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슨이 주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이하 NDC)'가 6월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판교 넥슨 사옥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진행된다. IP 확장과 기획·개발 노하우, 생성형 AI와 데이터 분석 등 게임 산업의 최신 트렌드를 화두로, 총 10개 분야, 49개 세션이 준비됐다.
국내 게임 시장은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 주류를 이룬다. 주 단위, 월 단위 업데이트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으며 다양한 이벤트와 소통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을 관리하고, 긍정적 시그널을 유지하려 노력해야 한다. 이렇듯 게임을 개발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야가 바로 운영이다. 넥슨의 운영 서비스 전문 기업, 넥슨네트웍스의 모바일 프로젝트 운영 담당자 정유진 과장이 NDC를 통해 8년 간의 노하우에 대해 전했다.

강연의 주제 Data-Driven 운영이란 게임 운영 과정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상황들을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하고 대응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먼저 이러한 Data-Driven 운영을 통해 고객이 게임 본연의 재미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도록 '문제 없는 게임 환경'을 제공하는 것에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넥슨네트웍스는 Data-Driven 운영 이전에도 게임 서비스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아무리 서비스 경험과 노하우가 쌓여도 본인들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점은 고객이 이미 불편을 겪은 후 또는 그보다 한참 뒤에 제공될 수밖에 없다는 한계에 봉착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고객이 부정적 경험을 해보기도 전에, 불편을 말하기도 전에 서비스 제공자가 먼저 인지하고, 먼저 해결한다면 어떨까? 넥슨네트웍스는 그간의 게임 서비스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사전에 준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즉, 고객의 입장과 감정을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에 더해 현재의 문제를 더 빠르게 인지하고 미래의 문제를 대비할 수 있는 Data-Driven 운영에 집중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사실 Data-Driven 운영을 위해서는 전직원의 데이터 활용 역량이 필요했다. 운영 직군은 게임 이해도가 높고, 고객과도 최접점에 위치한 직무다. 그런 웅영 담당자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게임 특성과 상황에 맞는 분석을 통해 정교한 인사이트 도출이 가능해진다. 각 조직의 경험과 시야에서 해석된 다양한 분석 관점이 모이고 공유된다면 당연히 문제 정의나 의사결정의 정확도가 올라가게 된다. 즉, 문제 없는 게임 환경 제공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과거 2022년 NDC 발표에서 1~2명의 데이터 활용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OUT OF BOX가 시작됐다고 발표한 바 있었는데 2025년 지금은 전 직원이 OUT OF BOX가 된 Data-Driven 운영이라는 주제로 다시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됐다고 그간의 성과를 공유했다.
그렇다면 Data-Driven 운영으로 게임 서비스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유저들은 일반적으로 게임 운영자의 역할로, 문제가 발생하면 공주해주거나, 업데이트 내용을 안내해주는 것, 불편을 겪어 찾아온 고객에게 도움을 주는 것을 떠올린다. 하지만 그는 Data-Driven 운영을 통해 운영자의 역할이 얼마나 확장됐는지, 변화했는지를 실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Data-Driven 운영으로 플레이 여정 관리가 가능해지고, 문제의 정의 방식이 바뀌고 게임 서비스의 불안 요소를 조기에 탐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먼저 고객의 경험 여정은 서비스 이용으로 느끼는 전체적인 감정을 뜻하는 경험과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상호작용하는 모든 단계를 뜻하는 여정을 합성한 것으로 고객의 불편 제보를 받고 경험에 대응하는 것에서 벗어나 플레이 전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고객 불편을 탐색하고 선제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하나의 활용 사례로 문제가 발생하는 패턴 데이터를 분석해서 고객이 특정 조건에 도달 시 자동으로 메시지를 발송하는 기능에 대해 설명하며, 무엇보다도 이 모든 과정을 운영자가 직접 데이터를 활용하여 구현했다는 점에 방점을 뒀다. 당연한 얘기지만 게임 안에서는 왕성한 활동이 일어나게 되므로 이 같은 데이터 활용 사례는 무궁무진하며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 가능 영역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확장 중에 있다고.
만약 누군가 고가치 장비를 의도치 않게 제작 재료로 사용하는 고객의 실수가 발생했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이것을 바라보는 2명의 운영자가 있다. A는 이러한 실수가 제보된 건수를 체크한다. B는 전체 유저를 대상으로 이러한 실수 발생 확률 및 게임 이탈 확률을 바라본다. 한 마디로 후자, 즉, 운영자 B 의 태도가 Data-Driven 운영을 활용하는 운영자의 태도다. 문제를 정의하는 방식의 변화가 이루어진 것. 이는 곧, VoC (고객의 소리) 한 건의 가치를 높이게 됐다.

뿐만 아니라 Data-Driven 운영을 통해 사냥 유지 시간이 짧은 고객의 가방을 분석해서 사냥의 불편을 초래한 것이 아닌지, 이탈 징후가 있는 고객의 특징을 수치화하여 데이터를 도출하거나, 시스템 푸시 메시지가 유효한지에 대한 분석, 실제 고객 이용률 데이터의 상관관계를 분석해서 콘텐츠 보상 밸런싱을 제안하기도 한다.
즉,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입장에서 실효성 있는 개선이 우선될 수 있게 방향을 제시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음은 서비스 불안 요소의 조기 탐지 영역이다. 게임의 콘텐츠들은 유기적인 관계로 이루어져 있어 하나의 문제도 조기에 대응하지 않으면 연쇄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특정한 문제가 영향력이 커질 수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문제를 조기에 확인할 수 있다면 고객 불편이 최소화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또한, 이는, 단순히 불편 사항 해결 뿐만이 아니라 게임이 문제없이 고객에게 잘 서비스되고 있는 상태인가에 대한 신뢰로 연결된다.

기존에는 전 프로젝트 공통으로 제공되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해 불편을 감지했다고 한다면, Data-Driven 운영을 통해서는 기존의 방식에 더해 각 게임에 맞는 서비스 불안 요소를 분류하고 탐지 체계와 알림을 운영자가 직접 구현할 수 있게 됐다.
Data-Driven 운영의 장점은 이처럼 많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전직원 데이터 활용 역량 온보딩 과정이다. 그는 첫째로 프로젝트 구분 없이 데이터 활용 경험을 전파했다고 소개했다. 프로젝트, 직책 구분 없이 누구나 자신의 경험을 전파하고, 이를 가감없이 받아들이는 문화를 만들었으며 이러한 공유한내용의 효과를 실무자들이 직접 체감하기 시작하고, 이는 다시 공유의 적극적으로 이어졌다. 이후로는 어떠한 장치 없이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환경과 체계를 갖춘 지점에 도달했다. 네트워크 이펙트가 일어나게 된 것.

다음은 이렇게 쌓인 경험을 체계화하고 전파에 용이한 교육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직무 역량 온보딩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교육의 주체는 신입사원이 됐다. 실제 앞서 만들어진 전문성 강화북의 선순환 운영을 신입사원들이 학습하고, 리뷰하고 이에 대한 보완점을 다시 실효성 있는 자료로 보완해나간 것.
세번째는 데이터 활용 업무의 표준화다. 당연하게도 Data-Driven 운영을 도입하며 개개인별 데이터 활용 역량의 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데이터 활용 역량이 조직 전체에 뿌리 깊게 내리기 위해서는 모두가 일정 수준의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했다. 서로의 역량이 연결되어야만 더 정교하고, 더 고돟화된 결과물 생성이 가능하기 때문. 이를 위해 필요한 데이터 활용 역량의 기준을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 필요했고, 업무 전반에 적용하기 위한 체계를 만들게 됐다.
즉, 데이터 역량과 업무의 표준화를 통해 담당자는 표준화된 내용을 기준으로 데이터 역량 내재화가 가능하고, 각 프로젝트에 맞는 결과물을 생성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각 프로젝트 적용 과정에서 더 고도화된 활용 사례가 있다면 이것이 다시 전파되고, 전파된 내용은 다시금 새로운 사례의 표준화 여부를 검토하고 보완하는 작업을 거쳐 다시 표준화가 된다. Data-Driven 운영의 지속 가능성을 견고화하게 된 것이다.

분명 많은 변화를 이루어냈지만 그는 이러한 Data-Driven 운영의 결과가 어느 수준에 올라섰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 부분은 자신들이 판단할 수 없다며 고객이 변화를 체감하는 순간까지 기반을 더욱 다지고 완성도를 높여 나가야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Data-Driven 운영에 정성적인 의미만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하는 일의 가치를 증명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며, 이러한 Data-Driven 운영에 따른 네트워크 이펙트가 회사 전체 모든 협업 조직으로 확장된다면 머지 않아 고객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받게 될 것이고, 자신들의 최초 지향점 도달은 물론 더욱 고도화된 Data-Driven 운영의 모습을 소개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히며 강연을 마쳤다.
[김규리 기자 gamemkt@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