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을 강의실로 옮겨놓은 듯 각자의 자리에서 게임만 열중하다가 수업을 마칠 것이란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무혈설전(無血舌戰)의 전쟁터다.
"컴퓨터 게임 프로그램을 배우기 위해 진학한 학생과 게임에 빠져 살아온 매니아 성향의 학생은 날카로운 대립각 그 자체다."
부산 동서대에서 4년째 게임&멀티미디어학과를 책임지고 있는 임충재(35) 교수의 설명이다.
양 진영은 게임을 바라보는 시각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할 수 밖에 없다. 한쪽에선 게임 타이틀에 대해 기술적으로 접근하지만 반대편은 역사와 유래 또는 사용자 반응 등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임교수는 "토론이 뜨거워지면 감정싸움으로 변해 수업시간을 서둘러 끝낼 때도 있다"며 웃음짓는다.
말싸움에 밀린 학생은 분에 못이겨 특정 게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A4 용지 50페이지 이상 써서 보고서를 제출하는 경우도 있다.
즐거워야할 게임 때문에 갈라서는 학생들을 화해시키는 것도 임교수의 몫이다.
하지만 임교수는 갑론을박(甲論乙駁)의 이런 게임강의를 매우 소중히 여긴다. 자신도 생각못한 기발한 게임 아이디어가 쏟아질 경우도 많으며 이런 수업분위기가 학과의 경쟁력을 가져다 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대학 게임학과 학생들은 벌써 모바일 게임을 만들어 SK텔레콤에 서비스 중이며 플레이스테이션용 비디오게임도 개발 중이다. 게임업계에서 이 대학 게임학과 학생들의 기술력을 이미 인정한 셈이다.
임교수는 아예 한발 더 나가 지방 최초로 대학내 게임아카데미를 3월에 설립했다. 개인사정으로 게임학과에 진학못한 청소년이나 재교육 과정을 필요로 하는 취업자 등이 대상이며 약 1년 과정으로 게임 프로그램-그래픽-기획 등을 강의한다.
임교수는 요즘 프로게이머에게 `스타크래프트`를 집중 교육받고 있다고 귀띔한다. 학생들과의 한판승부에서 지기 싫기 때문이다.
"강의실에서 학생들과 눈에 불을 켜고 게임 대결을 펼치는 교수의 모습...재미있지 않나요? "
[임충재 동서대 게임&멀티미디어학과 교수 dooly@dongseo.ac.kr]
[백현숙 기자 coreawoman@chosun.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