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 MMO 게임은 매우 코어하면서도 높은 허들을 가진 장르라 할 수 있다. 넥슨이 야심차게 준비중인 '프라시아 전기' 또한 전쟁 MMO 장르로서, 주요 유저 타겟층이 뚜렷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다양한 접근법과 전략을 통해서 보다 많은 게이머가 프라시아 전기를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 2022(이하 NDC 2022)'에서는 넥슨 프라시아 전기 콘텐츠 기획 유닛의 조현식 개발자가 프라시아 전기에서 라이트 유저를 케어할 전략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조현식 개발자는 "프라시아 전기는 정말 잘 만든 전쟁 MMORPG를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팀의 목표를 전했으며, 개인적인 미션으로는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전쟁 MMO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전쟁 MMO는 시장의 대세 장르이긴 하나 전쟁과 PvP라는 특성으로 인해 어느정도 진입장벽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모두를 만족시키려면 전쟁 MMO가 취향이 아닌 라이트 유저도 만족시켜야한다는 숙제가 주어졌다"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조현식 개발자의 '라이트 유저도 재밌는 전쟁MMORPG 만들기 - 유저타입 분류에 따른 프라시아 전기 콘텐츠 전략'에서는 넥슨의 신작 프라시아 전기를 중심으로 타겟 유저층을 어떻게 분류해 전략을 세우는지에 대해서, 그리고 라이트유저를 코어유저로 자리잡게 할 수 있는 콘텐츠기획의 목표와 구성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소개했다.
전쟁 MMO를 좋아하는 유저뿐만 아니라 해당 콘셉트의 취향을 선호하지 않는 유저까지 만족시키기는 방법으로는 막연히 모두가 좋아할만한 다양한 콘텐츠와 시스템을 포함시키는 것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전쟁과 PK가 난무하는 게임에 콘셉트에 어울리지 않는 시스템을 아무렇게나 포함시킬 수는 없는 법이다.
이에 프라시아 전기는 상위권 전투력이 아니면서도 PvP보다는 PvE를 선호하는 플레이어가 파밍의 재미를 느끼면서 오랜 시간 즐길 수 있도록 하고자하는 콘텐츠 기획을 세우게 됐다. 'MMORPG 사용자 유형 분류를 통한 이탈 예측 모델 생성 및 평가(오세준 외, 2018)' 논문에서는 파티가 있을 경우에는 이탈율이 0%이며, 단순한 경제적 이득, 즉 아이템 제작에 집중하는 유저의 이탈율은 23%에 달한다. 마지막으로 커뮤니케이션 활동에는 참여하지 않으면서 사냥만 즐기는 유저는 35%가 이탈한다는 통계를 내놨다.
즉 파밍과 아이템 제작, 거래 등의 콘텐츠는 전통적으로 MMO 유저를 이탈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해당 논문에서는 유저 이탈을 막기 위해 던전 플레이와 PvP, 퀘스트와 같은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때 이탈율이 줄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프라시아 전기가 공성전, 결사, 거점 운영과 같은 유저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구성한 이유도 위와 비슷한 맥락이다. 기본적으로 PvP와 전쟁을 선호하는 유저들을 만족시킨다고 가정했을 때, 전쟁에 참여하지 않거나 못하는 유저들에게 코어와 충돌하지 않으면서 즐길만한 콘텐츠를 준비한 것이다.
리처드 바틀의 '하트, 클럽, 다이아몬드, 스페이드: 머드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들(1996)' 논문에서는 네 가지 온라인 게임 유저 유형을 제시했는데, 모험가, 사교가, 달성가, 킬러로 구분했다. MMO 장르는 이러한 유형을 모두 만족시키는 거의 유일한 장르이다. 단 해당 분류는 머드 게임을 기준으로 한 분류이며, 과거의 모델임에 따라 현재의 MMO 게임에 대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모바일 게임 분석 회사인 게임 리파이너리에서는 2020년 유저 분석을 발표했는데, 해당 분석에서는 협력과 경쟁, 롤플레잉과 외형 표현, 스킬 향상, 목표 달성, 전략 구성과 자원 최적화, 새로운 모험과 보물 찾기, 문제 풀이, 말초적 쾌감 등 총 12개의 동기 요인을 분석했으며, 이를 통해 8개의 타입을 제시했다. 하지만 해당 분석은 전쟁 MMO 게임을 한정하기에는 다루는 범위가 너무 넓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전쟁 MMO에 좀 더 적합한 마크체프스키의 'HEXAD 플레이 유형'을 살펴봤다. 해당 모델에서는 보상 위주의 플레이어와 인맥 위주의 사교가, 도전 위주의 달성가, 방해 위주의 교란자, 마지막으로 창발적인 플레이를 즐기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나누고 있다.

HEXAD 플레이 유형에서는 추가적으로 네 가지 하위 분류로 구분을 한다. 하위 분류에서는 상위 분류와 결과는 같지만 행위가 다른데, 보상을 위해 다른 사람에게 과시하거나 도움을 주는 이기주의자, 보상을 위해 시스템의 허점을 극한으로 이용하는 착취자, 보상을 위해 시스템이 제공하는 것을 소모하는 소비자, 보상을 위해 유저와 교류하는 인맥가가 있다.

해당 유형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전쟁 MMO에서는 보상을 위해 게임을 하는 타입이 가장 보편적이기 때문으로, 해당 유형에 맞춰 본질적인 내적 동기를 가지고 게임을 플레이하도록 하는 것으로 구체화했다. 이중 전쟁 MMO로는 동기를 달성시킬 수 없는 자유로운 영혼 타입과 완전히 별도의 내적 동기로 움직이는 교란자를 제외하고 달성가와 사교가 타입으로 유저들을 이행시키는 것을 목표했다.

코어한 유저들은 강한 수준의 소비자 타입이면서도 통제나 보스 타임 등 허점을 이용해 보상을 극대화하는 착취자 타입의 모습을 가지다가 이후에는 랭커와 최초 성 점령, 월드의 명예를 달성하기 위해 달성가 타입의 내적 동기를 가지게 되면서 게임에 안착한다. 또 전쟁을 위해 모인 유저와 유대감이 점차 증가하면서 사교가의 내적 동기를 가지게 된다.

라이트한 유저의 경우에는 시스템이 본인이 소비 가능한 것들을 성실히 플레이하는 소비자적인 특징을 가진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는 플레이할 수 없기에 상위 타입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보상을 노리는 플레이어의 타입의 특성도 모두 가지지는 못한다. 즉 코어 유저는 가지고 있으나 라이트 유저가 가질 수 없는 특성을 케어해줘야만 한다.

그에 따라서 프라시아 전기는 두 가지 전략을 수립했다. 첫 번째는 플레이에서 단순한 보상 이상의 가치를 부여해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라이트 유저가 주인공이 되는 플레이를 통해서 내적 동기를 부여할 수 있으며 실제 필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권한을 라이트 유저들에게 부여했다. 이를 통해 필드에서 사냥만 하는 것이 아니라 유저 간 교류가 자연스럽게 일어나면서 사교가적인 특성이 생기도록 구상했다.
이러한 전략을 구성할 때에는 내적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해당 콘텐츠를 통해 플레이어에게 양질의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
프라시아 전기에서는 '침식'이라는 몬스터 웨이브 콘텐츠를 마련했다. 해당 콘텐츠는 직접 유저가 위치와 시간을 선택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다른 유저와의 교류가 반드시 필요해지고 게임 내 세계에 대한 영향을 미치면서 확장된다. 해당 전략은 소비자 타입을 만족시키면서 보상을 위해 인맥가적인 특성을 요구해 사교가적인 특성으로 최종 이행시킨다.

추가로 타 게임의 우호도 및 평판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단순히 보상을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명예적인 측면을 자극하도록 파벌 우호도 콘텐츠를 구성했다. 프라시아 전기에는 총 16개의 NPC 집단의 파벌이 존재하며 파벌 우호도에 따라서 파벌이 제공하는 보상을 얻는 것과 동시에 랭킹 요소를 적용해서 명예욕을 강조한다.
랭킹 요소의 특징은 보상보다 NPC와 플레이어 간의 관계에 영향을 미쳐 세계의 파벌 NPC들의 반응이 서버에서 달라진다. 해당 시스템은 전투력과는 완전히 다른 로직으로 동작하며 단순히 보상 뿐만 아니라 플레이어가 원하는 파벌과의 관계를 더 강화하고 싶다는 목표로 움직이게끔 한다.

프라시아 전기의 추종자는 NPC 동료로, 플레이 대신에 자원을 채취하거나 건물을 짓는 등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심리스한 실제 필드에서 활동하면서 유저의 플레이 타임을 줄여주고, 타 유저와의 인터렉션도 가능하다.
실제 필드에서 라이트 유저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많은 유저들의 행동에 따라 필드의 가치를 변화시킬 수 있는 콘텐츠들로 구성했다. 그중 하나로 필드 보스를 꼽을 수 있다. 필드 보스는 단순한 시스템에 의해서 등장하는 것에 더해서 유저들의 행위의 합으로도 등장한다. 플레이어의 단순한 사냥이 필드 보스 등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프라시아 전기 내 세계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도록 다른 플레이어가 벌이는 전쟁을 관전하거나 월드 변화를 볼 수 있는 콘텐츠도 제공한다. 보상을 위해서 아니라 월드에 발생한 것을 더욱 다양하게 플레이어끼리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교가 타입으로 이끌 수 있다.
추가로 보상이 딱히 없더라도 달성가 타입을 위해서 끊임없이 레드닷을 만들어내고 지우게하는 것만으로도 내재적인 목표를 제시할 수 있다.
유저타입 전략의 두 번째는 방해하지 않고 콘텐츠를 전달하는 것이다. 라이트 유저가 내재적 동기를 가지지 않고 단순히 보상을 획득하는 것으로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을 느낄 수 있기에 유저들의 보상에 대한 열망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파밍 위주의 일반적 플레이는 보상을 중시하는데, 단순히 효율 높은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퀄리티 높은 콘텐츠를 제공한다면 만족감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이에 해당 전략 수립 시에는 플레이어의 행동 패턴에 맞춰 목표 보상을 세팅하는 것과 양질의 콘텐츠로 구성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해당 전략은 앞서 설명한 전략과 달리 플레이어의 변화보다는 플레이어 자체를 만족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많은 플레이어가 퀘스트 콘텐츠를 가장 많이 즐기고 있으며, 유저를 가장 쉽고 강력하게 붙잡아놓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사냥 위주로 플레이하면서 내러티브를 제공하고 큰 보상도 얻을 수 있기에 만족도가 높다. 퀘스트는 사냥을 하는 것과 동등함 그 이상의 가치를 부여해야 하며 세계관과 스토리를 전달해야 한다.

이에 프라시아 전기는 초반부의 허들을 없애고 메인 스토리 라인에 집중을 해 퀄리티와 분량을 확보했다. 또한 초반부 이후에 루틴한 플레이로 플레이어가 사냥터를 지정하는 구간부터는 행위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더 좋은 퀄리티를 위해 세계관과 스토리를 밀접하게 관련시키는 작업을 진행했다.
선형적인 플레이를 지양하면서 넓은 심리스 월드의 특성을 살려 플레이어가 원하는 보상을 선택하면 새롭고 밀도 높은 지역에서 매력적인 인물과 내러티브를 즐길 수 있도록 지역별로 퀘스트 구성을 규격화했다.

보상과 내러티브, 탐험의 요소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인물 위주로 콘텐츠를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16개의 파벌을 위주로 규격화를 시도해 특정 주인공의 이야기, 혹은 주인공 NPC의 이야기가 아니라 16개 파벌 집단과 9개의 엘프 가문들이 벌이는 군상극에서 플레이어가 영향력을 발휘하는 구성으로 콘텐츠를 제작했다.
해당 전략의 핵심은 전략 MMO 유저의 플레이와 프라시아 전기의 심리스 월드 콘셉트에 맞춰 콘텐츠와 내러티브의 질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다.

프라시아 전기를 중세 MMORPG로 기획하게 된 이유는 해당 세계관이 플레이어에게 익숙하기 때문이다. 단 익숙함 속에 낯설게 하기 기법을 사용하고 이에 익숙해지면 다른 게임을 플레이 했을 때 역체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퀄리티까지 더하면서 프라시아 전기의 완성도를 높였다.
콘텐츠의 양적인 측면에서도 많은 준비가 이뤄졌다. 오픈 시점에서 1년 이상 서비스한 경쟁작에 준하거나 더 많은 분량의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며 이벤트의 경우에도 단순히 아이템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내러티브가 있는 콘텐츠 위주의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라이트 유저이면서 플레이어 타입의 성향을 가진 이들을 타겟으로 하는 두 번째 전략은 퀘스트 위주로 콘텐츠를 전달하고 인물 위주로 내러티브를 전개하는 것이 초점을 맞췄다. 또 사냥에 방해되지 않으면서 양질의 보상을 제공하면서 라이트 유저의 이탈을 막고 안착시키겠다는 의도다.
조현식 개발자는 "최종적으로는 프라시아의 일원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전하면서 해당 목표에 대한 접근 방법도 추가로 제시했다. 바로 파티 중심의 플레이다. MMO의 가장 강력한 특징인 플레이어 간 교류라는 동기로 유저들을 이행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프라시아 전기는 단순히 전투만 즐기는 길드(결사)가 아니라 여러 플레이어가 공동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단체를 조직하고 함께할 수 있는 개념으로 확장했다. 그리고 결사에 도달하게끔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 내 세계가 넓다는 것은 권능의 범위를 한정하는 것이지만, 대신 타 게임에는 없는 깊이를 주고 라이트한 유저가 결사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라이트 유저는 단순히 더 좋은 보상을 얻기 위해 결사를 움직이면서 콘텐츠를 즐기며 인맥가라는 플레이어적인 특성을 가지게 된다.
즉 할 수 없는 일들을 결사로 즐기게 되고 결사는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면서 더 높은 목표를 가지게끔 하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공성전이며, 공성전의 대중화로 귀결된다. 결과적으로 프라시아전가 목표로 하는 유저의 발전이란 레벨이 아니라 보상을 얻기 위한 플레이어가 내적 동기를 부여받아 단순히 플레이를 하던 유저에서 게임을 능동적으로 이용하는 유저가 되고, 해당 유저들이 결사를 조직하면서 세계의 일원이 돼 새로운 전기를 계속 써내려 가는 것이다.

MMORPG답게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전쟁 MMO를 만들기 위해 기존 전쟁 MMO의 라이트 유저층 분석을 진행했으며, 라이트 유저의 욕구를 채우면서도 유저 개인에서 결사 단위로 플레이를 확장시키는 전략을 수립한 것이다. 이를 통해 라이트 유저의 이탈을 막고 전쟁 콘텐츠에 대한 참여도를 높일 수 있으며 모든 유저가 코어 유저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기대효과를 가진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