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일, 라이엇 게임즈에서 개발 빛 서비스하고 있는 인기 MOBA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2022 시즌 월드 챔피언십(이하 2022 롤드컵)의 결승전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체이스 센터에서 진행됐다.
이번 롤드컵 결승전은 현지 시간으로 오후 5시, 한국 시간으로 오전 9시에 2022 롤드컵의 메인 테마곡 'STAR WAILKIN''을 부른 아티스트 '릴 나스 엑스'와 창공 세계관의 스킨 테마곡 'Fire to the Fuse'를 K-POP 보이그룹 갓세븐의 멤버 '잭슨'의 오프닝 세레모니로 화려하게 시작됐다.

▲ 잭슨의 Fire to the Fuse 공연 모습
특히 이번 결승전은 통칭 5꽉으로 불리는 3:2 풀 스코어를 기록하는 것은 물론, 1세트를 제외하면 시리즈 내내 한쪽 진영이 시종일관 유리하게 게임을 리드하는 상황이 거의 일어나지 않은 치열한 난타전의 현장이었다.
1세트를 따내며 선취점을 취한 쪽은 T1이었다. T1은 코인 토스로 얻어낸 블루 진영의 밴픽 주도권을 십분 활용하여 서포터 하이머딩거와 탑 아트록스를 풀어주는 대신 이들을 손쉽게 뚫어낼 수 있거나 훨씬 긴 유효 사거리로 득점을 할 수 있는 카운터픽 위주로 조합을 구성했다.
특히, 미드는 상대 라이너인 제카(김건우)의 핵심 카드인 아칼리-사일러스 중에서 아칼리를 밴으로 제외시키고, 사일러스는 라인전 단계부터 게임이 끝날 때까지 쉽게 틀어막을 수 있으며 페이커(이상혁)이 높은 숙련도를 자랑하는 챔피언인 아지르를 뽑아드는 영리한 밴픽 전략을 구사하며 T1이 시작부터 웃고 들어가는 모양새가 됐다.
사정거리 문제로 인해 이따금 포킹은 가능해도 팔 자체가 짧아 교전 선택권이 부족했던 DRX는 T1의 조합에 시종일관 휘둘리는 모양새였고 초반 라인전 구도는 물론 후반 팀파이트 밸류에서도 레나타 글라스크의 악수와 적대적 인수를 기반으로 T1이 우위를 놓지 않아 거의 퍼펙트 게임에 가까운 승리를 거뒀다.

▲ T1의 모든 1차 타워가 체력을 온존하고 있어 거의 완벽에 가까운 승리였다
2세트는 DRX가 점수를 따냈다. 블루 진영 선택권을 얻어낸 DRX가 T1의 미드의 캐리력 억제에 대하여 라이즈와 아지르를 전부 잘라내고 다시 사일러스를 픽하는 것으로 회답했고, 바루스-하이머딩거로 극강의 라인전 능력을 갖춘 바텀 듀오를 구성하는 한편, 아트록스를 풀어준 대신 이를 뚫어낼 대책으로 요네가 아닌 카밀을 출격시켰다.
픽의 의도와는 다르게 DRX의 바텀 듀오는 라인전 페이즈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양새가 나왔지만 상체에서는 오히려 꾸준히 좋은 폼을 보여주면서 게임을 백중세로 이끌었다. 특히 애쉬와 럭스의 전성기라 할 수 있는 중반부에 마법의 수정 화살이나 빛의 속박을 위시한 원격 이니시에이팅이 몇 번이고 날아들었지만 DRX가 잘 피하고 받아내면서 사고 없이 성장할 시간을 버었다.
결국 고전을 했을지언정 성장에 제동이 걸리지 않은 포킹 빌드 바루스는 후반 가서는 살벌한 화력을 자랑하는 견제구로 T1을 압박했고, 부패의 사슬이 주요 딜러진에게 걸리면 카밀과 비에고, 사일러스라는 걸출한 진입조들이 난장판을 만들면서 DRX의 한타 시너지가 폭발력을 제대로 발휘했다.
T1 입장에서는 똑같이 팔이 긴 챔피언 위주로 구성해서 게임 내내 싸움 구도 자체는 나쁘지 않은 것처럼 보였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팀파이트의 밸류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고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들이닥치는 DRX의 상체를 막아낼 수 있는 레나타 글라스크 등의 카운터 이니시에이터 부족이 뼈아프게 됐다.

▲ 2017년 결승전을 연상케하는 바루스의 멋진 이니시에이팅
3세트는 다시 T1이 블루 진영을 가져가며 밴픽이 시작됐다. 조합의 콘셉트 자체는 양 팀 모두 칼챔 대신 탱커를 뽑아든 탑과 진입조 측인 DRX에서 레나타를 빼앗아간 것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1세트와 비슷한 형태를 보여주고 있었다.
DRX의 킹겐(황성훈)은 마스터 오른이라는 별명에 걸맞는 높은 숙련도로 제우스(최우제)를 막아내는 것은 물론 압박을 가하며 많은 점수를 벌어다 줬고 손해를 감수하며 교환 구도를 T1 측에 강제하여 하체 쪽에도 이득을 안겨주는 프레이가 돋보였다.
오른의 특성상 팀 전체의 후반 성장치의 고점이 높은 것은 물론 초장거리 이니시에이팅이 가능한 DRX가 게임을 유리하게 가져가는 듯 했으나, T1이 중요한 타이밍마다 절묘한 인원분배와 특작조 파견으로 오브젝트 점수를 잘 쌓아놓은 게 든든한 보험으로 남아 있었고, DRX의 기습 바론 사냥을 오너(문현준)과 구마유시(이민형)가 연달아 스틸하면서 T1이 대역전, 넘어갈 뻔했던 경기를 순식간에 뒤집어 버린다.

▲ 단 두 번의 바론 스틸로 게임이 뒤집어졌다
4세트는 극초반 T1과 DRX의 양측 바텀 듀오가 시작한지 3분 만에 소환사 주문을 모조리 털어넣는 총력전이 발생했다. 여기서 T1의 구마유시와 케리아(류민석) 듀오는 영리한 시야 활용으로 데프트(김혁규)를 처치하는 것은 물론 긴급 구제의 변수도 완벽히 차단하면서 라인전을 리드했다.
표식(홍창현)의 마오카이가 시도한 억지 캠핑은 안당해주면서 오히려 갱이 온 상황에서 득점을 하는 바텀 덕분에 T1에게 전체적으로 편한 게임 구도가 형성되는 듯 했으나 킹겐의 아트록스가 1세트 이상으로 괴물같이 성장을 하면서 장판파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
덕분에 DRX는 2세트와 마찬가지로 충분한 성장 시간을 확보하며 게임을 질질 끌어내는데 성공했고, 잘 성장하지 못한 피오라의 백도어 운영은 깔끔하게 무시하면서 오브젝트 사냥에 특화된 칼리스타보다 먼저 주요 오브젝트를 공략하며 상대를 전장으로 유도하는 것을 반복. T1에게서 가까스로 빼앗은 유리함을 다시는 넘겨주지 않은채 게임을 승리한다.

▲ 잘 큰 킹겐의 아트록스가 혼자 바론 둥지를 틀어막는 모습
두 팀의 명운을 가린 5세트, 여전히 DRX는 루시안-나미 조합을 배제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바루스를 풀어주고 케이틀린을 가져가면서 어떻게든 게임을 길게 끌고가서 극강의 후반 캐리력으로 판을 엎을 것임을 시사했고 정글 쪽에서는 별다른 이동기가 없는 스탠딩 메이지, 원거리 딜러들을 쉽게 노릴 수 있는 헤카림을 골라 중반을 버텨내는 것으 물론 역으로 이득을 취하려는 전략을 수립했다.
T1이 DRX의 의도를 미리 읽고 헤카림의 성장을 망치는 것은 물론 갱킹 루트를 좁히기 위해 단체 인베이드를 들어간 탓에 헤카림이 6레벨 이전까지 전혀 라인에 개입할 수 없는 구도가 형성됐고, T1의 오너(문현준)는 상대 정글의 칼날부리 캠프에서 점멸로 튀어나와서 제카의 아지르를 점멸을 소모시키며 잡아내는 과감함으로 팀에 큰 이득을 안겨줬다.
그런데 킹겐이 이번에는 아트록스 vs 그웬이라는 칼챔 구도에서 솔로킬을 내는 대형 사고를 만들어내고 다소 무리한 표식의 진입각을 환상적으로 받아내면서 페이커를 끊어내는 등 영웅적 기상을 발휘하며 게임에 균열이 생긴다.
그나마 유리했던 상황에서 바론 사냥을 시도해다가 또 다시 구마유시의 바루스에게 꿰뚫는 화살로 스틸당하면서 잠시나마 T1 쪽으로 게임이 기우는 상황도 있었지만 베릴(조건희)이 여느 때처럼 거침없는 앞점멸 이니시로 어그로를 제대로 끌면서 소모전을 유도했고, 결국 DRX가 초반에 착착 쌓아둔 드래곤 스택이 대지 드래곤의 힘으로 전환되면서 상대 포킹에는 내성을 갖추고 플레이메이킹이 조금 더 자유로워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
사실상 게임을 끝내는 분기점이 될 장로 드래곤 한타에서 베릴은 적측의 주요 딜러인 빅토르와 바루스의 점멸을 운명의 소용돌이 및 어그로 핑퐁으로 모조리 뽑아내고는 자신은 가까스로 살아남아 회복 후 전장에 재합류하는 슈퍼 플레이를 선보인다.
T1 측에서는 일반적인 구도의 한타로는 불리하다는 것을 정확히 인지하고 적 본진에 특작조 둘을 파견하여 백도어를 시도하는 한편 오너에게는 장로 드래곤 스틸이라는 임무를 맡기지만 DRX 전원은 집중력 있고 오너만을 먼저 처치하고 장로 드래곤을 획득한 뒤 이를 토대로 아트록스-아지르가 귀환하여 백도어를 막아내는 것은 물론, 장로 드래곤 효과로 T1의 챔피언을 보이는 족족 처형해버리며 3:2 스코어로 승리, 미라클 런에 방점을 찍는다.

▲ T1의 슈퍼 플레이가 없었다면 사실상 게임의 향방이 결정된 시점이 아니었을까
DRX의 우승으로 인해 메이저 지역의 4시드 진출팀 최초 우승, 플레이-인 스테이지 진출팀 최초 우승, LCK 데뷔하자마자 월드 챔피언이 된 제카의 로열로더 등극이 동시에 이뤄져으며 데프트의 경우 은퇴를 생각하고 임했던 10번째 도전 끝에 롤드컵 우승을 거머쥐고, 베릴 또한 팀을 바꿔가면서 월드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는 등 진귀한 기록이 여럿 만들어졌다.
결승전 MVP로 뽑힌 선수는 킹겐이었다. 장기로 꼽히는 탱커 운용은 물론 칼챔의 달인이라는 제우스를 상대로 반반을 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오히려 리드하는 구도를 만들어내며 이기는 게임 뿐만 아니라, 지는 게임에서도 다른 팀원들이 힘을 회복할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벌어주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편, 우승팀인 DRX의 선수진은 아트록스, 킨드레드, 아칼리, 케이틀린, 애쉬를 우승팀 특전 스킨 챔피언으로 뽑았으며 플레이-인 스테이지 단계에서 표식 대신 교체 출전하여 소방수 역할을 한 주한(이주한)에게도 특전 스킨 챔피언 선택권이 주어지면서 마오카이를 골라 4년 만에 식스맨 멤버의 스킨이 만들어지는 쾌거를 달성했다.

[게임조선 편집국 gamedesk@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