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작가 황미나(39)는 거침이 없다. 만화 그리는 이유부터, 작업하는 방식, 그리고 삶에 대한 관점까지 그의 화법은 체구 만큼이나 푸근하고 또 당당하다.
작가는 이번에 처음으로 인터넷 만화에 도전한다. 7일 문을 연 만화전문 웹진 코믹스 투데이(www.ComicsToday.com)에 새 만화 ‘Just friend’를 격주 연재하기로 한 것.
“단순히 출판만화를 스캔 받아서 올리는 형태는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또 요즘 유행하는 소위 플래시(애니메이션과 출판만화의 중간형태) 기법도 오히려 만화 특유의 상상력을 죽이는 것 같구요. 정답은 없겠지만 스크린 속에서도 따뜻한 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 볼께요.”
‘Just friend’는 약혼녀를 이미 두고 있는 한 남자와 그를 좋아하는 게이가 중심 인물로 설정됐다. 성 정체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고민이지만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정신적 소외감을 묘사해 나갈 계획이다. 또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만화를 보는 만큼, 장면에 따라서는 독자들의 선택에 따라 배경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하는 방식도 고려중이다. 인터넷시대에 맞춘 만화와 음악의 결합인 셈이다.
한편 웹진 ‘코믹스 투데이’의 만화는 영어, 일어, 중국어 포함 4개 국어로 번역돼 전세계에 서비스된다. 이미 5~6년전부터 ‘윤희’ ‘이씨네 집 이야기’등을 일본 만화잡지에 연재, 일본내에도 많은 독자를 갖고 있는 황미나로서는 그의 신작을 일본 팬들에게도 리얼타임으로 보여주게 되는 것.
“지난 번에는 제 작품 보고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다며 일본 독자 한 명이 편지를 보내왔어요. 비뚤비뚤, 맞춤법도 대부분 틀렸지만 정성이 고맙더라구요. 일본에 연재한다고 특별히 우리 고유의 것을 강조하기 보다는, 사람 사는 곳의 보편적 유머를 보여준 게 인기를 얻은 이유인 것 같아요.”
그는 올 초 양평동에 새로 화실을 내고 ‘출근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집과 화실을 함께 하다보니 여러가지로 불편한 점이 많았다는 것. 물론 한밤중 작업이 대부분이지만 아침에 ‘퇴근’하고 밤에 ‘출근’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로 데뷔 21년째를 맞은 작가는 요즘 후배들에게도 신경을 썼다. 잡지위주로 만화시장이 고착화되면서 너무 한 회, 한 회의 인기에 연연한다는 것이다. “80년대 만화가 천대받던 시절에도 독자들은 한 권의 만화를 읽고 나면 감동을 느꼈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하지만 요즘은 그런 작가 찾기가 가뭄의 콩 나듯 해요. 보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어요. 독자들은 아무렇게나 가볍게 보더라도 작가는 그 이상 깊이 생각하고 고민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재미’조차도 줄 수 없어요.”
(조선일보 어수웅 기자 jan10@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