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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e편한리뷰] 린 더 라이트브링어, 무난함과 식상함의 아슬아슬 외줄타기

박성일 기자

기사등록 2019-03-15 11:53:31 (수정 2019-03-15 11:3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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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 지우고 스크린샷만 덜렁 있으면 그 회사 직원도 무슨 게임인지 분간 못 해, 게임스타트 버튼 누르자마자 나오는 첫 화면에서는 게임에 대한 소개보다 유료 상품 판매 팝업창이 더 크게 떠, 게임성보다 과금 유도가 더 눈에 들어오는 게임들이 많다 보니 어떤 게임을 어떻게 리뷰를 해도 '믿고 거릅니다', '기자 미쳤냐', '입금 완료' 등의 댓글만 달리는 마당이니 신작은 계속 나오고 그냥 속 편하게 써보는 리뷰.
 
일러스트레이터의 취향이 잘 반영됐을 것으로 보이는 단발머리, 묶음 머리 캐릭터. 처음 보는 미소년, 미소녀 캐릭터 얼굴이 광고 배너의 전부. 게이머의 호기심을 아주 잘 자극한 제목에, 또 광고였다. 기자도 게이머인데일인데 안 해볼 수 없지. '넥슨''린 더 라이트브링어'. 배너 광고만 보고도 캐릭터 RPG 란 것도, 린이 주요 인물이겠구나 하는 것도 예상할 수 있었다.
 
또 캐릭터 수집 RPG야? 네, 또 캐릭터 수집 RPG 입니다. 시작부터 결론지어 말하자면 이 게임은 캐릭터 수집 RPG의 전형을 따르고 있다. 시스템적으로 크게 다른 부분을 찾을 수가 없다. 낯설지만 놀라울 거라더니 실제로는 기대만큼 낯설지 않아 놀랍기 때문에 그런 광고 카피를 걸었나 보다. 대신, 그 정형화된 틀에 멋진 일러스트와 3D 구현력, 풀보이스, BGM, UI 와 연출의 세련됨을 앞세웠다. 이것을 캐릭터 RPG 의 변별력으로 받아들인다면 새로운 게임이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또 그렇고 그런 게임이 나왔다고 볼 수 있겠다.
 

 
잘생긴 사내놈이 끙끙 앓으면서 시작한다. 제목이 린 더 라이트브링어 인데 시작하자마자 린이 납치당한다. 잘 숨어놓고 왜 대로변을 달리다가 들키는겨;; 뭔가 숨겨진 중요한 힘을 가졌다는 듯. 주인공은 린을 납치해간 적을 쫓는다. 그런데 주인공도 숨겨진 힘이 있다고? 강적에게 당한 주인공이 좋은 동료를 만나 복수, 혹은 목적을 위해 모험을 떠나게 되는 스토리는 사실 캐릭터 RPG의 공식과도 같은 스토리. 진행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참 공주에 여왕 많이 나온다. 아, 그리고 악역으로 그려진 싸이코 르페이언이 꼭 영화 아저씨의 김성오 배우 닮았다.
 


게임 전체 분위기를 봤을 때 상당히 파격적인 성격의 악역 = 게임조선 촬영

 
전투 씬은 물론 모든 스토리 씬에서 음성이 지원 된다. 캐릭터 RPG 에서 매력을 더 할 수 있는 좋은 투자. 다만, 아군은 하나같이 정의롭고 착하고, 적군은 다 악당에 일차원적인 성격이라 너무 소년만화 같은 대사만 주고 받는다. 동화를 보여주고자 했다면 옳은 방향일 듯. 파티원 전원이 동시에 싸우는 난전 방식이라 전투 중 서로 각자 할 말하느라 전투씬이 아주 요란하다. 그래도 듣는 재미가 있다.
 
 
일러스트 자체가 상당한 수준, 성우 연기도 좋고 게임 내 모델링도 잘 뽑혔다. 최근 특정 취향을 저격하려는 자극적이고 과한 미사일 캐릭터들을 많이 보다 보니 이렇게 섬세하게 개성을 살리고 또, 눈살 찌푸려질 노출을 배제한 캐릭터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색다르게 느껴질 정도. 2D 일러스트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 무엇보다 동료로써 처음 만나게 되는 레아 캐릭터가 매력적. 금발에 단발, 약간 찡그린, 뾰로통한 표정이 개성 있게 잘 그려졌다.
 
레아 합류 스토리까지 진행되고 나서야 처음으로 로비 메뉴에 방문하게 되고, 대표 캐릭터로 주인공이 아닌 레아가 위치한다. 사실 이 부분이 신의 한 수. 린 더 라이트브링어란 게임이 캐릭터 수집 RPG 로써 가진 매력이 로비에서 처음 만나게 되는 레아의 모델링에서 알 수 있다. 그런데 기껏 잘 구성된 메뉴인데 이동 시마다 반응이 느리다. 속터짐.
 


같은 단발이란 이유로 주인공에게 혹사당하는(?) 레아 = 게임조선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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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취향 저격

 
그런데 이에 비하면 주인공은 평범하고, 존재감도 없다. 일러스트에선 그래도 날렵하게 멋지게 나오는데 전신은 어디 해적선 말단 선원처럼 평범하다. 이와 비슷한 콘셉트를 내세우며 얼마 전 CBT 를 진행한 바 있는 엑소스히어로즈는 남주인공이 이상한 귀걸이에 똥 싼 바지를 입고 나와 원성이 자자했었는데 여긴 숨겨진 어둠의 힘이 있다는 설정 빼고는 의상도, 성격도 너무 무개성. 캐릭터 선택 대사는 린을 '지키지 못했다'라고 회의적인 코멘트를 하면서 하는 행동은 어수룩하다. 더구나 이 자식은 물심양면 자신을 도와주는 레아의 고군분투에도 린만 떠올린다.
 
캐릭터별로 스킨 기능이 있어 의상 정도는 성장에 따라 바뀐다. 당연히 더 화려하게. 아마도 남주인공이 6성 찍고 나서 다음 스킨을 얻어야만 본 모습을 보일 듯.
 
그러나 사실 이런 뛰어난 캐릭터 구현력도 로비나 일부 컷신에서나 느껴질 뿐. 사실 그냥 전투 장면에서는 캐릭터들이 워낙 작게들 표현되고, 그렇다고 시점만 변경될 뿐 줌인 줌아웃이 되는 것도 아니라 와닿는 부분이 적다.
 


자, 작지 않아! 응, 작아~ = 게임조선 촬영

 
스토리 진행 중에도 아쉬운 부분이 있다. 전체적으로 뛰어난 3D 구현력, 성우 연기에 비해 인물들의 표정이 획일적이다. 긴급한 상황이나 유머러스한 상황에서도 이들 캐릭터들은 원래 주어진 그 표정에서 크게 변하지 않는다. 뾰로통한 표정의 레아가 너무 친절하고 정의감에 넘치는 대사를 한다든가, 놀림당해 당황한 진이 시니컬한 표정을 짓고 있다든가 하는 상황들. 이들이 컷신으로 대화 나누는 장면을 보고 있자면 감정 없는 소시오패스들인가 싶다.
 
 
전투는 턴제가 아니라 파티 전체가 동시에 맞붙어 난전 방식을 택했다. 서로 마주 보고 도열하길래 한 명씩 튀어나가서 주고받는 방식인가 보다 했더니 다짜고짜 우르르 달려가서 개싸움이 벌어진다. 타깃 지정도 불가능. 전투 관여는 액티브 스킬을 어떻게 사용하느냐- 정도. 오로지 캐릭터 특징에 따라 1선에서 근접전을 벌이거나 뒤에서 지원하거나 아예 적진 뒤로 뛰어들어가 홀로 눕거나, 무쌍 찍거나, 각자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한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서 진형을 짜고, 조합을 짜는 것이 이 게임의 전략적 요소다. 물론 전열, 중열, 후열을 나누어 배치할 수 있어 시작 전, 어느 정도 포지셔닝 하는 것은 가능하다.
 
전투 연출은 최근 캐릭터 게임에 연출력을 높인 게임 중에서도 상당히 떨어진다. 어색하지 않고 부드럽게 잘 움직이는 캐릭터에 비해 스킬 이펙트가 매우너무많이 아쉽다. 가뜩이나 난전 방식이라 전투 중 다 뭉쳐 있고, 캐릭터가 작아 스킬 모션이 잘 안 보여 뭘 쓰긴 쓴 것 같은데 어떻게 됐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피해 수치 뜨는 것만 보며 아프긴 아픈갑다-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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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난무계 궁극기인데 컷씬은 폼만 잡고 끝난다 = 게임조선 촬영

 
특히, 궁극기 사용 시, 캐릭터가 한 명씩 줌인 포커싱 되면서 대사를 읊으며 분위기를 잡는데, 문제는 캐릭터가 기술 쓰기 전 폼만 잔뜩 잡고, 정작 스킬 모션은 생략된다. 그냥 필드서 이펙트가 번쩍이고 대충 지나가는 정도. 뭔가 화려하게 하려고 한 것 같은데 뒷맛이 영 화려하지 않다.
 
손오공이 '에네르기이이이~~~~' 하고 나서 기만 모으고 정작 '파' 는 안 보여준다고 보면 됨. 허전하기 이를 데 없다.
 
전체적으로 평범한 린더라이트브링어의 콘텐츠 중에서도 참신함을 자랑하는 레이드 콘텐츠는 일반 전투와 전혀 다른 시점에서 진행된다. 정면의 거대한 보스를 마주 선 상태로 진행되는 레이드는, 가상 패드가 활성화되어 이를 조작하여 파티 전원을 움직여 피하거나 반격할 수 있도록 조작감을 살렸다. 실시간 매칭으로 최대 3인까지 협력 플레이가 가능했다.
 


최대 3인까지 각자의 파티를 꾸려서 동시 도전할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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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드는 직접 조작하여 공격을 피하는 것이 가능하다 = 게임조선 촬영

 
높은 성급, 높은 등급의 캐릭터는 비교적 잘 뽑히는 편. 넥슨은 확률을 공개하고 있으니 확인해볼 수 있을 테지만 확률이 낮지 않다. 어느 캐릭터나 다 6성까지 성장하기 때문에 돈 한 푼 안 쓰고 스토리 쭉쭉 밀고, 투기장 랭커되길 바라는 욕심꾸러기만 아니라면 큰 투자 없이도 사실 그런대로 플레이할 만하다. 물론 캐릭터가 잘 뽑히는 이유는 이 게임이 캐릭터 성장 외에도 캐릭터별로 장비 세팅을 해줘야 하기 때문. 그나마 탈착이 가능해서 한번 성장시킨 장비는 돌려 쓸 수 있긴 하다.
 
던전 입장 시 체력이 소모된다. 체력이 시나리오만 들어가는 것도 아니라 체력 쓸 곳은 많은데 전체 보유량이 많지 않다. 초반에 막 뿌려주는 걸 다 쓰고 나면 상당히 선택적으로 플레이하게 된다. 이 게임, 거래소가 있다. 모든 것을 거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봉인된 영웅, 봉인된 장비 등 거래할 수 있는 물품 속성이 따로 있고, 거래를 위한 화폐도 따로 있다.
 
넥슨이 캐릭터 RPG 를 많이 내서 그런가, 유독 이전 런칭작들과 비교하는 글이 많더라. 그리고 그들의 평가는 박했다.
 
 
Point.
1. 낯설 거라면서 하나도 안 낯섬. 자기 전에 해본 게임 같음
2. 존잘 일러스트레이터의 취향이 잘 반영된 단발 혹은 묶음 머리 소녀들
3. 웹툰작가가 꿈인 조카에게 추천해줘도 좋을 건전함
4. 투자자님, 게임 성적 좋으면 전투 컷신 뒷부분 2초만 더 만들게 해주세요
5. 로키 왜 이렇게 예쁨;;; 레아보다 더 예쁨;;;
6. 일러스트레이터를 산채로 잡아와라
 
 
■ 플레이 영상
 

 

 

 [박성일 기자 zephy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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