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청소년 시절 부모님 몰래 아버지 명의의 휴대폰으로 게임머니 결재했다가 흠씬 맞은 기억도 있고, 이틀 밤을 새우면서 게임에만 몰두했던 기억도 있네요. 하지만 게임이 무조건 막아야 하는 산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청소년들에게 '몰입'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도구로 게임만한 산업은 없다고 봅니다. 이러한 몰입에 대한 자기기억력은 학습에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어요. 제가 바로 그런 케이스죠. 게임중독에 빠진 학생들에게 인생에 있어 게임 외에 중요한 부분들이 많다는 점을 일깨워주는 가정과 사회의 노력이 더욱 중요한 부분입니다."
지난 6일 국회 '게임중독 예방을 위한 한일 공동토론회'에서 만난 서울대 종교학과 이대보(20) 씨의 이야기다.
◆ "주변에 게임중독 사실 알리고 도움 구해라"
'게임중독 이대보 서울대 가다'의 저자이기도 한 이씨는 책 제목 그대로 자신 스스로를 게임중독자였다고 소개했다.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온라인게임에 빠져 PC방을 전전하는 생활을 해왔다는 것.
현실 속 이씨는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아이였지만, 게임 속에서는 추종세력까지 둔 강인한 '전사'였다. 또 현실에서의 어떤 일도 게임 속 레벨업만큼 성취감을 주지 못했다는 게 이씨의 이야기다. 하루 평균 5시간 이상은 게임 플레이를 해야 직성이 풀렸을 정도라고.
이러한 생활을 계속해서 이어가던 중 이씨를 게임 속 가상공간에서 벗어나게 한 사건이 벌어진다. 고등학교 1학년 당시, 아버지의 사고 소식도 모르고 게임에만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한 뒤 게임을 그만둬야겠다는 결심을 했다는 것.
게임 속 이씨의 아바타는 이루지 못할 것이 없는 천하무적이었지만 현실 속의 이씨는 가족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게 게임과 현실간의 괴리감을 느끼게 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스스로를 '게임중독'이라고 밝혔던 만큼 게임을 끊기란 쉽지 않았다고 한다. 게임 금단현상으로 손이 떨리고, 책을 보고 있어도 머릿속에는 게임 속 장면만이 그려지는 생활이 반복됐다.
이씨는 "혼자의 힘으로 게임중독을 벗어나기란 쉽지 않았다"라며 "가족들이나 기관에 게임중독 사실을 알리는 것을 절대로 부끄러워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의지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대 학생들도 혼자서 게임중독에서 벗어나는 것을 어려워한다"며 "자기통제도 중요하지만 주변에 게임중독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통제보다 건전한 문화산업으로 정착 시켜라"
오는 11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셧다운제에 대한 의견도 피력했다.
이씨는 "게임에 빠져 살았던 유저 입장에서 볼 때 셧다운제는 허점을 갖고 있는 법안"이라며 "현재 개정안은 온라인게임에 대한 규제 방안만을 담고 있는데, 그렇다면 모바일게임에 따른 과몰입은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들이 자정을 넘긴 시간에 게임을 하고자 마음만 먹으면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 접근이 가능하다"며 "게임을 통제해야할 부분으로만 보지 말고, 어떻게 건전한 문화산업으로써 만들어나갈 지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첨언했다.
또 게임 속에서 이뤄지는 길드, 클랜, 파티 등 네트워크를 통한 소속감과 유대감, 퀘스트라는 임무 수행을 통해 얻는 자신감 등은 게임의 순기능으로, 이러한 기능들은 활용가치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과거의 나처럼 게임중독에 빠져 있는 청소년들의 멘토가 돼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요. 그 때 동생들에게 '인생은 다양한 맛과 종류의 비스켓이 가득 들어있는 비스켓 통과 같다'고 비유를 했습니다. 맛있는 비스켓만 골라 먹고 나면 나중에는 맛없는 비스켓들만 남는다고요. 게임이 맛있는 비스켓이라면 그들에게 현실은 맛없는 비스켓인 셈이죠. 주변에 게임중독을 호소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인생에는 게임 외의 즐거움과 가치를 알려주세요."
[류세나 기자 cream53@chosun.com] [ga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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