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국내에서 이 두 장르는 이상하리만치 어울리지 못하고 있다.
만화가 중 게임 애호가들이 여럿 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소재로 한 만화를 찾아보기 힘들었던 것은 물론이요(일부 게임 소재 만화도 있었지만 게임의 유명세를 업은 작품들이지 게임 자체를 소재로 한 만화는 아니었다), 오히려 게임 매니아들은 혹시나 게임을 소재로 한 작품이 있다면 잘못된 부분 찾기에 열을 올리는 극도의 배타성마저 보여 왔다.
그러나 이들 게임 매니아들도 납득할 수준의 본격 게임 소재 만화가 등장했다. 부부 만화가 박기홍, 김선희씨의 '불친절한 헤교씨'가 바로 그 화제의 중심.
한 무가지 신문에서 연재를 시작해 최근 엠파스로 둥지를 옮긴 '불친절한 헤교씨'는 게임회사에 다니면서 가부장적 가치관의 아버지와 남녀차별의 사회적 시선에 맞서 싸우는 부잣집 막내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이다.
"이 만화를 그리게 된 계기요? 그릇된 사회적 인식에 경종을 일깨워주기 위해서죠. 여자를 깔보는 사회적 풍토에서 복사, 중고에 피멍드는 업체의 애환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시나리오를 담당하는 박기홍씨는 이전 한 온라인게임 제작사에서 근무한 경력의 소유자. 그가 현장에서 겪은 경험이 바로 부인 김선희씨의 섬세한 그림체를 통해 작품의 리얼리티를 극대화시켜주고 있다.
"'불친절한 헤교씨'라는 제목도 바로 여성에게 불친절한 사회를 비꼬는 의미에서 지은 것입니다. 주인공이 무뚝뚝하게 보이는 것도 실제로는 사회의 부조리에서 오는 반동이 원인이지요."
원래는 '대단한 소씨 집안 막내딸 헤교씨'라는 기나긴 단어군이 타이틀을 장식할 예정이었으나 우연히 TV에서 '올드보이'의 박찬욱 감독의 신작 '친절한 금자씨(가칭)'를 접하고는 지금의 제목으로 변경하게 됐다는 후문도 들어볼 수 있었다.
아직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그리 후하지 않은 지금의 현실에서 이 작품을 통해 게임제작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다는 두 사람.
"사실 초반에는 게임에 대한 얘기가 별로 나오질 않았지만 이러한 전개는 독자들이 주인공인 소헤교의 환경 등을 알아나가며 애정을 지니게 하기 위한 일종의 장치입니다.
앞으로 독자들은 소헤교의 시점에서 부조리한 사회를 접해보는 색다른 경험을 겪게 될 겁니다. 본격적인 게임 만화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2004.10.05)
[이용혁 기자 leeyh@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