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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 개발자 인생은 `신검의 전설`과 함께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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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인환 이온소프트 기술이사
3차원 온라인게임 '프리프'의 제작을 총괄한 남인환 이온소프트 기술이사는 국내 게임업계 역사에 보기드문 족적을 남긴 1세대 게임 개발자다. 비록 김학규 IMC게임즈 PD나 이원술 손노리 대표만큼 유명세를 치루진 못했지만 남 이사는 그 어떤 이에게도 뒤지지 않는 실력을 갖춘, 무관의 제왕으로 칭할만하다.

그는 1987년 국내 최초로 애플용 한글 롤플레잉게임 '신검의 전설'을 제작, 아프로만을 통해 선보였다. 발매 직후 '신검의 전설'은 게이머들 사이에서 화제거리로 떠올랐다. 비록 오리진시스템즈의 리차드 게리엇(현, NC소프트 부사장)이 제작한 불멸의 역작 '울티마3: 엑소더스'의 전체적인 컨셉을 모방하긴 했지만 고등학교에 막 입학한 15세의 소년이 단신으로 한글이 출력되는 게임을 제작한 사실은 세간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외삼촌 댁에서 처음 애플 컴퓨터를 접하면서 게임이라는 세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담구기 시작했다. 이후 '울티마3: 엑소더스'를 즐기면서 게임도 하나의 예술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나도 이런 철학과 재미를 갖춘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신검의 전설'을 제작하게 됐다"

90년대 초반 국내 IBM-PC가 보급화 되고 동서게임채널이 그간 음성적으로 국내 소개됐던 PC게임을 정식으로 시판하면서 남 이사는 또 한번의 도전을 선언한다. 애플용으로 선보였던 '신검의 전설'의 속편, PC용 '신검의 전설2: 라이어'의 제작을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LG를 통해 발매된 '신검의 전설2: 라이어'는 선과 악, 진실과 거짓, 종교 등 철학적인 요소를 솔직담백하게 담아내는데 성공, 당시 한국 사회 전반을 휘감고 있던 종말론과 맞물려 단숨에 화제작으로 부상했다.

"평소 종교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었고 게임에 문학적인 요소를 담아내보고 싶었다. 또한 전편과 마찬가지로 신검을 찾아서 세상의 평화를 위협하는 악마를 물리친다는 컨셉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개발 도중 우여곡절도 많았고 개발팀원이 군입대 하는 바람에 막판에는 나와 다른 개발자, 단 둘이서 게임을 제작하기도 했다. 발매되자마자 모 통신망에서 활동중이던 게이머에 의해서 불법복제방지장치가 해체돼 복사판이 나돌아 적지않은 피해를 입었지만 내가 원하는, 내 생각과 철학을 담은 게임을 제작할 수가 있었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다"

90년대 후반 국내 PC게임 시장이 무르익을 무렵, 그는 사이오넥스 소속으로 우주를 떠도는 무인 우주선을 무대로 한 PC용 액션 롤플레잉게임 '에어리언 슬레이어'를 제작, 발표한다. 이 게임은 당시 국내 시장을 강타했던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디아블로'의 구성을 모방했지만, 전략적인 요소를 비롯한 독자적인 기능을 담아 국내 게이머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이러한 인기와 완성도에 힘 입어 '에어리언 슬레이어'는 미국 시장에도 선보이는 쾌거를 이룩했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좋아하고 그중에서도 '에어리언' 시리즈의 팬이었다. 컨셉을 그렇게 잡고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디아블로' 시스템을 부분적으로 모방, '에어리언 슬레이어'만의 독자적인 시스템을 완성하는데 주력했다. 비록 모방작이라는 지적이 있긴 했지만 '신검의 전설'과 상이한 컨셉의 게임을 제작할 수 있었다는데 만족한다"

'스타크래프트'가 국내 시장에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고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 등의 온라인게임이 선보이기 시작할 무렵, 그는 '아케인'이라는 이름의 롤플레잉형 온라인게임(MMORPG)을 전격 발표한다. '신검의 전설' 온라인판으로 불리는 이 게임은 아쉽게도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는데 실패했지만 남 이사는 이를 교훈으로 육해공을 넘나드는 3차원 온라인게임 '프리프'를 제작할 수 있었다.

"'아케인'은 애초 이전의 '신검의 전설'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PC 패키지 게임으로 제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곳저곳에서 투자를 받게 되면서 온라인으로 방향이 변경됐다. 첫 온라인게임이라서 여러 부분에서 미숙한 점이 있었고 이때 얻은 결과는 '프리프'를 제작하는데 많은 참고가 됐다. 그동안 어두운 내용의 게임을 제작했던 점에 착안해서 '프리프'는 밝은 분위기로 만들었고 게임에 대해 잘 모르는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제작하는데 노력했다. '프리프'의 비공정이라는 컨셉도 이러한 방침에서 탄생했다"

국내 게임 시장의 역사와 함께 호흡해 온 남인환 이사. 국내 게임 시장이 대부분 온라인게임으로 재편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기자는 인터뷰 말미에 PC 패키지 게임을 다시 제작할 의사가 있냐는 다소 회의적인 질문을 건넸고 그는 다음과 같이 주저않고 답을 했다.

"솔직히 제작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투자금과 차기작을 제작하기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가정용 비디오게임 쪽도 눈여겨 보고 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지금은 '프리프'의 밸런스와 비공정을 실제로 하늘에 띄우는 작업에 최선을 다하겠다. PC게임을 제작하고 말고는 그 이후에 생각하겠다"

[권영수 기자 blai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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