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의 게임' 코너를 통해 게임조선 기자들이 직접 플레이해 보고 선택한 바로 그 게임을 소개합니다.엄청난 대작도 아니고, 완전 참신한 게임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아, 이런 게임도 있구나!" 하는 게임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편집자 주]

너무 일찍 유명해져서... 칭찬도 들을 만큼 들었고, 욕도 먹을 만큼 먹었다.
창작이 그렇다. 그럼에도 또 도전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스튜디오비사이드의 류금태 대표는 국내 서브컬처계에서 익히 잘 알려진 인물 중 하나다. 그가 게임계 남긴 여러 족적이 있겠지만 그의 본질은 '작가(作家)'다. 그는 무언가를 상상하는 사람이고, 그 상상을 보기 좋게 정리할 줄을 알며, 여러 형태의 미디어로 구현한다. 머릿속의 상상을 어느 누구라도 설득시킬 만한 매력적인 결과물로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다.
그렇게 만들고, 만들고 또 만드는 사람이다. 수년을 손발을 맞춰온 동료들도 아마 그와 특별히 다르지 않을 것. 그렇게 모인 이들이 바로 '스튜디오비사이드'. 이들이 만든 게임, '카운터사이드'는 게임 내외의 여러 사건사고를 떠나 세계관 구축과 확장, 이를 위한 캐릭터 스토리텔링 만큼은 매우 매력적인 설득력을 가진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힌다. (과한 몰입을 요구하는 감성은 다소 취향은 탈 수 있겠지만.)
카운터사이드 출시가 2020년 2월, 직접 서비스 이관이 2023년 2월 즈음이었으니 결코 짧지 않은 시간에 또 다른 이세카이가 찾아왔다.
신작 '스타세이비어'에 대한 기대감은 당연했다.
'스타세이비어'는 서브컬처 게임이 선택할 수 있는 여러 갈래의 선택지를 신중하게 고민하여 하나씩 고르고 골라 한 바구니에 담아낸 느낌의 타이틀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일단 보기 좋다. 웃고 넘길 만한 포인트도 확실하고, 짧은 기간 "아~ 금태형, 또 시작이네~" 싶은 작은 울림도 줬다. 캐릭터들의 매력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아크포인트 기록이나 각도 계산 없이 과감하게 펄럭이는 노출 정도는 거리낌 없는 컷씬 연출 등은 이미 여러 커뮤니티에 퍼지고 있는 모양.

첫 CBT 볼륨에서도 이 게임이 지향하는 바가 어떤 게임인가-가 분명히 드러났고, 게임 이곳저곳에 류금태 대표의 손길이 묻어났다. '아는 맛'이 늘 그렇듯 "아, 이 양반이 여기에 포인트를 줬구나." 싶은 부분에서 킥이 딱 들어온다.
'스타세이비어'가 자칫 호불호가 있을 수 있는(심지어 개발도 손이 몇 배로 더 가는) 육성 RPG를 택한 이유는 서브컬처의 기본, 캐릭터와의 '교감'과 '관계'를 위해서는 상황 몰입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육성 RPG의 육성 스토리는 단순히 수집형 RPG의 호감도 에피소드와 달리 캐릭터 하나와 상당히 밀접한 시간을 할애해야 하며, 다양한 시즈널 이벤트로 보다 확실한 내러티브를 살릴 수 있으므로.

다른 게임과 비교하여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평할 수도 있겠고, 그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세계가 결국 BM의 벽, 운영 등 사건사고의 벽을 넘지 못해 실망을 줄 수는 있겠지만 일단 '스타세이비어'는 스튜디오비사이드가 가장 잘하는 분야에 집중한 덕에 충분히 설득력 있는 캐릭터와 세계관을 보여줬고, 그 안에서 꽤나 오랜 시간 여러 만남을 추구할 수 있게 해뒀다.
그야말로 "하고 싶은 것 다 했다." 아니, 솔직히 현실의 벽에 다 하진 못했겠고,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라고는 해주자.
스튜디오비사이드는 판교역 1번 출구 부근에 서브컬처 게임 최초 테마 카페 '카페 스트레가'를 운영 중이다. 작중 마녀들의 카페를 콘셉트로 한 이 카페는 독특한 테마의 식, 음료가 준비된 것은 물론 다양한 창작물, 굿즈까지 순수하게 팬들을 위한 장소다. 돈이 될까? 그럴 리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브컬처 문화의 하나로 접근한 것.
만들고 싶으니까 만들고, 하고 싶으니까 한다. 이 사람들은 대표 성별도 바꾼다. 대적자의 길은 그런 것이니까.
[박성일 기자 zephyr@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