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무살의 젊은 개발자가 서른의 중견 개발자로, 또 그때 그 게임을 즐겼던 게이머가 다시금 게임 개발자의 꿈을 펼쳐 가기에 충분한 시간. 올해로 11주년을 맞이한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2025(BIC 2025)이 8월 15일 개막했다.
올해 슬로건으로 '매치 유어 인디 스피릿(MATCH YOUR INDIE SPIRIT)'을 내세운 BIC 2025는 개발자와 개발자, 개발자와 방문객의 귀중한 경험을 함께 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실제 메인 무대를 중심으로 그룹별로 그물처럼 뻗어나간 참가 부스들은 각자의 스피릿을 담은 출품작으로, 닮은 꼴 가운데서도 저마다의 개성을 뽐냈다. 하나의 부스에서 또 하나의 부스를 지나치며 익숙함과 새로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던 신기한 경험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이유다.

올해 취임한 BIC 조직위원회의 주성필 조직위원장은 행사 현장에서 미디어 공동 인터뷰를 통해 인디커넥트 페스티벌의 목표와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그는 사실 BIC가 처음 만들어진 11년 전부터 함께 해온 인물이다. 지난 시간에 대한 소회보다 미래에 대한 고민이 더 현실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주성필 조직위원장은 BIC가 오랜 시간 많음 도움으로 사랑 받는 행사로 성장할 수 있었다면서도 앞으로의 지속적인 성장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BIC가 걸어온 길의 주요 갈래로 '어워즈'와 '전시'를 들었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핵심을 강화해 나가되, 이 밖에도 더 다양한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면서 그 과정에서 BIC가 인디 개발자들을 위한 허브 역할을 할 수 있게 되기를 염원했다. 이 밖에도 단순히 게임을 떠나 웹3, 유저 커뮤니티, 그 외 다양한 크리에이티브한 문화를 아우르는 기능적 측면에서의 확장 가능성, BIC X라는 콘셉트에 대한 구상을 내비쳤다.

BIC 2025는 8월 14일, 하루 앞서 인디 웨이브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이는, 인디 게임 개발자들을 위한 전문 컨퍼런스가 부족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며 인디 개발자들의 실제 니즈를 반영한 부분이었다. 또한, 전체 참가 규모를 늘려 보다 많은 인디 개발자들에게 기회의 장소로 만들고, 또, 글로벌 시장에 맞는 다양한 시장의 작품들을 초청했다. BIC라는 브랜드의 인지도와 권위를 높여가는 것이 곧 성장의 동력임을 확실히 했다.
실제 BIC 2025는 총 41개국 592개 인디게임이 출품되어 심사위원 25명의 3개월간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된 32개국 283개의 국내, 외 인디 게임을 전시, 역대 최대 규모로 방문객들을 맞이했다.

비즈니스데이 대신 첫날부터 방문객을 맞이한 BIC 2025는 오후부터 참관을 시작했다. 다소 어수선했던 행사 시작에 대한 지적에 그는 BIC가 단순한 상업적 전시회가 아님을 짚었다. BIC는 개발자들에게 부스를 파는 것이 아닌 지어주는 전시회이며, 여러 재정적인 한계로 최소한의 시간으로 세팅하고 운영하고 있어 개인 혹은 소수인 인디 개발자들이 모든 준비를 원활하게 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행사가 더 성장하고 재정적으로 안정되면 서비스 질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전세계적으로 봤을 때 아직 '인디'라는 측면을 가지고 행사는 진행하는 전문 조직이 거의 없다면서 인디만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파트너를 발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임을 전했다. 다만, 다양한 라인을 통해서 인디 쪽 라인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 있으며 이를 통해 동아시아권 네트워크를 넘어 서구권 파트너십 확대를 위해 노력해 나가며 글로벌 시장에 대한 전망을 짚었다.

한편, 함께 자리한 조직위원회 사무국의 서정숙 국장은 지난 10년 간의 BIC 통계 자료를 비교해 봤을 때 특정 플랫폼이나 장르가 변한다기보다 전 세계적인 개발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모바일 중심에서 PC 중심으로 많이 옮겨왔고, 콘솔까지 아우르는 개발 분위기를 알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슬로건 '매치 유어 인디 스피릿'에 대해 매년 슬로건은 행사 기간 동안 방문객 및 개발자들의 의견을 종합, 수렴하고 있다면서 이후 사무국 내에서 나아가야 한다고 하는 방향에 맞는 내용을 추린 후 회의를 통해 결정했음을 밝혔다.

주성필 위원장은 앞으로는 AI 활용이 인디 게임계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며 사운드와 그래픽, 코딩 전 분야에서 AI를 활용하게 되면 허들이 더욱 낮아질 것이고 이는 곧 개발자 및 개발작 증가로 이어져 인디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콘텐츠 생태계가 빠르게 돌아간다면 투자 환경 역시 좋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이어서 인디 게임은 곧 게임 산업 생태계의 한 축이라며 모든 산업 생태계를 영유하는 것은 다양성이며, 인디 게임을 지원하는 것이 곧 대한민국 게임 산업이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게임 산업 생태계 다양성의 핵심, 인디게임이라는 관점에서 인디 게임을 지원하는 것이 산업 전체가 더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란 순수한 고집에서다.

그는 마지막으로 조직과 행사가 만들어진 취지를 잃지 않고 원론적인 부분을 끝까지 밀고 나가야 오래 영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BIC와 조직위원회는 대한민국 게임 산업의 성장을 위해 시작된 만큼 앞으로 외연을 넓히더라도 처음 만들어진 취지 아래 계속 고민해나간다면 이 분야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또, 아직은 작고 힘들고 부족할지라도 이 행사를 왜 하고 있는지 우리 조직이 왜 존재하는지, 인디 개발자 분들을 위해서 우리가 어떻게 서비스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는 점을 꼭 전하고 싶다고, 열심히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을 마쳤다.
[박성일 기자 zephyr@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