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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e편한리뷰] 라이프애프터, 한계 명확한, 모바일 생존 장르 의외의 수작

박성일 기자

기사등록 2019-04-18 20:58:11 (수정 2019-04-18 20:5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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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 지우고 스크린샷만 덜렁 있으면 그 회사 직원도 무슨 게임인지 분간 못 해, 게임스타트 버튼 누르자마자 나오는 첫 화면에서는 게임에 대한 소개보다 유료 상품 판매 팝업창이 더 크게 떠, 게임성보다 과금 유도가 더 눈에 들어오는 게임들이 많다 보니 어떤 게임을 어떻게 리뷰를 해도 '믿고 거릅니다', '기자 미쳤냐', '입금 완료' 등의 댓글만 달리는 마당에 비슷한 신작은 계속 나오고 안 쓸 수는 없고 그냥 속 편하게 써보는 리뷰.

 

생존 게임, 그것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의 생존 게임은 아직 도전적인 분야다.

 

메뉴 버튼 하나 눌러서 싸우러 가거나 자동 이동, 자동 전투 지원, 심지어 아예 게임을 꺼놔도 일부 보상을 얻는 방식이 보편화한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직접 모험 지역을 찾아다녀야 하고, 위험에 대항하기 위한 무기도 직접 만들고, 만들기 위한 재료도, 재료를 채집하기 위한 도구도 직접 준비해야 하는 생존 게임의 일반적인 진행 라인은 참 생소하다.

 

무엇보다 생존 게임에서 중요한 현장감과 집중력이 모바일기기로도 유지될 수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을 버릴 수 없는 것.

 

 

오픈월드 서바이벌 생존 RPG 란 딱 듣기에도 생소한 이 게임, 바로 넷이즈 개발, '엑스디글로벌'이 국내 서비스를 맡은 '라이프애프터'다. 제5인격으로 모바일에서 보기 힘들었던 참신성을 내보였던 듀오이기도.

 

일단 초입에 대놓고 말하자면 넥슨의 야생의땅:듀랑고를 언급 안 할 수가 없는 게임인데,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시점에 있다고 하겠다. 일부의 표현이기는 하지만 괜히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배그+듀랑고 란 얘기가 있는 게 아님. 덕분에 PvP 가 재밌더라.

 

 

요즘 모바일 게임이 오프닝 튜토리얼 부분에 어마어마한 힘을 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걱정과 달리 초반에 느껴지는 긴장감이 좋다. 사실 시키는 대로 따라 할 뿐이지만 그래도 제법 기대되는 전개. 요즘 할아버지 캐릭터가 대세라던데 약간 어리바리한 주인공을 노련한 노장이 이끌어주는 진행 방식의 느낌도 좋고, 어떤 난장판에 떨어진 상황인지 스토리텔링과 튜토리얼 학습 매칭이 잘 된 편. 튜토리얼 부분만 20여 분.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다.

 

라이프애프터에서 등장하는 위협이 '좀비', '변이체'란 점에서 맞서 싸워야 할 당위성과 긴장감이 자연스럽게 습득된다. 다만, 초반에 가지게 되는 긴장감과 달리 정작 나이프 한 자루로도 1~2레벨 좀비들은 소드마스터 마냥 썰어젖힐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자 이런 점이 확 사라지는 맛이 아쉽긴 하다. 주인공은 단신으로 변이체를 쓰러뜨린 나름 '비범'한 인간으로 소개되는데, 그래서 그런가 봄.

 


저 장비 세트 팔았으면 과금해서 샀을 것 같음 = 게임조선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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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토리얼 변이체와의 전투 씬 = 게임조선 촬영

 

생존자 캠프 해피101에 도착해서 만날 사람 만나고, 개인 장원에 가서 감염자 습격 5분 전 알림을 보고 이게 맞나- 싶으면서도 급히 뚝딱뚝딱 집을 만드는 순간도 기분 좋은 '쫓김'. 다만, 이후에 한차례 칙칙폭폭 기차 행렬 같은 감염자 떼를 청소하고 장원을 떠나 최초 모험 지역이라 할 수 있는 '가을빛 삼림'으로 향하게 되면서 채집 비중이 확 높아지는데 긴박했던 템포가 확 느려진다. 조금 더 양보하자면 처음 밤을 맞이할 때까진 괜찮다.

 

날씨에 따라 채집물이 달라지는 등 이런저런 효과를 배워나가는 것도 처음에는 재미있다. 초반 지역은 날씨에 의한 압박, 그리고 밤이 생각보다 안 위험해서 금방 또 긴장 풀게 되지만.

 


튜토리얼 이후 맞이하는 첫 밤은 제법 긴장된다 = 게임조선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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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집, 제작, 전투를 반복하게 된다. 목적은 생존 그리고 안전 = 게임조선 촬영

 

내가 할 일을 내가 찾아서 하고, 무슨 선택이든 정답은 없는 것이 이러한 게임의 방점이기도 하지만 덩그러니 던져두는 정도까진 아니고 임무의 개념으로 이것저것 채집해봐라, 만들어봐라, 잡아봐라- '할 일'을 계속해서 제공해준다. 진행 루트는 순수하게 플레이어 마음대로 하면 되지만, 큰 줄기는 채집과 제작, 전투로 나뉜 생존 스킬 레벨업과 생활 가능 콘텐츠가 대폭 늘어나게 되는 장원 레벨업에 맞추게 된다. 할 일을 알려주고 하다 보면 달성하게 되는 가이드라인일 뿐이지만 받아들이기에 따라 상당히 노가다성이 짙다. 실제 전투 레벨 쉽게 올리는 법이 게임 초반 팁으로 가장 인기 있을 정도. 대부분 지형지물 이용한 걸쳐 잡기.

 

어느 게임을 하든지 간에 생활 콘텐츠는, 그것에 재미를 느끼는 DNA가 따로 있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본인이 만약 기자처럼 평소 그런 성향이 아니었다면 일단 마음을 최대한 비우고 하는 것이 좋다. 이걸 왜 하고 있는 거지? 란 생각은 금물. 한번 출격에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다 캐고 잡으려 하면서 최대한 동선, 최대한의 효율, 효율, 극효율을 따지게 되면 사실 가방도 비좁고, 재료 운송에 돈도 들고 실제로 차곡차곡 신경 써서 들인 시간 대비 특별히 성장하거나 변화하는 것을 느끼기 어렵다. 어차피 헬기 기름값 주인공이 안 낸다.

 


하나에 집중해서 하나를 이루는 재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할 것 = 게임조선 촬영

 

전투에 집중하고자 했으면 최대한 이곳저곳 멀리 돌아다니며 전투에만 집중하며 도구가 필요 없는 가벼운 채집만 병행하는 것이 좋고, 채집을 목적으로 나갔다면 가벼운 호신 도구만 들고 채광, 벌목 등에만 집중하는 것이 차라리 속 편하다. 한 번의 출격에 확실한 하나를 얻어와서 벽돌 하나를 만들어도 확실히 만들 수 있어야지, 혹시 몰라 이것저것 손대다 시간만 보내면 재미 1도 없다. 주인공은 비만 맞았다 하면 감기 걸리고, 조금만 추워도 낑낑, 방금 스테이크 먹고도 배고프다고 지ㄹ보챈다. 생명력 외에도 배고픔, 피로도 활력 게이지가 있기 때문에 어차피 한방에 다 만족할 수도 없다.

 

 

이 게임은 뭘 하나 하려면 해야 하는 필요 행동량이 어마어마하다. 먼저 헬기 타고 모험 지역으로 이동하고, 모험 지역에서 원하는 재료를 수집하기 위해 움직인다. 그다음 이 재료들을 다시 집으로 가져와야 하는데 방금 채집한 물품은 '오염된 물품'으로 구분되어 별도 운송을 먼저 맡긴 후에야 다시 헬기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 이것이 과금하고 또 연결된다. 운송하고 채집하고 운송하고 채집하고 그러다 집에 가서 제작하고 거의 이걸 반복하게 된다. 적어도 초반에는. 하지만 후반이라고 해서 이 기본 틀이 크게 바뀌지는 않겠지.

 

라이프애프터의 가장 큰 단점? 어렵고, 손이 많이 간다. 그 어려운 수준이 엄청난 반복을 요구하기 때문에 계속하면 결국엔 같은 행동 반복이라 지루하다. 지루함을 참고해야 해서 더 어렵다. 자동이 없으니 귀찮음과 지루함이 배가 되는 것도 어쩔 수 없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퀘스트나 각종 임무도 결국 항상 비슷한 걸 하게 만든다. 캐릭터가 할 수 있는 게 비슷하니 비슷한 임무밖에 줄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을 듯. 그런데 이러한 부분을 지루하다고 느끼는 것과 재미있다고 느끼는 것은 취향 차이가 맞다. 암석 1천 개 모으나 잡몹 1천 마리 잡아 레벨업 하나 30분씩 걸리는 던전을 수십수백 번 반복해서 클리어 하나 사실 관점의 차이인 것처럼.



가이드라인이 되는 여러 임무가 주어진다. = 게임조선 촬영

 

조금 더 나아가면 단순 채집과 제작 외에 다른 이용자들과 함께 필드 보스를 잡거나 PK 가능 지역에서 전투를 벌일 수도 있지만 당장 주류는 아니다. 정말 후반에는 끝내주는 총기와 방어구 하나 만들어 단체 팀전, 장원 쟁탈전과 같은 규모 있는 경쟁 콘텐츠에서부터 하우징에 집중해 번쩍번쩍한 집을 짓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그때까 어마어마한 양의 재료를 반복해서 모을 수가 있다면. 모으는 게 콘텐츠야!

 

 

생존 서바이벌 장르로서의 완성도는 상당히 높다. 그래픽도 깔끔. 장르적 특수성에 부족하거나 어색할 수도 있었을 전투 부분도 FPS 방식을 차용하여 어느 정도 나름의 액션성을 살렸다. 초반 몰입도도 좋고, 자칫 목적 없어 보이는 현재의 행위도 기꺼이 반복하게 만드는 성취감도 잘 살렸다. 완벽하게 즐긴 것은 아니지만 무엇을 협동과 경쟁이라고 하는지 해당 요소도 크게 확 느낄 수 있었다. 심지어 이걸 모바일로 구현했으니.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장르를 넘어서 하던 게임 멈추고 이것만 파고들 정도로 엄청난 재미인 것은 아니다. 그냥 생존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딱 그 정도의 재미.

 

국내 서버만 파플래닛 같은 일부 맵 레벨 제한이 높다는 것이 알려져 초기 불만이 높다.  UI가 불편한 건 아닌데 자주 이것저것 바꿔주고, 이동도 잦아서 손이 많이 간다. 사실감이라고 해야 할지, 제작이든 채집이든 이런저런 뎁스를 나눠놓은 것이 불편함으로 느껴진다. 다만, 생존 서바이벌 장르 고유의 아이덴티티. 사실감과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서는 간소화, 자동화에 앞서 양보하지 못한 마지노선이 있었을 것으로.

 

Point.

1. 과금이 대부분 편의성에 치중해 있는 점은 좀 착함.
2. 생활 콘텐츠에 재미를 느낄 수 있는 DNA 는 필수
3. 게임에 깊게 파고들지 못해서 그런지 게임 리뷰가 아니라 장르 리뷰처럼...
4. 파플래닛 PvP 꽤 재미있음. 배그 느낌 물씬.
5. 헬기-운송 시스템 익숙해지기 참 힘들었음
6. 맵 레벨 제한은 하향 조정한다고 함

 

◆ 라이프애프터 플레이 영상

 

 

 

[박성일 기자 zephy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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