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의 흑룡은 어둠의 기운이 강해 일반적으로 '복(福)'과는 거리가 있다. 그럼에도 흑룡의 해를 기대하는 것은 난세 속에서 세상을 구할 영웅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420년 전인 1592년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을 등에 업은 이순신 장군이 있었고, 60년 전인 1952년 6·25 한국 전쟁에서는 용감무쌍한 참전용사들이 있었다. 이처럼 임진년 해마다 드리어지는 어둠 속에는 늘 영웅이 탄생했다.
지난해 국내 e스포츠는 구단이 해체되고 승부 조작 등으로 난세를 맞았다. 그럼에도 해외 e스포츠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국위선양에 나선 e스포츠 히어로가 탄생해 큰 화제를 모았다. 바로 스타크래프트2 프로게이머 문성원 선수. 88년 용띠 프로게이머로 알려진 그는 지난해 국내외 리그에서 총 3회 우승을 차지하며 한류 게임 열풍을 선도했다.
이에 <게임조선>에서 국내 e스포츠 새로운 '알리미', 문성원 선수를 만나 인간 문성원에 대해 들어봤다.

▲ 문성원 선수 연습 중, "내년에도 우승할래요"
"집에서는 목사가 되길 바랬죠. 아버지가 목사님이시니깐..."
시계태엽을 거꾸로 감아 2년 전으로 돌아가 본다. 당시 군대 부사관으로 입대한 문성원 선수는 13주차 훈련을 받고 있었다. 그러던 도중 무릎부상으로 인해 제대한 뒤 앞길에 대해 고민하던 한 청년이 지금은 국내외 러브콜을 받으며 '황태자'라는 칭호가 전혀 어색하지 않는 스타크래프트2 프로게이머로 성장했다.
문성원 선수는 어릴 적 남들과 다른 집안환경에서 자라왔다. 아버지가 목사였고 어머니도 성실한 크리스천이었다. 때문에 최근 열린 ‘블리자드컵2011' 결승전에서도 부모님 모두 예배에 가시느라 참석하지 못했다고 한다.
"안 섭섭해요. 아마도 제 우승을 위한 기도도 하셨을 테니깐..."
어릴적 문성원 선수의 부모님과 친척들은 아버지를 따라 목사가 되길 원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뚝심 있게 했고 지금은 친인척 사이에서 인정받는 프로게이머라고.
문성원 선수는 지난해 2월 8일 열린 '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팀 리그(GSTL) Feb'에 첫 출전으로 스타크래프트2 공식 경기에 데뷔했다. 당시 영화배우 조승우를 연상시키는 훤칠한 외모에 아이디도 '슬레이어스짭승우'라 많은 팬들은 그를 주목했고 데뷔전도 꽤나 인상적이었다.
팀이 0대3으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 대장으로 출전해 정혜준의 3연승을 막아내고 김상준과 변현우를 내리 격파하며 3연승을 거두며 3대3을 만들었으나 김영일에 패하며 팀을 4강으로 이끌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후 문성원은 두 번이나 슬레이어스팀의 리그 우승을 견인하며 '팀 리그 종결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주요 경기마다 출전해 상대의 역전을 저지시키고 팀 우승에 기여하며 팀 리그 2회 연속 MVP를 차지했다.
팀 리그 진행 중에도 개인 리그는 코드A에 머물며 팬들의 아쉬움을 샀지만 6월 북미에서 열린 MLG 콜럼버스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황태자의 시대를 예고한다. 이어 열린 슈퍼토너먼트에서는 준우승, '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리그(GSL) 시즌6'에서 우승을 차지 후 한 해를 종합하는 챔피언들의 대결인 '블리자드컵2011'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특히, GSL 시즌6 결승전은 공중파 SBS 뉴스에까지 출연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사실 부모님은 TV를 잘 안보시거든요. 근데 시골에 계신 할머니께서 마침 제가 나온 뉴스를 보신 거예요. 그리고 바로 부모님께 전화주셔서 알게 됐죠. 그때 참 뿌듯했어요. 뉴스에서 인터뷰하는 게 나왔는데 저도 신기했거든요"
승승장구한 성적과 더불어 그의 상금랭킹도 2위로 껑충 뛰었다.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휩쓸며 상금도 싹쓸이 한 그가 한 해 벌어들인 순수 수익만 1억 2천만 원이 넘는다. 실제로 해외 리그 우승 상금까지 포함하면 대략 2억 원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 연습 중인 문성원 선수, 옆자리는 외국 선수 그렉필즈. 요즘 헬스 트레이너를 받고 있다고.
"상금 받은 건 거의 저금했어요. 나머지는 부모님 용돈도 드리고 주말에 팀원들한테 밥도 사고...평소엔 숙소에 있으니 돈을 쓸 때가 없어요. 지금은 여자친구도 없으니 꾸미거나 옷 사는데도 돈을 잘 안 쓰거든요. 한철 장사라 생각하고 열심히 벌어서 모아야죠(웃음)."
문성원 선수는 2008년 프로게이머의 등용문인 준프로게이머 선발전을 통해 현재 SK텔레콤T1 2군으로 입단했다. 그 해 열린 바투 스타리그 예선전에서 윤용태 선수를 2대0으로 꺾으며 반짝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이듬 해 군입대를 결정하면서 조용히 스타크래프트1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때 1년 동안 팀에서 생활하면서 최연성 코치와 임요환 선배에게 멘탈적인 부분을 배웠어요. 프로마인드라고 해야되나...항상 조급함이 있었거든요. '얼른 성공해야지'라고 생각하면서. 물론 성적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고요.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저 말고 모든 프로게이머가 예선에서 떨어지면 트위터에 '한강 가야 겠다' 라고 쓰는 것만 봐도 얼마나 심리적 압박이 있는지 알죠."
문성원 선수의 소속팀 슬레이어스는 최근 여의도에서 김포로 숙소를 옮겼다. 연예인 김가연씨가 구단주로 있는 슬레이어스팀은 평소 연예인들과도 자주 교류가 있다고 한다.
"예전 여의도에 (숙소가)있을 땐 자주 놀러왔어요. 아이돌 슈퍼주니어 분들도 오셨고. 근데 제가 연예인쪽에 관심이 없다보니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연예인은 없어요."
슬레이어스는 스타크래프트 팀 중에서도 축구 실력이 빼어나기로 정평 나있다. 인터뷰가 진행된 날에도 모레 연예인 탁재훈과 이수근씨가 속해있는 축구팀과 시합이 있다며 전략에 대해 설명하는 그의 모습엔 앳띤 모습이 보였다. 팀원들이 축구를 좋아해 김가연 구단주는 숙소를 옮길 때도 인근 축구장 여부에 가장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 옷매무새 다듬어 주는 김가연 구단주, "성원이 예쁘게 찍어주세요"
"축구는 (임)요환이 형이 제일 잘해요. 정말 운동을 잘하거든요. 거의 매일 축구를 차는데 가끔 왜 프로게이머를 할까라는 생각도 들어요.(웃음) 그 정도 열정이라면 축구 선수해도 성공했을 것 같아요. 저도 어느 정도 하는 편이구요."
스타크래프트2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각광받고 있는 종목이다. 지난해 10월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GSL 시즌6 결승전에서 약 2만 5천여명의 관람객이 찾을 정도로 사랑받고 있다. 또한 현지 언론인 CNN이나 공중파 SBS 등에서 한류 게임 열풍으로 소개된 바 있을 정도로 세계적인 게임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날 라이벌 정종현 선수(IM)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문성원 선수에겐 더욱이 특별한 날이었다.
"해외 팬들은 국내 팬들보다 적극적이에요. 함성 소리도 크고 리액션도 크죠. 한번은 미국 갔을 때 한 여성 팬이 가슴 위에 사인을 해달라고 하더라구요. 엄청 당황했죠. '이걸 해줘야 되나 말아야 되나'. 옆에 계시던 관계자 분께서 해주라고 하셔서 해줬긴 했는데 많이 쑥스러웠죠. 저도 보수적인 편이라..."
이어 그는 임요환 선배와는 절대로 같이 사인회를 하지 않겠다고 한다. 모 행사에 참여한 두 선수는 나란히 팬 사인회를 진행했는데 모두 임요환 선배 쪽에 줄을 섰다고. 내심 우승도 했고 인지도도 올라간 상황이라 기대를 했는데 역시 임요환 선배에게는 역부족이라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열린 GSL 시즌6 결승전 당시 현장에는 해외 팬들로 가득찼다.
오는 16일 문성원 선수는 2012년 첫 국내 스타크래프트2 정규리그(GSL) 무대에 선다. 여러 번 우승 경험이 있는 그였지만 32강전은 떨리기 매 한가지라고. 2012년 용띠 해를 맞아 문성원 선수의 각오는 남다르다. 지난해 연말을 우승으로 화려하게 대미를 장식한 문성원 이기에 올해는 더 높은 꿈을 향해 도전한다고 한다.
"올해는 국내 스타크래프트2 리그가 총 5회 있는데 그중 3회 우승이 목표예요. 조금 높나요?(웃음)"
[김수지 인턴기자 suji@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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