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부터 이용할 수있는 ‘하데스의 진자’는 3D 어드벤처 게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는 에듀테인먼트 교재. 중세풍의 가상의 섬을 무대로 소녀 마법사 큐리아가 혼란에 빠진 세계를 구하기위해 ‘하데스의 진자’(추)를 찾으러 가는 모험담을 담았다. 세계 질서를 주관하는 ‘하데스의 진자’는 이상이 있을 경우, 세계 질서가 무너지고 사람들의 이성적 사고력이 마비된다. 큐리아는 여행중에 끊임없이 닥치는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논리게임을 펼친다. ‘하데스의 진자’는 완제품이 출시되기 전인 이달초 시험판을 제출한 디지털컨텐츠 대상에서 교육용 소프트웨어 부문 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받을 정도로 벌써 성과를 인정받았다.
“딱딱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논리학을 어릴 때부터 쉽고 재미있게 접하도록 하려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논리 교육을 일찍부터 함으로써 합리적인 사회를 만드는 데도 기여할 수도 있구요.” 김교수는 “국회의원들이 말도 안되는 것을 가지고 싸우는 것도 논리학 훈련을 제대로 안받았기 때문”이라며 “기회가 되면 ‘하데스의 진자’를 1개씩 보내겠다”고 말한다. 지난 85년 미국 브라운대에서 ‘논리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김 교수는 88년 서울대에 부임했다. 대학원 협동과정 인지과학 전공주임을 맡으면서 94년에는 혼자 교육용 논리학 소프트웨어인 ‘로지션’을 만들었을 정도로 컴퓨터에 빠져들었다. “컴퓨터를 처음 개발한 사람은 논리학자였습니다. 인지과학은 컴퓨터 인공지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구요.”
98년 7월 서울대 철학사상연구소, 인지과학연구소, 예술문화연구소 등이 지원한 2000만원을 종잣돈 삼아 개발에 착수했고, 99년 12월 학내 벤처기업 ‘오란디프’까지 설립했다. 서울대 창업보육센터에 자리잡은 ‘오란디프’ 직원은 20여명으로 서울대 철학과 대학원생들이 대부분이다.
‘하데스의 진자’는 영어와 일본어로도 제품을 만들어 수출을 추진한다. 김 교수는 “처음부터 국내시장이 아니라 세계 무대를 보고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오란디프의 수익금은 인문학 후속세대를 지원하는 데 쓰기로 여러 교수님들과 벌써 얘기를 끝냈다”고 말했다.
[김기철 기자 kichul@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