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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광호 교장이 말하는 국내 유일 게임 특성화 고등학교의 꿈(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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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게임과학고등학교가 게임산업의 세계적인 인물이 되길 희망하는 학생들의 배움터가 되길 원합니다.”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게임 특성화 고등학교인 한국게임과학고등학교의 정광호 교장이 최근 게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이 학교의 필요성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예술, 애니메이션, 방송, 외국어, 요리 분야의 특성화 학교가 아닌 게임이 특별한 교육을 필요로 한다는 점은 우리 교육 현실에서 오히려 어색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정 교장은 이 같은 편견에 대해 예술이든, 게임이든 그 분야에 꿈을 갖고 성장하고 있는 청소년을 이끌어주는 게 바로 교육자가 해야 할 역할 아니냐고 반문한다. 

게임조선이 만난 정광호 교장의 모습에선 오랜 교육자로서의 관록과 여유가 느껴진다. 반면 인터뷰 내내 '게임 교육'이란 외길을 고집해온 교육자의 이념도 느낄 수 있었다.

▲ 한국게임과학고등학교 정광호 교장

◆ 국내 최초이며 유일인 게임 특성화 고등학교, 탄생 배경은?

게임고 설립 계기에 대해 묻자, 정 교장은 게임고 설립 전 국내 게임시장의 상황을 회상했다.

1996년 정 교장이 중부대학 학생처장이었을 당시, 당구가 아니라 게임을 하느라 학교를 안 오는 학생들이 생겨났다. 정 교장은 그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라도 게임을 알아야겠다, 하고 그때 유행이었던 오락실을 조사해봤고, ‘이거야 말로 아이들이 한 번 빠져들면 나오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후 1997년 IMF가 닥치면서 전국 곳곳에 PC방들이 생겨났다. 그런데 아이들이 PC방에서 즐기는 것이 대체로 외산 게임이었다.

이것을 본 정 교장은 게임을 산업으로 육성하면 어떨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고도화된 기술 산업이자 자동화가 불가능한 노동집약적인 산업인 게임은 국내 환경에 매우 적합했고, 청소년들을 위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냄과 동시에 수출을 통해 국가 경제에도 이바지할 수 있었다. 게다가 게임은 환경을 해치지 않고도 발전 가능한 녹색산업이었다.

고민 끝에 정 교장은 교수로 재임 중이었던 중부대학에서 ‘컴퓨터게임’이라는 교양과목을 신설했다. 학교에서는 당연히 반대했지만 학생처장으로써 계획을 강행했다. ‘컴퓨터게임’ 과목은 수강신청 첫날 오전에 250명 정원이 모두 마감될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는 그 수업에서 아이들에게 게임산업의 비전에 대해 강의했고, 매 시간 게임체험 후 리포트를 작성하는 과제를 내줬다. 내심 학부모들이 ‘학점을 얻으러 PC방에 간다’는 걸 반대할 까 걱정했지만, 의외로 한 학기 내내 항의 전화는 한 통도 없었다. 학생들도 과제를 게을리 하지 않고 많은 게임들을 체험하고 왔다.

이때 그는 청소년들이 게임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걸 느꼈다. 또 게임 산업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가능하다는 확신도 얻을 수 있었다.

◆ 왜 전북 완주의 산 속에 학교를 세웠나

이후 정 교장은 게임을 국가 기간 산업으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한국게임학회를 설립했고, 2대까지 회장을 역임했다. 게임 산업이 발전하기 시작하면서 생겨났던 관련 학과나 과정에 보다 전문적인 교수들이 필요했고, 더 많은 게임 전문 교육 과정이 생겨나기 위한 활로를 찾아야 했다.

하지만 주변의 시선은 냉담했다. “저 사람 교수 되더니 이상해졌다”는 소리를 듣기 일쑤였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60세가 되기 전까지 남은 시간을 국가와 게임에 투자하겠다’고 결심했다.

학회 활동을 진행하며 정 교장은 초기 게임사 개발자들의 나이가 20대 후반이었고, 학력도 낮은 경우가 많다는 점을 알게됐다. 남성들은 군대를 가야 했고, 취업을 준비하다 보면 창업이 늦어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게임은 영화처럼 여러 전공자가 필요한데, 국내에서는 프로그래머만 있으면 되는 줄 아는 경우가 많았죠. 그러다 보니 이미 생겨난 게임학과도 완전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더 빠른 시기에 공부를 시작할 수 있는 게임 특화 고등학교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마음 맞는 교육자들과 함께 학교 건립 추진회를 만들고, 2002년 학교법인 ‘성순학원’을 낸 뒤 2004년 부모님의 농지였던 전북 완주의 한 터에서 개교했다.

사실 게임고를 경기도에 짓는 것도 권고 받았었지만, 자력으로 학교를 짓기 위해 지금의 위치에 학교를 지었다. 언젠가 들었던 “이 자리는 큰 인물이 날 명당”이라는 말이 실현되기를 꿈꿨다.

◆ 게임고의 교육과정은?

현재 게임고는 게임프로그래밍, 3D애니메이션, 콘텐츠기획, 사운드디자인, 기능성게임, e스포츠 등 6개 전공과 정규 고등 교육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중 e스포츠학과는 프로게이머들이 학교를 중퇴하지 않고도 선수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개설된 학과다.

게임고의 인재상은 ‘게임을 좋아하고, 평생을 게임과 함께 즐기길 원하는 사람’이다. 게임프로그래밍은 수학과 과학, 3D애니메이션은 미술과 캐릭터 디자인, 게임음악은 작곡, 기능성게임은 손재주, e스포츠는 다양한 게임을 경험하며 평가하길 좋아하는 소질을 각각 필요로 한다.

게임고 학생들은 각자의 반에서 고등학교 정규수업을 들은 뒤, 오후부터 전공 수업을 듣는 방식으로 교육 받고 있다. 학생들이 게임 개발을 경험할 수 있는 노하우를 쌓는 한편, 진학에도 미진하지 않도록 정규 수업 또한 충실히 가르치는 것.

특히, 전교생에게 음악과 체육수업을 정규과목으로 포함하고 영어, 중국어, 일어 등 외국어 수업을 강조하고 있다.

정 교장은 게임고의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성’, 둘째로 ‘외국어 능력’, 셋째로 ‘게임’이라고 설명했다.

“큰 사람이 되려면 나눔과 배려가 필요합니다. 우리 학생들이 연봉만 보고 이직하는 경우가 허다한 게임업계에서 의리를 지키며 정당하게 벌고 주어진 환경에 맞게 잘 적응하며 사회에 봉사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또, 아무리 게임을 잘 만들어도 외국어를 못해선 안됩니다. 각국에서 아이들이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해야 그들을 위한 게임을 잘 만들 수 있습니다. 세계 시장의 관점을 한국이 잘 꿰뚫을 수 있도록, 세계 게임시장의 허브가 한국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아이들을 미국 뿐 아니라 중국, 일본으로도 보내고 싶습니다.

그 다음이 게임입니다. 여섯 개 전공 중 하나를 선택해서 원하는 것에 매일 15시간을 ‘올인’해보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생각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을 갖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교사들 또한 기술과 동향이 빠르게 변화하는 게임 산업 특성에 맞춰 계속 공부하고 있다. 정규발령 받은 교사진들은 낮에, 게임 전문 교사진들은 오후에 각각의 분야를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현행법상으로 고등학교 교사들은 18시간 수업하도록 돼 있어 연구개발할 시간이 부족합니다. 학교 옆에 이모션이라는 게임사를 만들어서 낮에는 연구개발을, 저녁에는 학교에서 강의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 게임고의 성장을 가로 막는 몇 가지 고민

정 교장은 게임고가 세계적으로도 게임 개발을 잘 가르치는 학교라고 자부한다.

지금까지 게임고 학생들은 학교에서 한 기획으로 외국 유학도 가고, 대회 수상을 통해 좋은 4년제 대학교에 진학해왔다. 또 그들에게는 스마트폰 게임 개발 전공이 없는데도 상용화 애플리케이션도 척척 만들어 낼 만큼 기술도 보편화돼 있다.

하지만 정 교장에게도 몇 가지 고민이 있다. 먼저 학교에 대한 정부지원이 어려워 학생들에게 보다 나은 환경을 제공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임고는 특성화 고교이다 보니 일반적인 고등학교와 교육과정이나 환경이 달라 정부지원을 받기가 어려운데, 이 때문에 게임에 특화된 교육과정을 포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게임을 좋아하는 것과 만드는 건 다릅니다. 게임은 워낙 고급 기술이고 폭넓은 지식을 요구하기 때문에 인문계보다 더 많은 공부를 해야 합니다. 우리 학교는 여러 과목을 다 잘하지 못하고, 게임고가 아니었다면 문제아가 됐을 수도 있었을 아이들의 잠재적인 소질을 발굴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소질을 인정받으며 자신감을 얻고, 더 큰 인물로 자라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버려진 주옥 같은 인물들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은 거의 기적이라 할 만큼 많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정부가 이 학교를 좀 더 적극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임고 졸업과 함께 창업하는 것을 최대한 지원하고 있지만, 학생들을 대학에 보내고 싶은 마음도 간절하다. 하지만 대학 교육과정에 대한 걱정도 뒤따른다.

“우리나라에는 게임고에서의 교육을 이어가게 해줄 수 있는 수단이 없습니다. 아이들이 대학교에 진학하면 다 배운 C언어를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합니다. 그래서 학교측에서라도 대학 과정을 만들어주고 싶어서 사이버대학교 신청을 여러 번 했지만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게임사로부터 학교 운영에 도움을 받거나 졸업생들이 게임사에 취업하는 것에 대해 협조를 구한적이 없는지 물었다. 그러나 그는 “게임사에 한 번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딱 잘라 말했다.

정 교장은 국내 유수의 게임사들이 성장해가는 과정을 게임고 설립 전부터 지켜봐 왔지만, 그들이 더 성장하기를 바랐을 뿐 손을 벌리지는 않았다. 국내 게임사들이 세계시장에서 더 명성을 떨치고 확고한 입지를 만들어가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도움을 바라고 싶은 마음은 컸지만 때를 기다렸던 것.

“이제는 우리가 게임회사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게임사와의 교류를 통해 그들이 원하는 것을 충족해주고, 우리 학생들에게 더 좋은 교육여건으로 가르침을 줄 수 있도록 상생하고 싶습니다. 어떤 조건으로 할 지를 고민하고 있죠.”

◆ 한국게임과학고등학교의 목표와 비전

한국게임과학고등학교는 학생들의 취업 및 창업을 위한 몇 개의 부설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먼저 ‘청소년게임창업센터’를 통해 졸업생들이 본격적인 게임 업계인으로서 활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2학년 때부터 5인조 팀을 구성해 게임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우수 팀원들이 회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사업자등록부터 초기 사무실 지원까지 기틀을 다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앱창작터’는 학생들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및 출시하는 작업을 함께하는 기관이다. 실제 재학생이 학교 홈페이지를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들어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할 만큼 실력을 갖고 있고, 학교 측에서는 정부 사업과 연계해 학생들이 업계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도록 돕고 있다.

‘청소년게임중독예방치료연구센터’는 청소년들이 게임에 지나치게 몰입하지 않도록 적절한 예방책을 마련하고 일상생활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기관이다. 게임 특성화 고교로써 게임의 특성을 잘 이해하는 만큼 보다 전문화된 연구로 진행되고 있다.

‘기능성게임연구소’는 게임산업의 순기능을 키워가기 위한 게임고의 중요 프로젝트다. 정광호 교장은 기능성게임에서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이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국내 게임산업이 온라인게임에 치우쳐 있다고 온라인게임을 규제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고, 이와 함께 다른 분야를 육성해 게임산업의 긍정적 역할을 키워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만화나 영화가 그랬듯 어떤 시기에 아이들이 무엇을 갖고 노느냐에 따라 시대별로 구설수에 오르곤 했습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부모가 곧 유권자인 이상 정치권의 눈 밖에 날 수는 없는 것이죠.”

2012년 게임고의 운영 목표는 ‘10대 청소년 창업성공인 프로젝트’다. 이와 함께 정 교장은 기능성게임을 통한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 5천만 명 중 5백만 명만이라도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만들어보자는 계획이다. 그는 창업 프로젝트로 탄생한 5만 명의 게임 개발자들과 직간접적 관계자들을 통해 산업의 긍정적 인프라가 확장되어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위해 정부의 기능성 게임에 대한 전폭적 투자가 중요하다고 정 교장은 강조했다. 각 분야별 예산을 투자해 기능성 게임을 이용한 사회적 공헌을 이루면 게임 산업의 순기능은 자연히 사람들에게 알려져 갈 것이고, 국가 측면에서는 기능성게임을 통한 수출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많은 아이들이 게임을 좋아하다 보니 부작용도 생깁니다. 하지만 어느 산업이나 역기능이 있었고, 지금 게임에 대한 부정적 시선 또한 그 일환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아이들이 공부를 해야 할 시간에 게임에 빠지는 것은 게임업계도 고민하고 있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게임에 국가적 산업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게임업계 관계자로서 게임의 순기능을 제대로 인식시키지 못했다는 점을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부모가 영화를 보는 아이들을 걱정하지 않는 것처럼, 언젠가 게임도 그런 시기가 올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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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 기자 talysa@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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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v44 악마의FM 2012-04-09 19:01:42

와~ 이런분이 많아야해!!

icon 구린향기 2012-04-09 19:03:51

내가 고교 진학할때 이 학교가 있었다면...지금의 아쉬움은 없을텐데 ㅠ_ㅠ 아 슬푸다. 술이나 마시러 가야겠다 게임고 학생들 화이팅!

nlv34 아리조나고나 2012-04-09 19:04:49

전북완주라니 ㄷㄷㄷ 멀긴 머네 그래도 하고 싶은 걸 하는 학생들의 표정은 밝구나

nlv2 머리에삔꼽고 2012-04-09 19:07:09

오잉!! 다들 노트북으로 꽁부하네~ 신기하다! 대학교 같앵~(근데 노트북은 지원해주나?@_@)

nlv2 머리에삔꼽고 2012-04-09 19:09:27

자력으로 짓기 위해 완주를 선택했다는 말..뭔가 와닿네^^

nlv22 맛의대가 2012-04-09 19:24:05

큰 사람이 되려면 나눔과 배려가 필요합니다. 우리 학생들이 연봉만 보고 이직하는 경우가 허다한 게임업계에서 의리를 지키며 정당하게 벌고 주어진 환경에 맞게 잘 적응하며 사회에 봉사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진짜 마인드가 멋지지 않을 수 없다

nlv26 라즈레인 2012-04-09 19:32:16

전주는 알겠는데 완주는 모르겠네요. 대체 어디 있는거지--;;

nlv19 로또풀짱나 2012-04-09 20:50:01

와 멋있다 진짜 쩐다아아아

nlv24 쵸가스 2012-04-09 21:41:01

올ㅋ

nlv5 술집은북창동 2012-04-09 21:51:07

욕짐쟁이처럼 생겼어

nlv21 사고집약형 2012-04-09 22:30:18

음... 게임계가 밝은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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