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가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모바일 야구 게임 '컴투스프로야구V25(이하 컴프야V25)'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컴프야V25 이용자들은 게임사의 운영에 불만을 제기하는 성명문을 내고 트럭 시위를 위한 모금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컴투스는 이용자들과 소통이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한편, 개선 의지를 피력하면서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트럭 시위 모금은 일부 유저의 '랭킹 챌린지' 콘텐츠 어뷰징 행위에 대한 제보가 트리거가 됐다. 랭킹 챌린지는 다른 이용자와 시뮬레이션으로 경기가 진행되고 등급과 순위 결과에 따라 보상이 차등 지급되는 콘텐츠로, 어뷰징 의혹을 제기한 이용자들은 특정 유저가 다수의 계정을 동원해 고의적으로 전력이 약한 투수로 교체해 패배하는 방식으로 어뷰징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컴프야V25 개발진은 상위 랭킹 유저 다수에 대한 전수 조사에 돌입했으며 지난 4일 공식 커뮤니티 공지사항을 통해 전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컴프야V25 측은 "어뷰징에 해당하는 고의적인 패배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는 공식 답변을 내놨다.
컴프야V25는 랭킹 챌린지의 어뷰징, 즉 고의적으로 조작해 전력을 약하게 만드는 행위는 ▲매칭 후 선발 투수를 약한 투수로 고의적으로 교체하는 경우 ▲매칭 후 라인업을 전력이 약한 선수로 고의적으로 교체하여 전력을 약화하는 경우 ▲세트덱 효과를 조정해 고의적으로 전력을 약화하는 경우 ▲중계 투수 로테이션을 조정해 고의적으로 불리한 상황을 만드는 경우 ▲타순을 조정해 약한 선수들을 중요한 타순에 배치하는 경우, 이상 다섯 가지 사항에 해당하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전수 조사에서는 상위권 유저 중 낮은 전력으로 라인업을 변경하는 경우는 발견되었으나, 해당 라인업으로 실제 수비 경기는 진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라인업을 변경하는 상황에서 공격을 당하는 경우는 해당 플레이가 일회성인지, 갱신 이후에 라인업 수정이 이뤄졌는지, 그리고 두 유저가 유사한 플레이 패턴을 보이는지 등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어뷰징 여부를 재검증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어뷰징 전수 조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랭킹 챌린지 최상위권에서는 유저의 미세한 전력 차이로 승부가 발생하는 만큼, 전수 조사 기준이 모호하다고 말하고 있다. 일부 유저는 실제로 어뷰징을 시도하는(고의적 패배를 노리는) 계정을 목격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처럼 어뷰징 전수 조사에 대해 이용자들이 의구심이 가지는 까닭은 이전에도 비슷한 논란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랭킹 챌린지 콘텐츠에서 일부 유저가 고의적으로 승리를 몰아주는 어뷰징을 시도했으며, 그 결과 부정 행위에 해당하는 이용자에 '게임 이용 제한 7일(1차) 및 부당 이익 회수'가 이뤄졌다.
어뷰징 이용자의 제재 조치에 대해 ▲어뷰징 가담 기간 및 악용 횟수 공개 ▲추가적인 어뷰징 계정 조사 ▲피해자에 대한 보상 대책 마련 ▲어뷰징 행위 방지 위한 규제안 도입 및 제재 수위 변경 등을 요구하면서 많은 이용자가 무과금 운동을 전개하겠다는 뜻을 전했으며, 실제로 클럽 단위로 운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아울러 어뷰징 유저에 대한 게임 이용 제한 7일은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비판했으며, 과거 부정 행위 이용자에 대한 제재 수위가 다르다는 점도 꼬집었다.
컴프야V25의 이용자들이 트럭 시위 모금 및 무과금 운동을 진행한 데에는 비단 어뷰징 논란 때문만은 아니다.
이용자들은 성명을 통해 과금을 유도하는 업데이트와 이용자 니즈가 반영되지 않은 페이스 온 및 특이폼 업데이트, 팀별 및 스킬 밸런스 불균형, 점차 상승하는 진입장벽 등을 추가 개선해야할 부분으로 지적했다.
즉, 이용자들이 컴프야V25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하는 것은 소통의 부재 속 이뤄지고 있는 일방적 운영인 셈이다.
이에 대해 컴프야V25 측은 게임의 개발 방향성과 향후 콘텐츠 개선 방안, 그리고 적극 소통 등 대대적인 변화를 약속했다.
먼저 개발 방향성과 관련해 낮은 획득 난이도와 카드 종류 및 수량의 한계로 이용자들의 덱 구성이 획일화되는 현상이 발생했고, 다양한 덱 구성을 통한 재미를 제공하고자 선수 풀을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카드가 증가함에 따라 획득 난이도가 자연스럽게 상승했는데, 이를 개선하고자 안전 강화 레벨 상승, 강화 및 한계 돌파 스텝업 이벤트 진행하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변경된 게임 개발 방향성에 대해 이용자들에게 사전에 설명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용자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신규로 유입된 이용자들이 게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마련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대표적으로 기본 골든글러브 카드의 양적, 질적 상향 및 교환 시스템, 특정 골든글러브 카드의 저격성을 높이는 연도 영입 시스템 등이 있다.
아울러 향후 적용 예정인 신규 골든글러브 획득 시스템에서는 1.5티어, 혹은 2티어 수준의 카드를 획득할 수 있도록 하며, 조합 포인트 시스템 등 카드 획득 난이도를 낮추기 위한 콘텐츠도 준비하고 있다.
콘텐츠 개선에 대한 노력도 이뤄진다. 포지션 특훈의 난이도를 완화할 수 있는 스텝업 이벤트와 각종 보상 개선을 진행한다. 추가로 포지션 특훈과 관련된 개선 방안을 다방면으로 검토하는 중이다.
2주 간격으로 업데이트 되는 특이폼과 관련해서는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신중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수의 경우 투구폼에 대한 영상 및 이지미 자료 검토 후 셋업부터 투구 후속 모션까지 체크하고 제작에 돌입한다. 또 제작 시에는 선수 출신 액션 배우를 통해 모션 캡쳐를 진행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또 특이폼이 특정 팀에 편중되지 않도록 제작 수량을 검토해 제작하며, 인지도가 낮은 선수가 먼저 추가되는 경우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용자들이 특이폼에 대해 많은 관심과 기대를 가지고 있는 만큼 더 많은 선수들의 개성이 담긴 특이폼을 구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개선 방향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훈련 성장 재분배와 잠재력 재설정 진행 시 동일한 결과가 반복적으로 등장하지 않도록 업데이트를 준비중에 있으며, 선수들의 핫/콜드 존 오류는 선수 데이터 작업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 빠르게 수정할 것임을 약속했다.
많은 이용자가 컴프야V25에 성토하는 이유는 일방적인 소통, 즉 소통의 부재이다. 3차 영입 전용 시그니처 카드의 영입 확인서 수량 증가 및 일부 이벤트 보상 지연 지급 등 상세한 안내와 설명없이 진행된 점에 대해서는 동일한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내부적으로 검토 및 보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또 매크로식 답변에 대해서도 이용자들이 보다 만족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컴프야V25는 이용자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긴밀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소통 방식을 개선하고, 중요한 업데이트 사안은 충분한 설명과 함께 사전에 안내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와 더불어 랭킹 챌린지를 포함한 모든 콘텐츠에서 승패를 조작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어뷰징 행위에 대해서는 최소 30일 정지, 최대 영구제재 조치를 진행하는 등 강경 대응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이용자에게 사죄의 뜻을 전하고 긴밀한 소통 및 콘텐츠 대대적 개선 등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 컴투스프로야구V25, 이용자와의 약속을 착실히 이행하면서 다시금 민심을 되돌릴 수 있을지 지켜봐야할 부분이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