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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조선통신사] 기대를 실망으로, '이름값' 못한 게임들

성수안 기자

기사등록 2023-03-25 10:00:56 (수정 2023-03-25 10: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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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임이 명작일 수는 없습니다. 모든 게임이 게이머에게 재미를 주진 못하죠. 많은 게이머가 자기 취향에 맞는 게임, 자신만의 명작을 찾기를 원하지만, 모든 유저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진 못합니다. 그래서 게이머들은 조금이나마 재밌는 게임을 찾기 위해 뛰어난 전작, 유명 개발자, 규모가 큰 게임사 등 게임계에 알려진 명성, 즉 '이름값'을 고려합니다. 훌륭한 작품을 출시한 경험이 있다면 다음 신작의 완성도도 높을 것이란 믿음 때문이죠.

그러나 이런 명성도 신작의 완성도를 완벽하게 보장해 주진 못합니다. 그중에서는 명작이라고 칭송받는 게임을 리메이크나 리마스터해서 기본 게임은 똑같거나 비슷한데도 원작 게임에 한참 미치지 못한 평가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시리즈가 끝나면 다행이고, 불행한 경우 개발자의 경력이 끝나버리거나 게임사가 휘청거릴 수도 있죠.

이번 조선통신사에선 드높은 명성에도 불구하고 한껏 부푼 기대감을 실망으로 바꾼 이름값 못한 게임들을 모아봤습니다.

■ 포스포큰, 광활하고 허전한 AAA 오픈월드

포스포큰은 누가 뭐라고 해도 PS5의, 스퀘어 에닉스의, 그리고 올해의 최고 기대작 중 하나였습니다. 파이널 판타지 XV를 개발한 타바타 하지메가 DLC 개발도 취소하고, 신규 개발사를 만들어 신작 AAA 타이틀을 만든다고 하는데 그 어떤 게이머가 기대를 안 할 수 있을까요? 화려한 마법이 난무하는 오픈월드 게임이라니... 명성을 차치하더라도 콘셉트와 트레일러만으로도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사전 체험판에서 보여준 질 낮은 최적화, 타격감을 느낄 수 없는 전투, 몰입을 방해하는 조작 등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더니 결국 정식 출시 후 전문가와 게이머 양쪽에게서 외면 받는 게임이 되었습니다. 체험판에서 보여준 문제점은 그대로인데 여기에 매력이 떨어지는 캐릭터들, 납득하기 힘든 스토리, 숫자만 채워 넣은 듯한 퀘스트 구조 등 더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습니다. 

결국 한국에선 출시 일주일 만에 PS5 패키지 제품이 50% 덤핑되는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던 명성을 업은 AAA급 게임이 일주일 만에 50% 덤핑될 정도니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그 게임성을 미루어 짐작케 만들고 있습니다.

■ 발란 원더월드, 아이가 하기에도 유치한 깊이 없는 게임

발란 원더월드는 소닉의 아버지 나카 유지가 개발한 게임입니다. 소닉의 아버지가 오랜만에 만드는 게임인 만큼 관심이 모였고, 세가를 떠나 스퀘어 에닉스에서 만드는 첫 게임이라 더 주목받은 게임이죠. 나카 유지는 인터뷰에서 발란 원더월드는 스퀘어 에닉스가 준 마지막 기회고, 평가가 나쁘면 마지막으로 만든 게임이 될 것이라고 밝혔을 정도의 각오를 보였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가장 문제는 그냥 재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소닉의 아버지답게 플랫포머 형식으로 만들었지만, 그 구성이 지나치게 단순하고, 핵심 시스템인 의상은 유치한 디자인에 기능도 한정적이라 수집 욕구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합니다. 게임은 의상을 교체하면서 고유 기능을 사용해 진행할 것을 요구하는데 그 기능을 쓸데없이 나눠놔서 필요한 의상이 없다면 이미 지나온 지역으로 돌아가 의상을 가져와야 하는 귀찮은 작업을 해야 합니다. 성의 없고 생각 없는 게임 구조 덕분에 게임을 하면 할수록 의욕이 사라집니다. 보스전 후에 갑자기 등장하는 춤사위는 어이까지 사라지게 만들죠.

결국 나카 유지는 스퀘어 에닉스를 퇴사하게 되었고, 약 1년이 지나서 SNS를 통해 자신이 개발에서 배제되었고, 흥행 실패의 책임을 전가 당했다는 글을 올립니다. 어디까지나 나카 유지의 일방적인 주장이고, 스퀘어 에닉스는 무시로 일관했기 때문에 진실을 알 수 없지만, 2022년 말 나카 유지가 스퀘어 에닉스 퇴사 전 내부자 거래로 주식을 매입한 혐의로 체포되면서 게이머들에게 개발 권한이 있었다고 해도 게임을 살리지 못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GTA: 트릴로지 - 데피니티브 에디션, 개선 아닌 개악이란 이런 것

그랜드 태프트 오토, 즉 GTA 시리즈는 놀라운 자유도를 선사해 많은 게이머에게 사랑받아온 시리즈입니다. 특히 범죄 행위에 대해선 그 어떤 게임보다 높은 자유도를 부여해 게이머들이 각종 범죄 행위를 마음껏 체험해 볼 수 있죠. 그래서 수많은 오픈월드 게임이 출시되는 지금도 게이머를 열광시키고 있습니다.

어떤 'GTA가 최고의 GTA인가?'라는 질문에는 많은 답이 있지만, 'GTA 3와 바이스 시티, 산 안드레스는 명작이다'라는 명제는 부정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3D GTA의 첫 작품인 GTA 3, 매력적인 캐릭터를 보여준 바이스 시티, 그리고 시리즈의 집대성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산 안드레아스까지 세 작품은 시리즈를 넘어 게임계에 큰 충격과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리고 이 세 작품이 리마스터 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GTA 6이 아니라는 사실에 실망하면서도 명작이 돌아온다는 사실에 환호하는 팬들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GTA: 트릴로지 - 데피니티브 에디션은 원작의 명성에 먹칠을 넘어 세상 가장 더러운 것을 모아 도배하며 완벽하게 망쳐놓았습니다.

문제점? 이 게임이 출시된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래픽, 사운드, 최적화, AI, 물리엔진, 버그, 가격까지 그 무엇 하나 게이머들의 기대에 충족한 것은 없었습니다. 가뜩이나 GTA 5 우려먹기로 신물이 난 팬들에게 GTA 6 대신 준 것이 처참한 수준의 게임이라 락스타 게임에 대한 여론은 수직 하락했습니다. 

■ 오투잼 온라인, 추억을 부관참시

O2Jam, 오투잼은 한국 대표 온라인 리듬 게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게이머에게 사랑받은 작품입니다. 약 10년의 서비스 시간 동안 날아라 까치야, 유령의 축제, 크리스마스의 기억 등 많은 명곡을 보여줬고, 다른 리듬 게임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리고 스팀을 통해 오투잼 온라인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온 추억의 게임은 그냥 미쳤습니다.

오투잼 온라인의 문제점을 지면에 적으려면 저는 페르마가 되어야 합니다. 여백이 부족할 정도니까요. 이 게임은 출시 당일부터 수많은 버그를 보여주고, 시대를 역행하는 BM으로 추억을 되새기기 위해 몰린 게이머들을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리듬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곡 싱크는 당연하다는 듯이 어긋나 있고, 이해할 수 없는 프레임과 해상도 제한, 모바일을 단순이식해서 생기는 키보드 사용 불가 문제, 제목은 온라인이지만 어떤 멀티 기능도 없음. 거기에 원작 오투잼도 유난히 비싼 곡 해금비로 악명이 높았는데 오투잼 온라인은 한 술 더 떠서 기간 한정 구독 상품으로만 해금곡을 제공해 모두의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그리고 이 월정액은 출시 후 일정액으로 결재되는 버그가 보고되는 등 총체적 난국이었습니다.

많은 유저의 추억을 자극하며 기대 속에서 출시된 오투잼 온라인은 결국 출시 당일 압도적으로 부정적 평가를 받게 됩니다. 오투잼의 이름을 달았지만, 경쟁 게임인 EZ2ON REBOOT : R의 오투잼 컬래버레이션 DLC가 오히려 완벽한 오투잼에 가깝단는 평가를 들으며 이름값을 완벽하게 망친 게임이 되었습니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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