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사람을 만나다" 이 코너는 e스포츠와 연관되는 모든 직종의 사람을 편하게 만나 나눈 이야기를 작성하는 인터뷰 형태로 담아보는 곳입니다. 내용에 따라 인터뷰어의 주관적인 관점이 포함됨을 미리 알립니다.
[e사람을 만나다] - ④ '채정원 스타2 해설? 곰TV e스포츠 살림꾼 채정원 팀장을 만나다"
"우오오오오오오!", "땅굴 써야죠 땅굴!"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의 e스포츠 리그인 글로벌 스타2 리그(GSL)의 경기를 관람해본 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말이다.
이는 GSL 코드S에서 해설을 맡은 채정원(사진) 해설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으로 팬들 사이에서도 종종 패러디에 등장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채정원 해설은 팬들에게 서울대학교 출신의 해설가, 스타1 프로게이머 출신 해설가로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의 공식 직함은 곰TV e스포츠 운영팀장이다.
"제가 애정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리그에서 해설까지 하는 저는 참 행복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는 그를 만나보자.
"서울대 채땅굴, 그는 어떤 해설인가?"
▶ 먼저, e스포츠 업계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2000년에 경주 엑스포에서 '천년의신화'라는 게임 대회가 이틀 일정으로 열렸습니다.
저도 그 게임을 즐겨 했었기 때문에 대회에 참석했었죠. 그런데 첫날 8강에서 탈락하고 서울로 올라가려 하는 온게임넷의 정일훈 씨가 2일차에 중계진이 필요하다며 하신 말씀인 "밥을 사줄 테니 중계해볼 생각 없느냐"가 저의 e스포츠 업계로 이끌었습니다.
그때 (전)용준이 형과 처음 만나서 함께 진행했는데 생각보다 말도 잘하고 게임도 잘한다며 게임맥스에서 '킹덤언더파이어'의 리그 해설까지 하게 됐습니다.
이후 스타1 프로게이머로도 활동했었는데 입대를 하면서 업계를 잠시 떠나있었고 제대 이후 곰TV에서 '스타1' 인비테이셔널 해설 제의가 들어왔습니다. 가장 좋아하고 많이 하던 게임이었기에 흔쾌히 승낙했고 이후 클래식리그를 거치며 본격적으로 해설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 서울대학교 출신이라 집에서 반대도 있었을 법 한데요?
물론 처음에는 우려에 소리가 많았습니다. 다행히 '스타1'이 나왔을 때가 대학교 2학년이어서 대학 진학에는 무리가 없었습니다.(웃음) 사실 전 좋아하는 것만 하고 싫어하는 것은 안 하는 성격이라 주변에서 아무리 말리고 집에서 반대해도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요즘에는 부모님도 "네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으니까 좋다"고 말씀하시고 저 자신도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래더에서 지고 화가 나 거친 말을..."
▶ 해설과 관련해 특별한 일화가 있나?
제가 평소에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는 입담이 거친 편입니다. 아직 해설하다가 실수를 한 적은 없지만 예전에 친구들과 게임방에서 '스타2' 레더를 하다가 경기에서 완패하고 화가 나 거친 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옆에서 어디서 많이 듣던 목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주변을 살펴보니 바로 옆자리에 앉아 계신 분이 GSL 리그를 시청하시면서 저를 쳐다보고 계시더군요. 민망한 마음에 황급히 자리를 옮겼습니다. 아마 자신이 옆에서 보고 있다는 알려주시기 위해 볼륨을 크게 트신 게 아닐까 합니다.
또, 한번은 게임방에서 '스타2' 커뮤니티를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날따라 저에 대해 안 좋은 글이 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그 게시글을 보며 "아 이분들은 내가 이걸 보고 있는 걸 알고 있을까?"라고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는데 옆에 앉아 있던 분이 그걸 들으시고는 커뮤니티에 "지금 내 옆에 채정원 해설이 앉아 있는데 글 다읽고 있다 후덜덜"이런 글을 올리셨어요.
이런 일을 경험하면서 저를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고 어디서든 몸가짐을 조심해야겠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 최근 커뮤니티를 보면 채정원 해설과 게임을 한 유저들의 글이 많은데?
'스타2' 레더를 자주 하다 보면 제 아이디를 알아보시고 먼저 말을 거시는 분들도 많이 계세요. 그런데 시작부터 "해설은 역시 안준영!" 이라고 하시는 분이 많더라고요(웃음)
그리고 채팅으로 질문을 많이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런 분들 대부분이 광자포러시나 6못, 벙커링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엔 반갑게 인사해주시면 저도 기분 좋게 대화를 나누지만 정찰은 평소보다 더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웃음)
또 한 번은 크리스마스 때 레더에서 만난 분과 이런 날 왜 안 나가시고 게임을 하느냐고 물었는데 채팅이 오가다가 결국 그분도 저도 눈물만 흘렸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긴 게임이었음에도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말하고는 게임에서 나갔습니다. 이후에 기회가 닿아 그 팬분을 뵙게 됐는데 서로 즐겁게 대화했습니다.
▶ 팬들에게 채땅굴로 불리는데 정말 땅굴을 좋아하나?
'스타2' 초창기에는 땅굴이 진짜 강했습니다. 빌드타이밍이 지금의 반이라 상대가 보고 있어도 못 막았었죠. 그래서 땅굴을 쓰면 이길 수 있는데 선수들이 사용을 안 하니까 안타까운 마음에 땅굴을 목놓아 외쳤죠. 요즘에는 조금 덜해진듯 싶네요.
▶ 이번 시즌3 우승자를 예상해 본다면?
코드A에선 정종현과 최지성 선수가 결승에 올라갈 것 같아요.(편집자 주. 인터뷰 일자가 4강 경기 진행 전이라 이렇게 말했는데 실제로 정종현과 최지성 선수가 결승에서 만났다)
둘 다 원래 실력도 좋은데다 최근 기세가 심상치 않다. 코드S에서는 이윤열 선수가 결승까지만 간다면 우승할 것 같다. 최근 이윤열 선수가 평소보다 연습도 몇 배로 하고 있고 각오도 남다른 것 같다. 조지명식때 부터 각오는 엿보였는데 노력까지 더해지니 기세가 엄청나다.
"권위보다는 재밌고 친근한 해설이 되고 싶다"
▶ 앞으로 어떤 해설이 되고 싶나?
권위적인 해설자는 되고 싶지 않습니다. 스타2는 좀 더 캐쥬얼한 색채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도 재밌고 친근한 해설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팬들과 소통하면서 유쾌함을 주는 게 중요하니까요. 그렇지만 반대급부로 몇몇 팬들이 얕잡아 보는 일도 있지만 그런 부분은 제가 노력해야 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 운영팀장으로서 답변해 줄 땐 한층 눈빛이 더 진지해졌다.
◆ 곰TV e스포츠 운영팀장 채정원
▶ 운영팀장이면 어떤 일을 하나?
GSL 방송 경기 일정 조정 및 경기 맵 선정, 경기 대전 방식 선정 등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리그의 기본적인 틀을 계획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스스로 만들어가는 리그에 해설도 함께···"
▶ 곰TV에 운영팀장으로 입사한 건가?
처음부터 운영팀장은 아니었습니다. 지난해 GSL 리그를 개최하기 전 진행에 대한 회의를 계속했는데 그때는 해설자로 회의에 참여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운영팀장을 뽑자는 안건이 나왔고 제가 만들어가는 리그를 해설하면 팬들에게 더 상세하게 해설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맡게 됐습니다.
▶ 그럼 운영팀장으로 했던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코드S와 코드A 선수가 격돌하는 승격강등전과 월드 팀리그라고 생각합니다. 승격강등전을 도입함으로써 코드S 선수들은 코드A로 강등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코드A 선수들은 코드S로 올라가기 위해 많은 노력 하는 자극제가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월드 팀리그 같은 경우엔 전 세계 선수들을 모아 팀 전 방식으로 경기를 진행한 것이 처음으로 알고 있습니다.그렇게 저희가 처음 기획한 경기가 국내외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고 경기도 8대 7 역전나왔기 때문에 참 뿌듯했습니다.
▶ 스타2에 대한 견해는?
스타2는 전략성이 굉장히 뛰어난 게임임에도 아직 초반 유불리를 뒤집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한방 빌드나 한 방 싸움 위주 빌드가 많이 쓰이고 있는데 맵이나 경기 방식 등을 통해서 그러한 부분을 억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당장 눈에 보이게 변화를 줄 수는 없지만 한 발짝 한 발짝 노력하고 있으니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GSL 흥행을 위해 필요한 것은?
스타급 선수가 탄생해서 GSL만의 아이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리그가 출범한 지 1년 정도 된 상태에서 그런 것을 바로 바라는 것은 욕심이고 앞으로 한 두 명씩 아이콘이 생겨나다 보면 더 많은 팬이 사랑해 주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각 팀의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수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어야 더 재밌고 좋은 경기가 나오니까요.
▶ 그럼 GSTL의 일정에 변화가 생기나?
아직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는 없지만 지금 팬들과 선수들, 감독들의 의견을 수렴해 회의를 진행 중입니다.
"규제를 위한 규정은 만들 생각 없다"
▶ 일각에서는 GSL의 규정이 미비하다는 의견도 있는데?
예전에도 밝혔지만 규제를 위한 규정은 만들 생각이 없습니다. 규정에 얽매이기 보다 그 상황 상황에 맞는 능동적 대처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대회부터 스타2 협의회 이준호 팀장을 심판진에 포함함으로써 팀간 이견 조율이나 경기 진행이 조금 더 원활해졌는데 이런 식의 변화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 끝으로 한마디?
아직 GSL이 성장하고 있는 단계이니 경기 일정이나 방식에 변화가 생기는 것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변화라고 생각해 주세요,
또한 스타1과 달리 스타2는 곰TV에서 독점하고 있어서 문제라는 분들이 계시는데 저희는 전 세계에 있는 수많은 국제 대회가 저희 경쟁 상대라고 생각합니다. 결코 독점하고 있는 위치에서 마음대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국외의 대회들과 연계해서 서로 교류하고 배우고 있습니다.
그러한 교류를 통해 전 세계 스타크래프트2 e스포츠를 함께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끝으로 앞으로도 팬 여러분의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합니다.

▲ 다양한 자세로 인터뷰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든 채정원 팀장
인터뷰전 기자가 생각했던 화면 속의 채정원 해설과 인터뷰를 하며 알게된 채정원 팀장은 많은 것이 달랐다. 자신이 좋아 하는 것을 가볍게 대하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감을 느낀다는 그가 있기에 GSL의 더 큰 발전을 기대해 본다.
[정기쁨 인턴기자 riris84@chosun.com] [ga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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