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세종대왕도 강추할 '아키에이지'의 한글사랑](https://www.gamechosun.co.kr/dataroom/article/20151008/129139/41.jpg)
매년 10월 9일이 다가오면 TV, 신문, 인터넷 등 수 많은 매체들이 약속이나 한 듯 한글과 우리말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강조한다. '가장 과학적인 글자', '찌아찌아족 한글 수출', '외국인도 5분만 배우면 자기이름 정도는 쓰는 손쉬운 글자' 등 나오는 얘기들도 매년 비슷하다.
예능에선 '외래어를 쓸 때마다 벌칙 받기' 미션을 수행하고, 인터넷에선 '다솜', '미리내'같이 어감이 좋은 우리말을 소개하며 많이 사용되야 한다고 강조한다. 뉴스를 틀면 전국각지에서 일어나는 한글 관련 행사가 머릿기사로 소개되고 광화문의 세종대왕 동상도 화면에 비춰진다.
한국인으로서 우리말을 많이 사용하자는 취지의 내용들은 너무나 반가운 일이지만 9일이 지나면 이 모든 것이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매년 비슷한 메아리만 계속될 뿐 상황이 달라지진 않는다. 약간의 경각심으로 바꾸기엔 우리는 똑같은 뜻을 가진 외래어와 한자어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미리내 보다 은하수'가, '깜냥 보다 스펙(specification)'이 익숙한 세상 속에서 살고 있다. 언어는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될 때 비로소 언어가 된다. 말 그대로 많이 듣고, 보고, 사용할 수록 익숙한 단어가 된다.
한 번의 강력한 외침보다 시나브로 익숙해져야 비로소 '세상에 널리 쓰이는 언어'가 된다는 의미다.

그런 면에서 XL게임즈(대표 송재경)의 아키에이지는 한글이라는 취지와 가장 어울리는 게임이라 말할 수 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기획팀은 순우리말과 한글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원칙이 있다. 우리가 스스로 우리말을 어색하다고 생각하면 누구도 우리말을 사용하지 않을테니까'라고 밝힌 바 있는데 말 그대로 순우리말과 한글을 사용하려 한 흔적을 많은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아키에이지에는 스킬, 버프, 레시피는 없고 기술, 축복, 제작법만 있다. 그 외에도 저녘어스름, 별의별일, 날틀, 귀띔말 등 순우리말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이 단어들은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어느새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된다.
시나브로 익숙해지니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을까? 적어도 잠깐 외치다 사라지는 메아리보다 훨씬 의미있을 것이다.

한 때 모방송국에서 '지금은 거의 쓰이지 않는 순우리말을 어린 세대들의 뜻풀이를 보고 맞추는 퀴즈'를 예능 형태로 방송한 적이 있다. 이는 재미있으면서도 유익한 내용을 담아 좋은 평가를 받았고 '모르쇠', '어깃장'같은 순우리말을 실생활에서 사용하게 만들기도 했다.
기자는 한글날을 앞두고 갑자기 이 방송이 생각났고 이내 아키에이지로 생각이 옮겨졌다. 이것이 아키에이지 기획팀의 의도라면 적어도 기자한테는 순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어필하는데 성공한 셈이다.
마음대로 예상하건데 세종대왕님이 게임을 즐겼다면 틀림없이 아키에이지에 '으뜸'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으리라 생각된다.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