 모를 때는 목소리가 좋아야한다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연기력이다.
▶ 연기는 어떻게 배웠나?
대학교에서 연극영화과를 나왔다.
▶ LOL에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모델들이 프로필 사진을 가진 것처럼 녹음실마다 성우들의 목소리 데이터가 있다. 그 회사에서 목소리 샘플을 듣고 이 성우가 어울릴 것 같다고 판단하면 캐스팅이 이뤄진다.
▶ LOL 북미버전의 챔피언들과 목소리 차이가 있는지?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에서 원작의 목소리를 '옵티컬'이라고 한다. 클라이언트에 따라 비슷하거나 다르게 해달라고 주문을 한다. 라이엇게임즈에서는 옵티컬을 들려주며 비슷하게 해달라고 주문해왔다.
▶ 다른 게임에선 어떤 캐릭터를 연기했나?
최근에는 카오스온라인에서 라데스를 했고, 리니지2에서는 NPC인 물의여신 에바를 했다. 삼국지천 등 여러 게임에 많이 출연했다.

▶ 본인의 LOL 실력은?
완전 '쪼렙'일 때 내가 정말 잘하는 줄 알았다. 게임 좋아한다는 이미지를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게임을 좋아하고 많이 한다. 아이온도 2~3년 했다. 힐러 캐릭터인 치유성을 해서 처음에 서포터를 선택했다. 근데 내가 봐도 굉장히 잘하는 것 같더라. 레벨 10때까지 승률이 70%나 돼서 '난 신동인가 보다'라고 생각했다. 지금 레벨은 21인데 이만큼 되니까 점점 상대들 실력이 장난이 아니더라. 요즘 승률이 50%대로 떨어졌다. 서포터 실력은 괜찮은 것 같은데, 딜러나 미드를 맡으면 망하더라. (웃음)
▶ 대체 게임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궁금하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리니지1&2, 테라, 마비노기, 던전앤파이터, 대항해시대 등 웬만한 게임들은 모두 즐겼다. 어릴 때부터 게임을 굉장히 좋아했다. 지금도 엑스박스360, 플레이스테이션3, 위(Wii)를 전부 다 갖고 있다.
▶ LOL에서 주로 하는 챔피언은?
서포터는 블리츠와 레오나를 빼고 다 하고 있다. AD가 죽지 않게끔 해준다. 요즘은 잔나와 알리스타가 좋아서 연습하고 있다. 얼마 전에 잔나의 궁극기를 잘못 쓰는 바람에 공포증이 생겼다. (웃음)
▶ 'LOL 더 챔피언스'에서 인터뷰 코너를 맡은 민주희도 던파걸 출신인데, 서로 인사는 나눴는지?
내가 던파걸을 했던 때가 너무 오래전이라 서로 만날 기회도 없었고, 사석에서 만난 적도 없다. 그저 멀리서 "예쁜 아가씨가 있구나"하며 지나갔다.
▶ 목소리를 내는 성우지만 외모로도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데?
예쁘다고 하는 게 기분 나쁜 말은 아니다. 특히 여자라면 싫을 사람이 어디 있겠나? '얼짱'이니 '여신'이니 하는 수식어가 기분 좋으면서도 한편으론 '어떡하지?'라는 걱정도 앞선다. 괜히 밖에 나갈 때 선크림 바를 거 일부러 화장도 더 하게 된다. 신경 쓰는 것 없잖아 있다. 요즘 선배들이 '네가 여신이라며?'라고 놀리신다.

▶ 트위터 프로필에 리포터와 연기자도 적혀 있다.
직접 말로 하기엔 부끄럽지만 뮤직비디오에 몇 번 출연한 적이 있다. 유명한 것은 아니다. K KBS의 '굿모닝 대한민국'이라는 아침 프로그램에서 리포터를 맡기도 했다.
▶ 목소리를 바꿔서 친구에게 장난 쳐본 적이 있나?
그런 것은 초등학교 때나 했다. (웃음)
▶ 어릴 때부터 끼가 있었던 것인가?
어릴 때 혼자 인형놀이를 했는데 엄마가 친구가 온줄 알고 주스를 2잔 들고 오신 적은 있다. (웃음)
▶ 방송출연을 확장할 계획은 없나?
굳이 나가서 할 생각은 없지만 좋은 기회가 있으면 마다할리는 없을 것 같다. 능력이 되는 데까지는 해보고 싶기도 하다. 다만 조금 걱정되는 것은 이를 노리고 일부러 언론에 노출된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경기를 보러 갔을 때도 기사가 뜬 것조차 몰랐다. 현장 인터뷰도 우연찮게 했고,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이런 관심이 감사하기도 하면서 내가 '뭘 하려고 언플을 하나' 이런 시선으로 보일까봐 그 부분이 걱정되긴 하다. 정말 게임이 좋아서 간 거다.
▶ 당시 인터뷰를 보니 말을 정말 잘하던데...
성우도 말을 하는 직업인데 당연히 잘해야 한다. 그 정도 인터뷰가 떨려서 못할 정도면 성우하면 안 된다. 리포터 경험도 도움이 됐다.

▶ e스포츠 경기를 관람한 것은 처음인가?
캐스터로 스타크래프트를 중계한 적은 있다. 지방의 아마추어 대회였는데 그곳에서 이제동 선수를 보기도 했다. 중계를 맡은 것 외에 개인적으로 경기를 보러간 것은 처음이다.
▶ e스포츠에는 여성 캐스터가 드물다. 혹시 관심이 없는지?
그만큼 어려운 일 같다. 말만 잘한다면 되는 게 아니라 게임을 잘 알아야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약 기회가 온다면 정말 열심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당장은 게임실력이... (웃음) 밥 먹고 게임만 하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
▶ 좋아하는 선수나 응원하는 팀은?
IM의 '라일락' 전호진, MiG 프로스트의 '매드라이프' 홍민기 선수를 좋아한다. 어쩌다가 트위터에 게임 아이디를 올렸는데, 500분이나 친구추가를 하셨다. 그 중에 프로게이머도 있더라. MVP의 '강퀴' 강승현 선수인데 친추가 돼서 그런지 왠지 모르게 더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 LOL을 하다보면 욕을 많이 먹게 된다. 인터뷰를 통해 예의 없는 유저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여러분은 여성유저와 같이 게임하고 싶지 않으십니까? 조금만 부드럽게 해주시길 바란다. 지금 라인을 말아먹고 있는 유저가 아리따운 여성일지도 모른다. (웃음) 확실히 게임을 하다보면 화가 날 때가 있다. 그럴 땐 심호흡을 한다.
▶ 양심적으로 본인은 욕 해본 적이 없나?
상스러운 말은 아니지만 객관적으로 자기가 잘못해놓고 내 탓이라 하기에 "듣자듣자 하니까 서포터가 무슨 호구인줄 아느냐"고 말해본 적은 있다. 아이디가 노출돼서 욕은 하면 안 된다. 게임하며 그렇게 욕하고 싶지도 않다. 어느 게임에서든 나름 매너 유저다.
▶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맡고 있는 방송들 열심히 할 계획이다. 성우도 연기자지만 따로 연기공부도 하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연극무대에서 만나볼 수도 있을 것 같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관심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저를 계기로 한국 성우에 대해 애정을 갖고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성우들에게도 관심 부탁드린다.

[이시우 기자 siwoo@chosun.com] [gamechosun.co.kr]
▶ [디아블로3] 베타테스트 종료…이제 핵심정보 챙겨야
▶ [디아블로3] 남들보다 하루 먼저 한정소장판 구입하려면
▶ 한국인, 북미서버서도 디아3 화폐경매장 이용금지
▶ 네오위즈게임즈에 드리운 ″한빛소프트의 전성기″
▶ 女아이돌 성공하려면…e스포츠 문 두드려라?″
▶ 스타2 병행 프로리그 이렇게 달라진다












악마의FM
분홍연이
아미뉴
두부된장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