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사람을 만나다" 이 코너는 e스포츠와 연관되는 모든 직종의 사람을 편하게 만나 나눈 이야기를 작성하는 인터뷰 형태로 담아보는 곳 입니다. 내용에 따라 인터뷰어의 주관적인 관점이 포함됨을 미리 알립니다.
지난 14일, '스타크래프트2' 게임단 최초로 Team SCV Live(감독 이운재,이하 TSL)이 '선수 연봉제' 도입 소식을 발표했다. 이는 업계 관계자라면 누구나 반가워할 만한 소식이다.
'스타크래프트2'의 리그가 시작되고 클랜에서 게임단의 형식을 갖추며 연습실이 마련되며 프로게이머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본 여권은 갖춰진 상태지만 여러 게임단의 사정상 선수들의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TSL의 이번 발표는 그만큼 반가웠고 TSL 선수들에게는 선수 활동의 동기부여가 되고 그에 따른 경기력 향상으로 재미난 경기로 팬들에게 즐거움으로 보답될 것이란 생각에서다.
아니나 다를까 연봉제 발표 직후 열린 GSL2011 시즌2 대회 승격/강등전에 출전했던 김원기 선수와 신상호, 박서용, TSL 선수 3명 전원은 모두 승리를 거두며 일찌감치 코드S를 확보한 서기수 선수에 이어 팀 창단 후 최다 인원인 4명을 코드S리거로 확보하게 됐고 21일 열린 GSTL 경기에서는 fOu팀을 상대로 한이석 선수의 3킬과 이호준 선수의 마무리로 4대2로 승리하며 4강에 진출했다.
이운재(사진) 감독은 이번 연봉제는 처음 게임단 창단 때부터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사실 창단도 우연한 계기로 시작됐고 (김)원기씨나 (서)기수씨를 돕는다는 마음으로 팀 창단을 하게 됐어요. 처음부터 연봉을 주고 싶었지만 그때는 그럴 여건이 안됐는데 이번에 업체의 도움으로 큰 금액은 아닐지라도 선수들에게 연봉을 지급할 수 있게 되서 무척 기쁩니다"
혹자는 이 감독은 이런 생각에 상투적인 답변이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그의 말은 진심이었다. 먼저 그는 감독직을 맡으며 게임단을 통한 모든 수익은 전적으로 선수들에게 재투자하고 있다. 대기업의 후원을 받지 않는 상황에서 최초의 연봉제를 시행한 것과 오류동에 마련된 45평 규모의 연습실은 여느 사무실에 버금갈 정도로 쾌적한 환경이고 최상급 하드웨어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그의 설명에 힘을 실어준다.

▲ TSL 연습실
선수들이 대회 성적으로 획득하는 상금도 100% 선수들의 몫이다. '과일장수' 김원기 선수가 GSL2011 시즌1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김원기 선수가 답례로 이 감독에게 정장 한 벌을 선물했고 그는 의미있는 선물이라며 중요한 미팅이 있을 때면 그 옷을 챙겨 입는다.
금전적인 이득이 없는 상태에서 이런 열정을 쏟는 이유가 궁금해 묻자 "팀을 키워나가면서 얻는 만족감이 더 크고 관련 기사 하나로 팀이 홍보가 된다면 개인적으로 더 큰 자산가치를 얻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연봉제에 관해서 "초창기 멤버들의 경우 해외나 다른 팀으로 이적해서 더 좋은 조건의 대우를 받을 수도 있었는데 기다려줘서 고맙고 더 많이 주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해 미안하기도 해요. 팀을 운영하면서 기본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이 있다 보니 현재로써는 그게 최대치더군요"라 덧붙였다.

▲ GSL2010 시즌1 우승자인 '과일장수' 김원기 선수
이 감독은 '스타크래프트1' 프로게이머 출신으로 선수 생활 이후에는 MBC게임에서 수석코치로 활동했다. 그러던 중 '스타크래프트2'의 베타테스트가 시작됐고 새로운 e스포츠 무대의 가능성과 성공 예감을 감지하고 코치 계약이 종료됐을 때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에 나섰다.
먼저 '스타크래프트2'의 전략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 고사양 게임인 만큼 PC하드웨어에 관한 리뷰까지 다양한 활동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지금 TSL의 초창기 멤버인 김원기 선수와 서기수 선수, 한규종 선수를 만나게 됐고 TSL 창단 후 후원으로 이어진 하드웨어 업체의 관계자들도 인연이 닿았다.
그는 앞서 밝힌 바처럼 감독직으로 수익을 얻지 않기 위해 올 초 개인 사업을 시작했다. 세계 최초 샌드브릿지를 탑재한 하드웨어 PC방을 오픈했고 이 과정에서도 하드웨어 업체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제가 인복이 있습니다. 선수들뿐 아니라 주변의 많은 분의 도움 덕에 오늘날의 이운재가 있는 거죠. 특히 선수들 모두 공개적으로 팀에 만족한다는 이야기를 할 때가 가장 뿌듯합니다. 또 결혼을 일찍 한편인데 아내의 내조도 큽니다. 코치를 그만두고 집에 가져다 주는 돈이 한 푼도 없을 때도 제가 하는 일을 지지해줬거든요. 다른 부부라면 정말 불가능한 상황일텐데 말이죠"

▲ 승격강등전을 통해 코드S로 승격된 신상호 선수
그 역시 e스포츠 업계 관계자인 만큼 현재 대회에서 개선이 필요한 점에 대해서도 물었다.
"지금은 GSL 경기 방식도 만족하는데 개인 풀리그 방식도 도입됐으면 해요. 지금의 토너먼트는 심리적으로 약한 사람이 많이 불리한 편이죠. 3-4 경기를 망치면 바로 예선전으로 가버려야 하니깐요.
또, '스타크래프트2'는 고사양으로 출시된만큼 대중화에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해요. 평균의 하드웨어가 스타크래프트2를 못쫓아가고 있다고 봐요. PC 사양이 업그레이드돼서 고급 사양으로 게임을 즐겨야 진정한 게임의 맛을 느낄 수 있거든요. 요즘 PC방 손님 가운데 '스타크래프트2'를 보고 무슨 게임이냐고 관심을 보이는 분들도 많거든요. GSL을 접하지 못한 일반 게이머들은 아직 생소한 편이죠"
그래도 '스타크래프트2'는 새로 유입되는 선수들이 많아 미래가 밝다고 생각합니다. '스타크래프트1'도 제가 선수 시절에는 초창기 큰 대회가 없었는데 지금은 GSL이라는 큰 대회가 있다보니 훨씬 더 좋은 여건인 것 같아요. 아직 미흡한 점이 많긴 하지만 차차개선되고 있으니 가급적 '스타크래프트2'가 망했다는 이야기는 안 했으면 해요"
인터뷰 중 이운재 감독은 선수들을 설명할 때 존칭을 붙였다. 보통은 선배 선수기 때문에 말을 놓고 편하게 이야기 하는 게 익숙해 물어봤더니 "나이가 어느 정도 있는 선수들은 존중해주고 제자이거나 나이 차이가 많은 친구에게는 편하게 해요. 사실 말 놀 기회는 많았는데 이것도 좋은 것 같아요. 존중한다는 의미도 되고 믿음의 상징도 되는 것 같습니다"라 답했다. 앞서 설명했던 수익에 관한 이야기나 이운재 감독의 성격 등이 모두 설명되는 대목이었다.

▲ 소수정예를 지향해 6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9명이 된 TSL
끝으로 이운재 감독에게 TSL게임단의 각오를 물었다.
"선수들이 요즘 잔병치레가 많아요. 서기수 선수는 매번 시합 때 감기에 걸려 고생하고 그랬죠. 다들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TSL이 앞으로 선보일 여러 콘텐츠가 있는데 많은 분들이 관심을 두셨으면 좋겠고 많이들 응원해주셨으면 해요. 이번 GSTL은 우승이 목표입니다"
TSL이 '스타크래프트2' 게임단 최초로 연봉제를 도입한 탄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반영되는 스포츠의 룰대로 그들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인터뷰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서 그리고 이 글을 작성하는 지금도 이운재 감독을 떠올리면 모든 성공의 시작을 인맥과 주변인들의 도움으로 여겼던 모습에서 "그래, 결국 사람이 답이다"라는 문구가 겹쳐진다.
[이관우 기자 temz@chosun.com] [game.chosun.com]












두잇두잇두잇
악마의F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