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슨게임즈 MX스튜디오 현승수 개발자는 8일 개최된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블루 아카이브' 테크니컬 아트의 개발 전략'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은 먼저 프로젝트 초기의 가이드라인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블루 아카이브라는 프로젝트는 서브컬처 층 타깃의 캐릭터 컬렉션 게임이다. 전투는 3D로, 실시간, 원거리, 현대적인 총격전을 하며, 전황을 보기 쉽도록 조망형 뷰를 사용한다. 엄폐를 전투의 주요 특징으로 사용하고, 캐릭터들의 동작에서 전문성과 캐릭터성이 모두 드러난다.
한편 경영진의 니즈는 캐릭터들이 매력적일 것, 'Look & Feel'이 좋아야 할 것, 저사양 기기에서 구동될 것, 캐릭터 양산 속도가 빨라야 한다는 것이었다. 즉, 시장에 진입하고, 다양한 타깃을 대상으로 민첩한 운영을 하기 위한 조건 들이다.
발표자 개인의 목표는 '좋은 개발 환경'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실천적인 실험을 해보고자 했다. 그리고 개발자를 뽑았다면 그 퍼텐셜을 최대한 활용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지켜야 할 가이드라인이 많았기 때문에 포기할 수 있는 항목을 고민해 봤지만, 더 쳐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연산 자원을 과감히 투자해 캐릭터, 배경, 이펙트, 연출, 애니메이션 등 모든 것을 구현하려고 해도 저사양 기기에서 구동돼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에 막힌다. 상반된 가치 사이에서 이상적인 균형점을 찾아야 했다.
발표자는 이상적인 균형점을 찾기 위해 몇 가지 고민을 했다. 먼저 서브컬처 층 타깃의 프로젝트인 만큼 '덕심'을 얻어야 한다는 것. 이 덕심을 자극하기 위해선 즉각적인 파괴력을 지닌 '비주얼(혹은 목소리)'와 지속적인 견인력을 가진 '내러티브' 두 기둥이 있어야 한다고 정리했다.
이를 개발자 관점에서 보면 원화, 설정, 시나리오, 즉 캐릭터 디자인 자유도가 필요하다는 의미가 된다. 보통 리소스 제작의 난항 때문에 디자인 자유도가 제약되는데 블루 아카이브는 프로젝트 성격상 자원을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대신 그만큼 다른 쪽에서 만회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그간의 경험을 통해 작업자가 하고 싶은 것, 즐거운 것을 할 때 퀄리티 좋은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같은 작업을 하는데 결과가 더 잘 나온다면 안 할 이유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제일 난도가 높은 작업은 저사양 기기에 맞추는 것으로 예상했다. 퀄리티를 확 내릴 수 없는데 사양을 맞춰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목표 사양도 생각보다 더 낮았다. 이러한 생각을 기반으로 효율을 중시한 개발 전략을 세웠다.
먼저 '최적의 타협을 추구한다'를 가장 중요한 0번째 대전제로 세웠다. 문제는 타협만 하다가 이도 저도 아니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최대한 넓게, 멀리 내다보며 치열하게 고민하는 수밖에 없었다.

첫 번째 전략은 '최적화에 기반한 설계'다. 고려가 안된 설계는 최종 최적화의 한계가 좁기 때문이다. 최적화 작업은 작업 중 틈틈이 진행했다. 작업 내용이 아직 머릿속에 남아있기도 하고 따로 최적화 작업이라는 일정을 충분히 확보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두 번째 전략은 '생산을 서포트한다'라는 것이다. 먼저 개발 툴을 만드는 작업이다. 툴을 제품답게 개발하는 것으로 휴먼 에러나 버그를 줄여준다. 작업자가 툴에 습관을 맞추느라 개발력을 소모하는 것도 줄일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선 툴에서부터 런타임까지 통합 라이브러리 형태가 되기도 한다.
개발을 위한 서비스도 고려했다. 직군 간의 의사소통 병목, 속도 저하 발생이 상당히 많은데 이를 줄이는 것이다. 직군에 따라 서로 중요한 정보나 관심사가 다르기 때문에 각 시점을 기준으로 내용을 필터링하면 안건이 수월하게 진행된다. 개발 단계에선 콜센터 & A/S 세터를 운영했다.

세 번째 전략은 '캐릭터 디자인 자유도를 우선하는 것'이다. 서브컬처 층에 어필할 수 있는 캐릭터성, 매력, 그리고 컬렉션 대상으로서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물론 이걸 우선한다고 해서 대타협을 무너뜨리며 다른 것을 희생할 수는 없었다.
네 번째 전략은 '작업자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으며, 각 분야는 담당자가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이쪽도 대타협이 먼저인 만큼 무거운 제안을 쉽게 받긴 어려웠으며, 이런 요청은 거절한 뒤라도 다른 해법을 고민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개인 작업은 Look & Feel부터 챙긴다'라는 것이다. 순수 TA 영역에선 빛의 왜곡을 통한 색감의 비중이 크다고 판단해 원화 스타일에 맞춰 컬러 환산 수식을 연구했다.
이러한 전략은 MX스튜디오라는 조직의 특수성도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하는 부분이다. TA는 스튜디오 직속의 독립 조직이었던 만큼 기획, 아트, 프로그램 간의 중간지대를 돌아다니기 수월했다. 업무 선정과 일정 관리가 자율적이었던 만큼 스튜디오 민첩성 향상에 기여하고 전반적인 개발 효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다만, 시스템적으로 악용할 빈틈이 많기 때문에 시스템적 관점에선 좋은 조직 구조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