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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PSP도 벅찬 판에 PS3·Xbox360이 웬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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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box(상), PS3(하)"
"Xbox360이고 플레이스테이션(PS)3고 간에 지금 당장 손에 쥐고 있는 것도 못 털고 있다"

올해와 내년중 출시될 美마이크로소프트社와 日소니社의 차세대 비디오 게임기의 시장성을 묻는 질문에 근 10년간 용산에서 게임 판매를 업으로 삼아온 K점주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당장 보유하고 있는 것도 안 팔려 먹고 살기가 힘든 판에 차세대 비디오 게임기에 정신을 팔 겨를이 있냐는 것이 그의 말이다.

실제로 그는 인터뷰 도중 휴대폰으로 누군가와 PS2 및 PSP 등 비디오 게임기부터 게임 타이틀과 같은 물건을 놓고 적지않이 실랑이를 벌였다. 제품 품질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 더 이상의 물량은 받아오기는 힘들다는 일종의 하소연에 가까웠다.

최근 열악한 기반의 국내 비디오게임 시장을 무대로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대표 윤여을)가 출시 5개월만에 18만대에 육박하는 PSP, 3년 6개월만에 120만대 이상의 PS2를 판매했다는 발표를 듣고 온 터라 기자는 그의 말에 귀를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용산전자상가가 올려다 보이는 벤치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K점주는 "생각있는 이들이 오프라인 매장쪽에 많이 참여해 현재가 어떻든간에 앞으로 비디오게임 시장이 쑥쑥 자라났으면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본인의 요청에 의해 성명과 상가명은 비공개로 한다.

요즘 비디오게임 장사는 어떤가?

예전만 못하다. 90년대에야 보따리 장수를 통해 일본쪽 게임 타이틀을 들여와서 팔았는데 나름대로 이윤을 챙기긴 했다. 당시에는 나도 일개 게이머에 불과하다가 장사에 뛰어들었는데 그때만해도 돈도 벌고 좋아하는 게임도 실컷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온라인게임 시장이 흥하면서 수익이 조금씩 줄긴 했지만 비디오게임 시장이 정식 출범하면 좀 나아질거라 생각했다. 헌데 별 다른 변화는 없었고 오히려 상황이 안 좋아지더라. 요즘에는 총판에서 떼 온 물량만 제대로 소진해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구체적으로 장사가 어떻게 안된다는 말인가?

기기 판매가 지지부진하다. PS2 판매량은 이미 작년초부터 감소해왔고 최근에는 PSP도 같이 분위기를 타고 있는 것 같아 골치다. 중고품이 시장에 풀리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Xbox는 위험 수위를 넘어서 아예 포기한 상태다. 우스개 소리지만 PS2나 PSP 장사가 무지 잘된다고치면 Xbox는 어디 자선사업용으로 제공하고 싶을 정도다 (웃음). 기기를 팔아서 우리에게 이윤이 많이 남질 않는다. 정확한 액수는 못 밝히지만 엄살 피우는건 절대 아니다. 분명 물건을 팔면 우리쪽에 이윤이 떨어지지만 그 돈 가지고 가게세나 넉넉하게 될 정도면 이러지도 않겠다.

타이틀 판매쪽도 수월하진 않다. 물론 보따리 상을 통해서 들어오는 외산 게임 타이틀의 양이 제법 되고 이걸 팔아서 돈은 분명 남길 수 있다. 하지만 앞서 말했다시피 최근 경기나 용산전자상가의 실태를 보면 외줄 타기 하는 심정이다. 매달 꾸준히 굶지 않고 가게 운영할 자금만 떨어져도 좋겠다. 여담이지만 Xbox 게임 타이틀이 정말로 골치다. 포장 하나 안 뜯은 신품이 정가보다 1~2만원 삭감된 가격에 팔린다. 중고 매입은 아예 엄두도 못 내고.... 좀 더 심한 얘길 한다면 Xbox 게임은 몇 천원짜리 복제 시디로 만들어서 내놔도 안 팔린다. 결과적으로 Xbox 게임 타이틀은 여간한게 아니고서는 들여놓질 않는게 현실이다.

(게임큐브에 대해서 묻자) 그쪽은 말할 것도 없다. 나는 아예 게임큐브는 들여놓지도 않는다. 간혹가다 찾는 사람이 있으면 아는 상인 물건을 가져와서 팔긴 하지만 정식으로 들여놓진 않았다. 닌텐도DS도 마찬가지다.

국내 PS2나 PSP용 게임 타이틀을 배급하는 회사의 말을 들어보면 인터넷 못지 않게 용산과 같은 상가쪽에 위치한 상점들도 뭔가 변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 변혁이 뭔지는 알겠다. 복제 디스크 판매하지 말고 기기 불법 개조 해주지 말라는거 아닌가? (그렇다는 말에) 우선 그 말 이해한다. 나도 솔직히 지금 매장에서 불법 복제된 게임 타이틀을 판매한다. 손님들이 요구하면 기기도 개조해준다. 한가지 내가 자신있게 할 수 있는 말은 적어도 나는 국내 정식으로 발매되지 않는 타이틀만 골라서 한다. 나머지 게임들은 정품 들여놓고 판다.

상점들이 왜 그러는가하면 마진 때문이고 타이틀이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정식 발매되는 비디오게임기, 게임 타이틀을 들여놓고 팔아봐야 얼마 남는게 없다. 그나마 팔리지도 않는다. PS2 타이틀 잘 나간다고 하는 것 같은데 손님 많을 것 같은 주말에도 나온지 하루 이틀된 신작 게임 타이틀에 먼지 쌓이는게 현실이다.

(마진에 대해 묻자)다른 곳은 모르겠다. 나는 PS2랑 PSP 기기 팔면 5천원 정도 남는다. 타이틀은 1~2천원 남짓이다. Xbox는 아예 거래를 않는다. 있는 것도 처분 못하는 판인데 더 들여올 것도 없다. 한가지 분명하게 하고 싶은게 있다. 절대 엄살 피우는게 아니다. 지금 용산에서 비디오게임 장사하는 사람이 100명이라면 그 중 돈 많은 한 두사람 빼고는 정말 앞날을 내다보는게 겁날 정도다. 나부터도 앞으로 이 장사해서 장가나 갈까, 자식 놓고 키울 수나 있을까 싶다.

비디오게임을 판매하는 소매상이 갈수록 힘들어지는 이유는 뭐라고 보는가?

최근에 기준을 둔 얘기를 해달라는 것인가? (그렇다는 답에) 인터넷이 많이 발달하고 개조 기술의 성능이 높아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과거에는 아니었지만 최근에는 인터넷만 통하면 국내 발매 안된 게임이나 발매된 게임 구하는건 일도 아니다. 개조 기술도 좋아졌다. PS2 하드로더나 Xbox 개조 기술을 보면 사실 나도 많이 놀랜다. 솔직한 마음으로 요즘에는 우리 용산쪽에서도 자체적으로 개조를 금해야 할때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나중에는 결국 이러한 개조 기술이 완전히 상인들 터전마저 삼키는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한가지를 굳이 더 든다면 온라인 쇼핑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인터넷 연결된 PC만 있으면 각종 쿠폰과 적립금 이용해서 게임 관련 물품이나 타이틀을 구입하는거야 일도 아니지 않나. 실제로 나부터도 인터넷 쇼핑몰을 심심치 않게 즐겨 이용하는 판인데 소비자들은 어련하겠나.

국내 하드웨어·타이틀 배급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우리를 동반자로 생각하고 대우해달라는 말을 하고 싶다. 물론 서로 사업 하는 사람들이고 한푼이라도 더 자기쪽에 이윤을 남기고 싶어하는 마음 안다. 나도 장사하는 사람인데 그 마음을 모르겠나. 시껍게 마진률 높여달라느니 이런 말은 안하겠다.

개인적으로 부탁하고 싶은 것은 오프라인 소매점에게 인터넷 쇼핑몰만큼의 동등한 기회를 달라는 것이다. 우리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서는 모를 박탈감을 나는 인터넷 쇼핑몰을 둘러보면서 흔치 않게 느낀다. 일례로 괜찮은 게임 타이틀이 나오는데 예약 판매는 인터넷에서만 하더라. 우리쪽 매장에 오는 손님들에게 대체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우리 가게에 물건 찾으러 온 손님에게 "그 물건은 인터넷에서만 팝니다"라는 말을 해야하나. 얼마전에 판타그램에서 발매한 ‘킹덤 언더 파이어: 히어로즈’는 한정판을 인터넷 쇼핑몰에서 따로 구입해서 팔았다. 단골들이 찾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마진 하나 못 남기고 넘겼다. 솔직히 자괴감이 들 정도다.

PSP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개인적으로 무척 맘에 든다. PS2보다 손님들에게 제품의 장점이나 특징에 대해서 설명하기가 편하고 성능도 매우 뛰어나다고 본다. 헌데 가격 문제가 민감하다. 거진 30만원대 육박하는데 가격이 25만원 후반대 형성됐으면 한다. 사실 성인도 한번에 3~40만원 지출하는건 힘든 일이다. 메모리스틱듀오도 초반보다 가격이 많이 하락했지만 아직 멀었다고 본다. 적어도 5~6만원은 해야 되지 않나 싶다.

아까도 말했지만 최근 들어 PSP의 판매량이 감소되는거 같아 솔직히 걱정이다. 반대로 중고 기기의 시장 유입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PSP의 기능과 외관에 호기심을 갖고 구입한 소비자들 중 기능에 실망한 이들이 중고 물량을 내놓는 것 같다.

PSP를 대상으로 한 불법복제 기술이 입이 벌어질 정도로 나날히 발전하고 있다. UMD로 제작된 전용 게임이나 영화 타이틀이 좀 더 오랜 기간동안 독립성을 갖고 판매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아쉽다. PSP 불법복제가 대중화 되는 것은 시간문제가 아닌가 싶다.

차세대 게임기는 어떻게 보나?

상인들 사이에서 PSP 판매량도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차세대 게임기에 눈 돌릴 틈이 있을까 모르겠다. 당장 손에 붙은 먼지를 털어내야 할 판인데 차세대 게임기에 신경 쓸 겨를이나 있겠나. MS나 CJ조이큐브 측에서 Xbox360 배급 관련해서 용산 상인들과 비공개로 말들이 오가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솔직히 지금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PS2나 PSP 판매하는데 주력하고 싶을 따름이다.

내달말이면 Xbox360이 북미에서 출시되는데 소량 정도는 수입해서 팔 계획이다. 소위 매니아 층으로 불리는 사람들 상대로 장사를 해야하고... 우리쪽에는 주한미군쪽 단골도 일부 있다. 이 사람들이 기기를 찾는 경우도 있으니까. 큰 돈벌이가 되겠냐만은 그래도 Xbox360은 일단 받아놓고 팔까 한다. 매번 하는 얘기지만 최소 북미나 일본, 유럽 중 한 곳과 박자를 맞춰서 기기랑 타이틀을 발매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재 제일 큰 걱정이라면?

일단은 Xbox 재고다. 매장에 보면 알겠지만 Xbox 기기부터 타이틀이 꽤 쌓여있다. 이걸 어찌하면 털어낼까 걱정부터 앞선다. CJ조이큐브가 세중게임박스랑 MS가 안고있던 재고 물량을 가져와서 어떻게 해서든지 빼내려고 노력은 하는 것 같지만 당신도 알다시피 Xbox 타이틀이 나갈 기대는 아예 버려야 할 판이다. 불법복제 된 게임 이미지를 인터넷에서 구하는건 일도 아니고 타이틀이 꾸준히 발매도 안되는 현 시점에서 기기를 사겠다고 오는 이도 거의 가뭄에 콩 나는 수준이다.

PSP 판매량 감소를 어떻게든 막았으면 한다. 우리 가게에서 PSP 사간 사람들 중 3~40% 정도는 한두달 쓰다가 지금 중고로 내놓는 실정이다. 아까 우리 매장에서 봤겠지만 쇼윈도에 놓여있던 PSP가 전부 중고다. 신품을 찾는 사람에게는 그때그때 물건 떼다가 파는 거다. 얼마전에 SCEK에서 주최한 행사에서 올 말경에 대대적인 마케팅을 실시한다고 했으니까 그것에 기대를 걸어봐야 할 것 같다.

오프라인 매장이 발전하려면 어떤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나

사실 기기나 게임 가져오는 배급사, 배급사로부터 물건을 받아와 분배하는 총판, 소비자를 상대로 물건을 직접 판매하는 소매상이 한데 뭉쳐야 한다고 본다. 내 욕심차리자고 하는 말은 아니고, 게임 시장을 좀 키워보겠다는 생각을 가진 이들이 많이 참여를 해야 한다. 서로 손해 안보려고 빡빡하게 거래를 하니 나중에 숨통 막히는건 우리들 스스로라고 본다. 물건을 쥐고 있는 배급사나 총판은 한푼 더 벌어보겠다고 소매상들에게 강압적으로 물건 넘기면, 팔아봐야 남는게 없는 소매상들은 복사CD나 중고 매입 같은 쓸데없는 쪽에 눈을 돌리게 되는 셈이다.

[권영수 기자 blai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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