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슨이 주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이하 NDC)'가 6월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판교 넥슨 사옥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진행된다. IP 확장과 기획·개발 노하우, 생성형 AI와 데이터 분석 등 게임 산업의 최신 트렌드를 화두로, 총 10개 분야, 49개 세션이 준비됐다.
조직에서 리더란 상상 이상으로 중요한 일을 하게 되며, 또 리더의 판단 하나가 조직 문화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한다. 누구나 좋은 리더 밑에서 일하고 싶고, 그 자신이 좋은 리더가 되고 싶어 하지만 사람은 개인과 조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는 쉽지 않으며, 또, 잘못된 것을 깨달았을 경우에는 이미 늦은 경우도 많다.

조직 문화, 혹은 리더십에 대한 고민, 'AXE', '프라시아전기'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하고, 현재 '프로젝트EL'의 공동 디렉터를 맡은 넥슨코리아 '임훈 디렉터'가 조직 문화에 대한 강연을 진행했다.
임훈 디렉터는 먼저 자신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했던 AXE 와 프라시아 전기의 조직 문화 개선 사례를 예로 들며 조직 문화에 대해 설명했다.
먼저 AXE의 게임 디자인 조직은 목적 조직의 형태로 구성하고자 했으며, 여기서 목적 조직이란 하나의 게임 디자인을 할때 여러가지 기능과 역할을 필요로 하는데 이를 하나의 조직에서 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레이드' 콘텐츠 하나를 기획한다고 했을 때, 콘셉트, 레벨 난이도, 시나리오, 시스템 등을 한 팀에서 운영하는 형태라는 것.

목적 조직은 쉽게 말하면 제너럴 리스트 위주 조직으로, 이에 대한 장점은 HRM (Human Resource Management), 즉, 인적 자원 관리의 편의성, 가벼운 업무 프로세스, 높은 오너십을 들었다. 하나의 조직이란 소속감과 편의성에서 오는 장점이 있다.
단, 전문 요소의 맥락이 부재할 수 있으며 , 비슷한 콘텐츠를 두고도 조직별 격차가 발생할 위험이 있고, 또, 개인과 조직의 방향성에 균열이 생길 경우 작업자의 만족도가 떨어지게 된다.
무엇보다도 목적 조직의 한계는 구성원 모두를 100% 목적 조직화할 수 없다는 점이 있다. 게임 디자인 내 희귀 직군을 모두 내재화하기 어렵고, 당연히 아트, 프로그래머 같은 기술직은 더더욱 그렇다. 모든 조직을 내재화하면 엄청난 리소스 낭비가 될 수 있으므로 자연스럽게 하이브리드 조직화될 수 있다.
다음은 '프라시아 전기'의 사례다.
그가 합류했을 시점에는 디렉션과 게임 디자인의 괴리가 있었던 상태로, 서로의 사정에 따라 방향성 논의가 논쟁적으로 흘러가게 되는 좋지 않은 문화가 생겨나고 있었던 상태로 진단했다.

그는 조직 문화란 한 조직의 암묵적 사회 질서로 폭넓고 일관된 방식으로 조직원의 태도와 행동을 형성한다고 본다며 문화가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행동이 다시 문화에 영행을 미치는 관계로 바라봐야 한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즉,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는 조직 문화 개선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도구로 4가지를 들었는데 그 첫 번째로 '비전' 제시를 들었다. 비전은 문서화되기 쉬운 주제이며, 모두가 수긍하고 이해하며, 만족할 수 있는 중심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개발 분위기에 성장 가능성이 설득력 있게 구성된다는 좋은 비전 문서가 될 수 있다.
특히, 게임의 독창성에 따라 레퍼런스 게임 개수가 달라져야 한다. 메타게임 레퍼런스, 전투 레퍼런스, UX 레퍼런스 등 구체성을 띠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타깃 유저는 구체적일수록 좋고, 우선 순위도 있으면 좋다고.
다음은 '채용'이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조직 문화에 맞는 사람을 채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커리어 패스, 레퍼런스 체크로 점검하고, 면접에서도 체크해야 하나 기실 채용은 조직 문화의 약한 고리일 수밖에 없으며 조직 문화 안정 후 채용의 성공은 조직 문화 측면에서 잘해도 본전, 실패하면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로 봤다.
그는 잘된 채용이 주는 득보다 잘못된 채용이 주는 리스크가 더 크다며 실패하지 않는 채용의 조건으로 '면접과 다른 레퍼런스', '전 회사에 대한 블레임', '애매한 수습 결과'를 경계할 것을 요구했다.

다음은 '평가'였다. 평가의 조직적 목표는 어떤 조직 문화를 만들 것인가? 에 주안점을 둬야 하고, 평가의 핵심 기준은 조직 문화대로 업무를 하고 있는가? 를 봐야 한다고 했다.
즉, 평가는 잘하는 사람을 더 잘하게, 조직 문화에 맞지 않는 프리라이더를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하며, 평균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긍정 평가 전파를 위한 다양한 지원으로 중요 업무 할당하고, 주요 회의 참여하게 하며, 개인적인 인정을 해줄 것이며, 반대로 조직 문화에 맞지 않는 경우 냉정한 평가 및 지원 방법 제안으로 다양한 피드백을 해줘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은 '프로모션', 즉, 승진이다. 승진은 누군가의 승진으로 조직 전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요소다. 프로모션의 필수 조건은 프로젝트 이해도와 커뮤케이션 리딩, 상위권자와 컨세선스, 즉,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능력이다.
그 외 여러 조건이 있지만 상식적인 부분이거나 선택적인 요소들이며, 단, 부정 조건에 대해서는 '상위권자에 대한 블레임', '비선 프로세스', '권위적 리더십', '경험 위주 선발'을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여기서 경험 위주 선발은 단순히 연차가 높거나 프로젝트에 오래 근무했다고 선발하게 되는 부분을 말한다.
그는 '프라시아 전기'의 조직 문화를 '기능 조직'으로 분류했다.
'기능 조직'은 기능별 전문가들끼리 하나의 조직을 이루는 형태이며, 주로 대형 게임 개발사에서 쓰는 방식이라고 소개했다. 사실 '프라시아 전기'는 자신이 합류할 시점에 기능 조직으로 움직이고 있었으며 당시 경쟁사에서 일반적인 방식이기도 했다고.

그는 기능 조직의 장점으로 높은 전문성과 이에 따른 안정적 결과물을 들었다. 또, 조직 확장의 명확성도 들었으며 높은 작업 만족도가 높다고 소개했다. 반대로 HRM 난이도는 높아지고, 회색지대, 복잡한 업무 프로세스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서로 팀이 다르다 보니 하나의 콘텐츠를 새롭게 만드는 것에도 업무의 구분, 책임 소지를 명확하기 하기 위한 핑퐁이 발생하게 되고, 이를 통해 지나치게 비효율적인 동선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
결론적으로 그는 '목적 조직'이었던 'AXE'에서의 경험, '기능 조직'이었던 '프라시아 전기'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일부는 기능 조직, 일부는 목적 조직으로 관리하는 '하이브리드 조직'을 구성하게 됐다고. 여기서 문제는 최소화 할 수 있었으나 단점이 더 부각되는 부작용이 있었다고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설명하기도 했다.
또, 자신이 구축해본 적은 없으나 '매트릭스 조직'에 대한 소개도 짧게 진행됐다. 기능 조직의 리더와 목적 조직의 리더가 둘 다 있는 방식으로 외국계 회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방식이며, 특히, 우리 주변에서는 PD의 권한이 막강한 방송국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직 구조에 대한 결론으로 어느 조직이나 장점과 단점이 있고 정답이 없는 것으로 리더나 조직의 성향에 따라, 프로젝트에 따라 조직 운영 구조를 선택하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극복할 방법을 찾이 것이 중요하며 특히, 조직의 역량, 수준, 규모에 따라 유연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또, 강연 말미 '프로젝트EL'을 이끄는 그는 현재는 셀 조직으로, 앞으로는 매트릭스 조직으로 구상하고 있다고. 그 역시 또 새로운 조직 문화에 도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박성일 기자 zephy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