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학업에는 집중하기 힘들 것 같다."
"새치기를 하면 칼로 찌르겠다."
선정적인 PC 게임의 한 사례로 손꼽히고 있는 '디아블로3'가 15일 정식 출시됨에 따라 이와 관련한 사회적 혼란이 벌써부터 야기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00년대 초반 모습을 나타내 대학가를 중독 시킨 전작 '디아블로2'의 열기는 직장인사이로까지 번졌고 밤잠을 설치며 게임하는 사람들이 나오자 한때는 사회적 문제로까지 비화되기도 했다. 또, 길거리에 널려 있는 시체들과 음울한 세계관으로 사람들의 정서를 해치고 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12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디아블로3는 시끌벅적한 묘한 풍경을 만들고 있다. 보다 입체적이고 선정적인 요소들을 게임 곳곳에 등장시켜 게이머들을 유혹해 장시간 PC를 붙잡고 씨름하게 만들고 있다.
대학로의 한 PC방에서 만난 대학생 B씨(22)는 거의 12시간 째 게임을 하고 있다며 "이처럼 피가 리얼하게 터져줘야 게임할 맛이 나지 않겠느냐"며 눈이 빨갛게 충혈된 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게임에 빠진 한 인간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 단적인 사례다.
그런가 하면 지난 14일 진행된 '디아블로3 한정판' 판매 현장 주변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이 게임이 가져올 사회적 혼란을 미루어 짐작할 만했다.
현장에서의 한정판 수량이 4000장으로 제한되자 일부 게이머들은 이 타이틀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 어설픈 행사로 일부 게이머의 불만은 폭발. 결국 이 행사는 일부 게이머의 한정판 구입 민원을 접수받으면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번 '한정판' 행사와 관련해 민법과 상법상 ‘신의 성실의 원칙’을 적용시키자면 업체 측은 손해배상 책임에 대한 변명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앞서 한 네티즌은 이번 '한정판' 행사를 앞두고 인터넷에 '새치기를 하면 칼로 찌르겠다'는 섬뜩한 사진을 게재해 물의를 일으켰다. 이미 오래전부터 폭력성 게임의 문제가 우리 사회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이번 사건 역시 좋지 못한 예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 됐다.
최근 들어 숨 가쁘게 줄을 잇고 있는 '디아블로3'와 관련한 일련의 심상찮은 변화들을 보면 '디아블로3'의 구석구석에는 과거 '디아블로2' 논란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러나 좋든 나쁘든 디아블로3는 이미 대중에게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그간 이 PC게임의 중독성과 폭력성을 허물기 위해 시민단체들도 노력했지만 그 벽은 조금도 변하지 않은 채 그 자리에 놓여 있는 듯 하다.
단순한 걱정에 그쳐서도 안된다. 게임조선의 '디아블로3 전야제가 아수라장으로'란 단독 보도가 나간 뒤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 고문은 15일 자신의 트위터에 "도대체 디아블로가 뭐길래 젊은층이 이래 야단일까요? 직접 해봐야 알 건가?^^"란 글과 함께 PC방 거의 모든 좌석에 디아블로로 점령한 사진을 리트윗했다. 이 말은 역으로 '디아블로3'로 인한 사회적 문제점을 지도자층의 관심으로 풀 수 있는 여지가 그만큼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게임업계의 자율과 권한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이 같은 사회적 혼란에 대한 책임을 묻는 정책을 시급히 정부에서도 도입해 게임문화가 올바른 대중문화로 발전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승우 게임조선 편집장 press011@chosun.com] [gamechosun.co.kr]
▶ [디아블로3] 실체 드러낸 디아3, 이제 핵심정보 챙겨야
▶ [디아블로3] 이지아, 디아블로 시리즈 광팬 인증
▶ 한국인, 북미서버서도 디아3 화폐경매장 이용금지
▶ 디아블로3 한정판 뒷거래 논란 "웃돈 드릴게요"
▶ 女아이돌 성공하려면…e스포츠 문 두드려라?″
▶ 네오위즈게임즈에 드리운 ″한빛소프트의 전성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