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맛은 어때?"
치즈가 물었다.
인상을 잔뜩 찌푸린채 혀끝의 따끔함을 음미하던 나비는 앞발을 입쪽으로 가져가 핥으며 말했다.
"번개처럼 톡 쏘는 맛이더니 씁쓸해지네. 닝겐들은 왜 이런걸 먹지?"
나비의 반응에 옅은 미소를 보이던 치즈는 뒤에 있는 쌍안경을 들어 어딘가를 응시하기 시작했다.
그런 모습에 이번에는 나비가 치즈에게 물었다.
"닝겐 세상은 좀 어때?"
치즈는 나비의 물음에도 여전히 한곳을 응시하며 대답했다.
"어지럽다. 여유도 없어보이고, 무언가를 얻고자 뛰어가는데 그걸 얻고 나면 또 다른 걸 얻으려해."
"닝겐들은 참 어려운 동물이네."
"그런것 같아. 마치 행복은 지금 당장 꾹참고 견디면 은행이자처럼 나중에 불려서 돌아온다고 믿는 것 같아."
"뭐 그 말도 틀린말은 아닌데, 맞는말도 아니야."
치즈는 쌍안경을 내려 놓으며 나비의 말을 곰곰히 씹어보았다.
"그러네, 틀린말도 아닌데 맞는말도 아니네."
치즈는 인간세상을 바라보는 것을 관두고 뒤를 돌아보자 어느새 반쯤 비어있는 맥주잔을 보게 된다.
"너 그거 맛이 없다면서 벌써 반이나 먹은거야?"
취기가 올라온 나비는 기분이 좋아진 듯 방긋 웃으며 치즈에게 말했다.
"이게 처음에는 맛이 별로 였는데 먹다보니 계속 먹게 되더라고~ 세상이 빙빙 돌아가니까 이런걸로 같이 속도를 맞추면서 돌아가야 버틸 수 있나봐.
닝겐들은 참 대단하네! 너도 한잔해! 아직 반이나 남았다고!!"
치즈는 그런 나비의 행동에 의미 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맥주잔에 가까이 가는 대신 정원으로 나가 꽃향기를 맡으며 그 냄새에 취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