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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물열전] 싸움보다는 배달이 중헌디... '샘 포터 브리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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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는 주연과 조연, 다양한 등장인물이 있듯이 게임에서도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해 게이머의 몰입감을 높여줍니다. 특히, 대작이라 평가받는 게임은 영화 이상의 스토리와 캐릭터성으로 많은 게이머들에게 여전히 회자되는 대상이기도 합니다.
 
작품 밖에는 기획자, 프로그래머, 일러스트레이터 등 게임이라는 세상을 탄생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개발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피땀 흘려 만든 게임은 게이머에게 때론 웃음을, 때론 눈물을 선사하며 일상의 피로를 잠시 잊게 만들어 줍니다.
 
때론 주인공, 때론 친구, 때론 적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부터 게임이라는 세상을 탄생시킨 개발자들까지 게임에 관련된 인물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했습니다.
 
 
[편집자 주]
 

게임 속에서 세상을 구하는 방법은 참으로 다양합니다.
전통적인 형태의 올드 스쿨 판타지 소재 게임에서 플레이어블 캐릭터인 주인공과 그 일행은 검과 방패 그리고 신비한 마법으로 무장하여 악의 최종보스를 무찌르고 세계를 멸망시키려는 음모를 분쇄하기 위해 노력하고, 어떤 게임에서는 총 내지는 빠루 한자루 비껴들고 지구인들을 지배하려는 온갖 외계인과 침략자를 차별없이 평등하게 때려눕히고 있으며, 또 어떤 게임에서는 좀비로 뒤덮인 세상에서 살아남은 인류가 마음 편하게 발을 뻗고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쉘터를 건설하고 자동 방어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렇듯 대부분의 게임에서는 진행 과정에 있어 '싸우고 쟁취하는 방식'에 기반을 두는 것이 일반적이고 이러한 방식으로 세계를 구하는 이들을 게임 내에서는 영웅이라고들 부르죠.
하지만, 물자를 배송하고 사람과 사람의 사이를 이어주는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으로도 세계를 구하고 영웅으로 불리는 것이 가능하다는 걸 증명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샘 포터 브리지스'로 직업은 물건을 전문적으로 배달하는 '포터(Porter)'고 총을 들 수도 있지만 총보다는 의뢰인의 물건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고 더 많은 물건을 싣기 위해 총을 포기할 수도 있는 인물입니다.
 

그는 죽은 자들의 몸에서 생겨난 BT라는 괴이 현상이 살아있는 자들을 덮쳐 인류를 멸종으로 몰아가는 '데스 스트랜딩' 현상으로 인해 세상이 대충 망해가는 시점에서도 '산 사람은 살아야지'라는 마인드로 배송업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BT의 존재를 희미하게나마 감지할 수 있고 죽음으로부터 귀환할 수 있는 강력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전투력과 직결되는 요소는 아니기에 대부분의 상황에서 효율적인 선택은 가급적 전투를 피하고 물건을 안전하게 배송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게임 내에서 점수(스코어)에 해당하는 지표인 배송 평가에서 더욱 많은 '좋아요'를 받기 위해서는 샘보다는 화물이 배송 과정에서 얼마나 파손 없이 안전하게 도착했는지가 중요하며, 설정상으로도 사람이 죽으면 자연스레 BT의 발생 확률이 올라가기 때문에 전투가 필요하다면 가급적 고무탄과 같은 비살상 무기로 제압하는 선에서 그치게 됩니다.
그에게 있어 총보다 더욱 효과적이고 강력한 무기는 위험을 피해 멀리 길을 돌아가면서도 효과적으로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사다리'와 '앵커'고 격투술과 사격술보다는 많은 물건을 싣고 먼 거리를 이동하더라도 거뜬한 완력과 각력이 그의 진정한 힘이죠. 때문에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가장 많이 보게 되는 시스템 메시지는 총을 뽑아 정조준하고 누군가를 처치하라는 것이 아니라 패드의 왼쪽 트리거 버튼과 오른쪽 트리거 버튼을 눌러 균형을 잡고 짐이 쏟아지지 않도록 하라는 내용일 겁니다.
 

물론, 보잘 것 없어 보여도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주인공이 다 그렇듯이 그에게 주어진 진짜 역할은 막중하기 그지 없습니다. 대외적으로는 '사람들과 접촉하는 것이 두렵다'는 것을 이유로 그의 능력을 높게 사고 의뢰가 들어오는 것에 대해 실제 게임 내 선택지에서도 '왜 하필 나인가'를 밥 먹듯이 이야기하며 불평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죠.
그래도 일단 의뢰를 수락했다면 '맞는 즉시 모든 것의 시간을 빠르게 돌려 노화시키는 비', '물건을 노리는 약탈자','BT가 생겨나는 것을 개의치 않는 테러리스트'라는 삼중고를 뚫고 신속 정확 안전 배송에 전념을 다합니다.
 

아무리 게임을 진행하더라도 능력이나 기술적인 부분이 강해지기보다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의 조작 숙련도만 올라가는 선에서 그치기 때문에 성장성 측면에서 한계가 명확하고 모든 장비와 탈 것이 결국엔 소모품이라서 수시로 자원을 소모하여 새로 제작해야 하며 결국 미션을 수행함에 있어서 중요한 건 물건 보호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샘이 죽는 것보다 넘어져서 물건이 파손되는 것이 두려운 괴이쩍은 진행 방식을 처음부터 끝까지 고수해야 합니다.
 
그렇게 고생을 해도 받는 사람들은 비대면으로 물건을 수령하고 끝일 뿐이지만 샘이 멋쩍은 미소와 함께 배송 결과에 대해 '좋아요'를 눌러달라고 엄지 척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면 도파민 터지는 전투의 즐거움이 없어도 그의 짠한 인생역정에 공감하고 데스 스트랜딩이라는 독특한 스타일의 게임에 푹 빠진 포터들이 어떻게 생겨나게 됐는지를 자연스레 이해할 수 있게 되죠.
그의 행적을 따라 조금씩 회복되는 세계와 인간의 '연결'이라는 주제의식 또한 제대로 마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샘 포터 브리지스'는 택배 업무를 수행하는 것만으로 세계를 구하는 것이 가능함을 증명한 산증인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신호현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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