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코카콜라배 스타크래프트 대회에서 우승한 프로 게이머 임요환(21). 이 대회까지 포함해 지난 99년말 이후 13개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석권하면서 그는 컴퓨터 게임 분야를 평정한 ‘황제’로 떠올랐다. ‘임요환의 드랍쉽’이라는 게임 전략 해설서도 냈다. 뜻밖에도 그는 고등학교 졸업한지 2년 밖에 안된 앳된 청년. 매일 아침 일어나자 마자 동네 헬스클럽을 찾는 것도 “가슴을 좀 더 나오게 해서 멋진 몸을 만들기 위해서”이고 “많이 먹었는데(벌었는데) 술 안 쏘냐(사냐)”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마냥 좋은 20대다.
임요환은 고3 여름방학 때 스타크래프트를 시작했다. 그 시작을 두고 그는 “망했다”는 표현을 썼다. “학교 성적이 중하위권 정도였거든요. 공부 좀 해야겠다고 친구 집에 갔는데, 그 자식이 스타크래프트 알려주는 바람에 시작하게 됐고 성적은 더 곤두박질 쳤으니까요.”
하지만 말이 그럴 뿐이지 그는 자신이 진짜로 망했다고는 결코 생각 않는다. 그는 “30살을 먹든 40살을 먹든 능력만 되면 게임을 할 생각이며, 그게 안되면 게임 해설자나 게임 제작자가 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프로 게이머란 직업에 자부심을 느낀다.
“올 3월부터 사무실에서 다른 동료 3명과 함께 먹고 자면서 연습하고 있어요. 수많은 연습 게임을 하며 전술을 개발하죠. 집에는 2주에 한번 정도 들어가고요. 옛날엔 밤새기 일쑤였지만, 요즘엔 ‘밤 11시 취침, 아침 7시 기상’을 엄격하게 지켜요.”
실로 무궁무진한 전술이 동원되는 게임 성격으로 볼 때 머리도 좋아야 할 것 같은데, 임요환은 고개를 젓는다. “중요한 건 훈련”이란다. 그는 다만 “약삭빠르다는 평을 많이 듣는데, 확실히 스타크래프트에 큰 도움을 주는 요소”라고 말했다. 중학교 때 그의 IQ는 98 정도였다. 임요환은 “학교 시험도 아니고 해서 그냥 아무렇게나 찍었는데, 수치가 계속 남아있으니 후회된다”며 웃었다. 이어 그는 “다시 IQ 테스트를 받아봐야 100을 약간 넘길 정도 아니겠느냐”며 또 웃었다.
/이지형기자 jihyung@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