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자들 사이에서 웹젠이 '썬 리미티드(이하 썬)'의 국내 서비스를 접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들이 나오곤 하는데 그런 소리는 이미 수년전부터 계속 있었습니다. 물론 '썬'이 국내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건 저희도 잘 알죠. 허허. 그러나 지금의 글로벌게임 '썬'을 있게 한 뼈대는 바로 한국시장입니다. 이런 애착 때문에라도 우리는 절대 내수시장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오랜만에 긴장감이 몰려 왔다. 국내시장에서 '비운의 게임'으로 기억되고 있는 타이틀의 개발자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어떤 말을 어떻게 건네야 할 지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러나 실제로 만나 본 웹젠 '썬'의 송영덕 기획팀장과 조흥래 그래픽 팀장의 표정과 말투에는 기자의 예상과 다른 여유로움과 자신감이 묻어 났다.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자가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다는 게 그들의 개발신조라는 것.
웹젠에 6~7년 이상 몸 담고 있는 그들은 '썬'의 역사와 함께해 온 산증인과도 같은 인물들이다. 국내에서 만 6년을 채운 장수게임 '썬'의 흥망성쇠를 모두 지켜본, 그야말로 '살아 있는 역사'다.
특히 '썬' 개발팀은 온라인게임의 본토인 국내시장에서의 재기를 위해 올해 초 '라이징 썬'이라는 모토를 발표한 뒤 매분기마다 꾸준한 대형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의 게임개발 일정이 자로 잰 듯 딱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비주류게임 '썬'의 지속적인 대규모 콘텐츠 추가는 국내시장에 대한 개발팀의 진정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 잊혀진 게임? '6년 장수게임'…매분기 대형 업데이트 '눈길'

"연말에 다음 1년 동안 업데이트할 로드맵을 사전에 짜둔다"고 운을 뗀 송영덕 기획팀장은 "적은 개발인원으로 주기적인 업데이트를 진행하다보니 어려움이 많다"며 "이렇게 말하면 형식적인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이용자들과의 약속을 지킨다는 신념으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5일 '썬'에 찾아온 새로운 손님 '미오족' 역시 이러한 노력의 산물이다.
미오는 올해의 마지막 대형 업데이트 일환으로 추가된 신규종족으로, 8등신 캐릭터가 주를 이루는 '썬' 최초의 단신형 캐릭터. 기존 부족들의 절반 가량에 해당하는 작은 체형과 귀엽고 어린 외모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공개 전부터 이용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국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미오족 테스트서버를 운영했을 당시, 중국 등 해외이용자들까지 몰려 해외 동영상 전문사이트에 테스트 영상이 업로드되는 등 큰 관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4년만에 추가된 신종족 '미오'는 기획단계에서부터 성별이 '여성'으로 확정됐었다고 한다, 기존 버서커, 드래곤 나이트, 발키리 등 5개 종족의 성비가 남성 3개, 여성 2개로 구성돼 있어 신규종족은 여성으로 개발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조흥래 그래픽 팀장은 "기존의 '썬' 스타일과 달리 어린 여자아이의 느낌을 주고 싶었다"며 "그런데 어린아이에게 썬의 코스튬을 입힐 순 없이 깨문에 십대의 외모를 갖고 있지만 실제로는 나이가 많은 종족이라는 설정을 부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기획당시 이용자들이 '테라'의 엘린과 비슷한 느낌을 받을까봐 걱정을 하기도 했다"면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썬'의 미오는 신체 특정부위를 강조한 모습이 아닌 실제 사람의 비율과 비슷하도록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조흥래 그래픽팀장(좌)과 송영덕 기획팀장
옆에서 듣고 있던 송 팀장이 부연해 설명했다.
송 팀장은 "신규 종족을 비롯한 다양한 신규 콘텐츠 추가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놀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온라인게임에 있어 중요한 요소"라면서도 "그러나 '장수게임'의 특성상 저레벨 이용자들이 게임 초반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최적화하는 작업은 매 업데이트마다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중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덧붙여 "고레벨 이용자들의 이탈 방지와 신규 이용자들을 잡아둘 수 있는 파워를 쌓아 나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양쪽 이용자간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저레벨 구간에서의 퀘스트와 미션의 난이도를 낮추거나 일정구간까지 무기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의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로 이 같은 꾸준한 업데이트와 이용자간 밸런스 유지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올드게임 '썬'을 지금까지 지탱해 준 원동력이 된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내시장에서 '썬'의 입지는 약한 편이다. 2006년 론칭 당시만해도 '그라나도에스파다', '제라' 등과 함께 3대 온라인게임 대작으로 분류되며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았지만 흥행에 참패, 국내에서는 잊혀진 게임으로 인식돼 온 것이 사실이다.
도대체 어떤 이유로 '썬'에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실제 '썬'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액(30억4100만원) 가운데 약 85%는 일본,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 벌어 들이고 있을 정도로 국내시장에 대한 비중은 낮다.
이에 대한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송 팀장은 "계속해서 수익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국내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과거에 비해 국내 이용자 수가 줄어든 것은 맞지만 내려 놓을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국내 서비스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했다.
조 팀장 역시 "약 9년전에 개발에 착수한 '썬'과 최근에 등장하고 있는 개발비 400억~500억원대의 대작들을 비교하면 당연히 차이가 있다"며 "그러나 그외의 MMORPG들과 견줬을 때는 그래픽, 타격감 등 다양한 부분에 있어 크게 뒤쳐지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 끊임 없는 고국 사랑…"한국은 글로벌 버전의 뼈대"
'썬'의 국내시장 도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들의 말을 빌자면 '앞으로 1~2년 서비스하고 종료할 게임도 아니기 때문에' 기존의 불편했던 점들을 지속적으로 수정해 나가겠다는 각오다.
"오랫동안 생존해 있는 게임이 바로 잘 만든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꾸준하게 사랑해주는 이용자가 있기 때문에 오래 버틸 수도 있는 거겠죠. 우리는 아직까지 한국시장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계속해서 이용자를 늘려나가는 게 목표입니다. 1~2년 서비스하고 접을 것도 아닌데 잘못된 시스템들은 지속적으로 바꿔 나가야죠. 더욱 달라질 '썬'의 모습을 기대해주십시오."

[류세나 기자 cream53@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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