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슬럼프''드래곤볼'의 작가는 국내에서도 익히 알려진 토리야마 아키라다. 이 작가가 마음껏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한 사람은 누굴까?
작가의 재능을 알아보고 발굴해 지금의 '드래곤볼'을 만들어내는데 또, '드래곤볼 온라인'으로 이어지는데 톡톡한 역할을 한 토리시마 카즈히코 집영사 상무이사를 만났다.
토리시마 카즈히코는 '닥터슬럼프' 및 '드래곤볼' 편집자로 참여해 토리야마 아키라의 성공을 이끌어낸 인물로 마음에 들지 않는 작품은 가차없이 잘라버리는 귀신 편집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그는 작가의 재능을 알아보는 뛰어난 감각을 갖고 있어 일본 3대 RPG로 손꼽히는 '드래곤 퀘스트'의 개발자인 호리이 유지를 게임업계로 이끌기도 했으며 '유희왕' 등의 미디어 믹스 산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만화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기도 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그를 통해 일본 내 '드래곤볼 온라인'에 대한 기대감 및 제작과정, 원작자와의 에피소드와 원작의 인기 요인, 일본 만화 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가운데 토리시마 카즈히코 집영사 상무>
Q: 일본의 유수 게임회사들이 아닌 한국 게임사와 손잡은 이유는?
A: 온라인게임은 한국이 일본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알고 있다. '드래곤볼'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만화인 만큼, 가장 뛰어난 나라의 개발사에서 개발하게 된 것이다.
네트워크화된 세상이 오고 있어 온라인게임을 염두에 뒀으며 CJ인터넷이라는 좋은 파트너사와 손을 잡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Q: 이번 '드래곤볼 온라인'은 새로운 시나리오를 다뤄 모험으로 보이기도 한다.
A: 확실히 모험이다. 시나리오뿐만 아니라 등장 캐릭터도 모험이라 생각한다.
모든 유저들이 손오공만을 원하지만 그렇게 만들면 온라인 게임이 성립되지 않는다. 새로운 '드래곤볼'의 세계관을 살리기 위해 여러 캐릭터를 등장 시키는 것을 컨셉트로 잡았고 이 부분이 가장 큰 모험적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감안하고 있다.
Q: 원작자(토리야마 아키라)는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감수했는가?
A: 토리야마 선생은 2년 반에 걸쳐 오랜 시간을 두고 그림에 신경을 썼다. 다른 온라인게임에 비하면 굉장히 드물게 그림을 많이 그려줬으며 원작자분이 가장 많은 흥미를 갖고 일에 참여했다.
예를 들어 캐릭터 커스터 마이징에 대해 어떤 머리, 어떤 디자인으로 할지 고민했을 때 집영사는 이런 요소는 원작과 이질감이 생길 수 있어 좀 어렵지 않나 했는데 도리야마 선생이 오히려 괜찮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토리야마 아키라 선생은 최근 게임 중에 '드래곤볼 온라인'에 가장 만족해 하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감수한 게임이 없으므로 더 애착이 있는 것 같다.
Q: '드래곤볼 온라인'이 만화로 나올 가능성은?
A: 현재는 없다. 지금 상황에서는 '드래곤볼 온라인'으로만 즐기길 원하고 온라인게임이라서 새로운 시나리오 전개를 실현할 수 있었던 것이라 생각한다.
Q: '나루토' 등 다른 만화가 온라인게임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나?
A: 다른 작가의 경우 연재 중이라 조금 어려울 것 같다. '드래곤볼 온라인'이 성공한다면 그 다음은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드래곤볼'은 연재가 끝나 감수도 가능하고 직접 그리는 등 정성을 쏟을 수 있지만 다른 작품들은 연재 중인 경우가 많아 어려울 것으로 본다.
다음 작품을 만들기 전에 '드래곤볼 온라인'이 북미나 다른 시장을 공략 하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한다.
Q: '드래곤볼 온라인'을 직접 플레이 해봤나?
A: 일본이라 한국네트워크에 접속해서 플레이하진 못했지만 플레이화면을 본 적은 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잘 만들어진 것이라 생각했다.
3D 캐릭터라 원작 캐릭터와 위화감이 있을 것이고 생각했는데, 많은 제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발사와 의견을 조율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실은 좀 더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싶지만 그렇게 되면 시간과 비용, 현재의 PC사양에서 돌아가지 않는 문제가 발생해 의도한대로의 자연스러움을 바라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Q: 성공하는 만화를 발굴하는 데 있어 가장 중심적으로 보는 조건이 있나?
A: 특별한 조건은 없고 눈에 탁 들어오는 작품을 선택한다. 예를 들어 한 달에 150편 정도의 공모작을 접수받는데 이 중 눈에 들어오는 것은 한두 작품 밖에 없다. 눈이 멈춰지는 작품은 대부분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움이 느껴지는 작품들이었다.
토리야마 아키라 선생의 작품 중에서도 '닥터슬럼프'는 처음 봤을 때 이거는 되겠네 하고 생각한 반면 '드래곤볼'은 처음에는 이게 괜찮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천하제일무도회가 나오는 부분에서 재미있겠구나라는 감이 왔다.
Q: 편집자와 작가가 어느 정도 교감을 나누면서 작업을 진행하는가?
A: 일단은 다음주에 이런 얘기가 된다고 콘티가 작가로부터 팩스로 들어온다. 편집자는 이 세상에서 가장 먼저 보는 독자가 된다. 그러니깐 머리를 완전히 비워놓고 어떤 노력을 했는지는 신경 쓰지 않고 재미여부만 판단한다. 재미가 없다면 되돌려 보내기도 한다.
왜 재미없는지 작가에게 납득을 시켜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만약에 그렇게 해서 안됐다고 고치고 났는데 시장에서 반응이 별로 안 좋으면 신뢰를 잃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이야기할 때는 매우 신중을 기울인다.
토리야마 아키라의 경우 편집부에서 수정을 얘기하면 단순한 수정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손오공 특징인 꼬리가 초사이언으로 연결고리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작가의 재간이 거기서 발휘됐다.

↑ 집영사 사무실에서 만난 '드래곤볼'의 원화
Q: 한국의 만화시장에 대해서 알고 있나?
A: 세계에서 손꼽히는 만화작가를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소녀망가(순정만화)의 경우 유럽에서도 일본과 견줄 수 있을 만큼 인지도를 얻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Q: 그럼 한국 만화작과들과 함께 일할 의향이 있나?
A: 한국에서 작가를 키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이미 실무를 떠났을 때다. 자매회사인 소학관에서 한국 작가들을 고용하고 있다. 회사에서 다시 실무로 돌아가라고 한다면 한국 만화가들과 같이 작업을 해보고 싶다.
Q: 토리야마 아키라 작품 중 '닥터슬럼프'에 출현한 적이 있다. 계기는?
A: '닥터슬럼프'에서 악역이었다. 하지만 악역으로서의 임팩트가 없었다. 작가가 생각하는 사람 중에 가장 과격하게 생각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그려달라고 했는데 그것이 만화 상에 구현된 것이다.
Q: '드래곤볼'이 장기간 인기를 끌 수 있는 성공 비결이 있다면?
A: 기본적으로 소년점프는 저학년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이들에게 지속적인 인기를 얻으려면 캐릭터의 힘이 필요하다. 편집자들은 캐릭터의 힘에 중점을 두고 일하고 있다.
Q: 한국에서 먼저 '드래곤볼 온라인'의 테스트가 시작됐다. 자국 내 반응은?
A: 왜 한국과 공동작업을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꽤 있다. 그럴 때마다 항상 우리는 한국과 작업하고 싶었다라고만 대답했다.
Q: '드래곤볼 온라인'의 시장성과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A: CJ인터넷의 역량이 성공에 있어 가장 크다고 본다. 만화 원작뿐 아니라 영화, 드라마들이 게임화 됐다고 해서 성공사례를 낸 적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원작에 없는 시나리오나 캐릭터들을 만들어내는 모험을 하게 된 것이다.
기본적으로 캐릭터 게임이 실패하는 이유는 게이머가 이미 내용을 다 알고 있는 상황에서 마치 일정표나 수첩에 정리해둔 느낌이 들어 긴장감이나 기대감이 크지 못해 성공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원작을 많이 봤던 사람들이라도 새로운 내용을 접하고 놀라움을 접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드래곤볼 온라인' 내 타임머신 퀘스트의 경우 원작을 읽지 않은 게이머가 다시 원작을 접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지 않을까 한다.

↑ 이곳이 일본 만화의 산실(집영사 사무실 전경)
Q: 디지털 만화 콘텐츠 시장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나?
A: 일본도 5-6년 전과 비교하면 팔리는 만화와 안 팔리는 만화가 확실하게 나뉜다. 또, 모바일이나 디지털 만화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것은 오프라인만화를 완전히 없애는 측면이 아닌 함께 구성해나가야 될 부분이며 독자들이 결국 어떤 것을 원하느냐에 따라 구체적으로 진행해 나가게 될 것이다.
단, 컬러만화를 선호하는 독자들이 많은 만큼 컬러작업을 해서 계속해서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Q: 일본 스텝들과 CJ인터넷은 어떤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가?
A: 다른걸 떠나서 제일 마음에 드는 것은 CJ인터넷 관계자 모든 분들이 만화를 너무 좋아하는 사람들이 라는 점이다. 만화를 좋아하고 그것에 맞춰서 게임을 진행한다면 어떤 회사든 다 좋다.
기본적으로 한국의 유명한 온라인게임의 제목은 알아도 만든 회사나 이런 정보들은 잘 모른다.
Q: '드래곤볼 온라인'에 대한 우려는 없나?
A: '드래곤볼'에 등장하는 세계관을 무너뜨린다면 걱정을 할 텐데 최대한 유지하고자 노력했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고 본다. 2년 전 한국에서 '드래곤볼 온라인'을 제작한다고 했을 때는 반감이 있었지만 게임을 해보거나 화면을 봤을 때 그런 걱정은 접게 됐다.
독자나 팬은 자기가 좋아하는 만화가 영화가 되거나 게임이 되면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되길 바라며 안될 경우를 우려하기 마련이므로 이러한 부분에 대한 이해도는 높다.
[이관우 기자 temz@chosun.com] [ga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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