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버튼


상단 배너 영역


링 뺨치는 1960 에비스가오카, 올해 가장 무서울 사일런트 힐 f

nlv33 마르시아 | 2025-09-30 22:35

깜짝 놀랐다. 호러 장르가 익숙하다 생각했던 이들도 사일런트 힐 f를 마주하면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될 것. 발매 전부터 이어진 기대감이 현실이 되는 순간, 얼리 액세스에 접속한 플레이어들은 한순간에 낯선 세계에 끌려 들어간다. 단순히 괴물을 피하고 도망치는 수준의 공포가 아니다. 

서서히 파고드는 긴장과 반복되는 불안, 그리고 인물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마음이 무거워지는 감각이 핵심이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화면을 떠나지 못하게 하는 힘, 그것이 사일런트 힐 f가 가진 차별화된 매력이다.

 

첫 만남의 충격, 에비스가오카

사일런트 힐 f는 9월 23일 얼리 액세스로 세상에 공개됐다. 처음 접한 순간부터 강한 몰입을 준다. 약 네 시간가량 진행했을 뿐인데도 스토리를 꿰뚫는 진실에 닿지 못했다. 조금씩 비밀을 풀어가는 과정은 의도적으로 느린 호흡을 택한다. 

덕분에 서두르지 않고 서사의 무게를 받아들이게 된다. 무대는 1960년대 일본 시골 마을 에비스가오카다. 겉보기에 평화롭고 단조로운 장소지만, 안개가 내리며 분위기는 곧 뒤집힌다. 조용했던 마을은 폐쇄적인 미로로 바뀌고, 주인공 히나코는 낯선 공포와 맞닥뜨린다. 

일상적인 무대가 서서히 기괴한 무대로 변하는 순간, 플레이어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흔들리게 된다. 난이도는 이야기 중시 모드와 기본 모드로 구분돼 있다. 전투와 수수께끼의 비중이 달라지며 선택에 따라 긴장감의 밀도가 달라진다. 

액션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라면 낮은 난이도를 통해 서사에 집중할 수 있다. 그래픽 옵션도 환경에 맞게 조정할 수 있다. PS5 Pro의 인핸스드 모드에서는 깔끔한 해상도와 안정적인 프레임이 보장돼 한층 몰입도 높은 체험이 가능하다.

히나코의 모델링은 일러스트와 차이가 있지만, 실제 게임에서의 모습은 오히려 더 자연스럽다. 설정된 나이에 어울리는 사실감 덕분에 캐릭터에 쉽게 몰입할 수 있다. 인터페이스는 적과 대치하지 않을 때 자동으로 사라져 화면을 방해하지 않는다. UI의 최소화는 시야를 확보하는 동시에, 언제 괴물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공포감을 배가시킨다.

 

안개 속 긴장, 괴물들의 위협

사일런트 힐 f의 공포는 시각적 요소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마을은 안개로 가득 차 있다. 시야는 좁아지고, 청각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 늘어난다. 언제 어디서 적이 나타날지 알 수 없는 긴장은 게임 내내 이어진다. 괴물의 디자인은 공포를 더 키운다. 

이미 죽은 듯한 형상을 하고 달려드는 학생, 수십 개의 머리를 달고 있는 괴물, 신체가 기괴하게 꺾여 버둥거리는 존재 등 하나같이 불쾌하면서도 창의적이다. 디자인만으로도 위협적인데, 특유의 효과음이 더해져 심리적 압박은 극대화된다.

전투 방식은 전작들과 큰 차이를 보인다. 원거리 무기는 사라지고, 오직 근접 전투만이 남았다. 쇠파이프, 단검, 낫, 언월도 등 일상적이면서도 투박한 도구들이 주 무기다. 현실적인 제약은 공포를 더한다. 히나코는 크리처와 조우할 때마다 체력뿐 아니라 지구력과 정신력까지 소모한다. 단순히 공격 버튼을 연타하는 방식으로는 오래 버틸 수 없다.

회피는 가장 강력한 방어 수단이다. 그러나 지구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무작정 남발할 수 없다. 타이밍을 맞춰 성공하는 순간 적의 움직임이 느려지고, 반격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반대로 무모한 공격은 곧 위험으로 이어진다. 생존을 위해서는 적절한 판단과 자원 관리가 필수다. 무기에는 내구도가 설정돼 있어 계속 사용하면 결국 부서진다. 공구 주머니로 수리하거나 새로운 무기를 찾아야만 한다. 그래서 탐색은 곧 생존과 직결된다.

 

미로 같은 마을, 퍼즐과 성장의 묘미

탐색 파트는 현실과 이면 세계로 나뉜다. 평범했던 마을은 붉은 피안화가 뒤덮은 뒤 낯선 공포의 공간으로 변모한다. 구조는 점점 폐쇄적으로 바뀌고, 길을 잃는 순간 긴장은 배가된다. 플레이어는 언제든 지도를 꺼낼 수 있다. 히나코가 직접 메모를 남기는 방식으로 단서를 기록하기 때문에 진행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단순한 길찾기를 넘어 퍼즐이 기다리고 있다. 1960년대 일본이라는 배경을 살린 수수께끼는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대표적인 예가 안개 낀 논밭의 허수아비 퍼즐이다. 모호한 단서를 바탕으로 특정 대상을 찾아내야 하며, 성공했을 때의 뿌듯함은 크다.

세이브 포인트 역할을 하는 사당은 단순한 안전지대가 아니다. 휴식을 통해 체력과 정신력을 회복할 수 있으며, 공물을 봉납하면 공덕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공덕은 능력치를 강화하거나 부적을 얻는 데 쓰인다. 부적은 장착만으로도 생존에 유리한 효과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적의 시야를 좁히거나 특정 상황에서 능력을 향상시킨다. 

시스템은 성장의 재미를 제공하는 동시에, 다회차 플레이에도 동기를 부여한다. 공물과 공덕은 단순한 자원 관리 요소가 아니다. 히나코의 생존과 직결되는 동시에, 플레이어가 마을을 더욱 꼼꼼히 탐험하게 만드는 장치다. 무기와 아이템의 확보, 부적을 통한 전략적 플레이, 그리고 성장의 누적은 게임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핵심 구조다.

 

반복 속에서 드러나는 진실

사일런트 힐 f는 단일 회차로 끝나는 게임이 아니다. 총 다섯 개의 엔딩이 준비돼 있으며, 초회차에서는 고정된 결말만 볼 수 있다. 이후 회차에서 선택과 조건에 따라 서로 다른 결말을 마주한다. 시리즈 전통의 UFO 엔딩도 빠지지 않았다. 약 12~13시간이면 한 번의 플레이를 마칠 수 있지만, 진상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반복이 불가피하다.

다회차 플레이를 권장하는 이유는 단순히 엔딩의 다양성 때문만은 아니다. 공덕 시스템을 통해 강화한 능력치와 부적은 차회차에 그대로 계승된다. 반복을 통해 얻은 성장이 다음 도전을 덜 힘들게 만들어 준다. 초반의 두려움은 여전히 남지만, 한 번 경험한 플레이어는 더 깊은 서사에 집중할 수 있다.

붉은 피안화로 물든 시골 마을은 아름다움과 기괴함을 동시에 품고 있다. 시각적인 연출에 더해 사운드가 압박을 더한다. 유명 제작진의 참여로 완성된 스토리는 플레이할수록 새로운 단서가 드러난다. 히나코가 남기는 기록은 진행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며, 플레이어는 이를 통해 진상에 다가간다.

발매 전 가격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발매 후 이어진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스토리와 전투, 퍼즐과 탐색, 그리고 다회차 구조까지 모든 면에서 값어치를 증명했다. 여전히 많은 의문이 남아 있지만, 바로 그 점이 이 작품을 계속 플레이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심리적 공포라는 정체성을 충실히 이어간 사일런트 힐 f는 현재 스팀과 주요 콘솔 플랫폼에서 경험할 수 있다. 지금 구매 하시라.

nlv33 마르시아
gold

75

point

97,673

프로필 숨기기

33

53%

최신순

게임조선 회원님들의 의견 (총 0개) ※ 새로고침은 5초에 한번씩 실행 됩니다.

새로고침

0/500자

목록 글쓰기 위로 로그인


게임조선 소개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