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랭킹 사이트 배틀탑(www.battletop.com)의 이강민(37) 사장은 자신감에 차 있다. 그는 4년째 게임 관련 일을 해왔지만, 게임 산업의 중심에 서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가 국내 게임 산업에 미친 거대한 영향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최초로 PC방 선보인 이강민 배틀탑 사장
이 사장은 국내에 PC방을 제일 처음 선보인 장본인이다. 그는 96년 서울 신림동의 60평 사무실에 컴퓨터 24대를 들여 놓으며 ‘인터넷 매직플라자’란 PC방을 세웠다. 당시 기업 시스템통합(SI)에 관련된 일을 해오던 그는 밤마다 놀고 있는 컴퓨터를 갖고 할 수 있는 사업을 생각했다. 그리고 생각해 낸 것이 PC방이다.
시간당 3000원의 다소 비싼 이용요금을 받았지만, 이 사장의 PC방은 대성공이었다. 그 후 전국에 체인점을 개설해 98년에는 한국능률협회로부터 우수프랜차이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99년에는 전국에 90개가 넘는 체인점을 확보, PC방 점유율이 국내 1위를 차지했다.
이 사장은 PC방 사업을 하며 게이머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게이머들은 게임을 단순히 시간을 때우는 도구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고 지는 과정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게임대회와 랭킹 시스템도 고안해
그는 전국의 PC방 수가 5000개를 넘어서자, 새로운 아이템으로 사업을 돌렸다. 바로 게임대회와 게임랭킹 시스템을 고안해 낸 것이다.
“당시 매주 일요일마다 우리 PC방 체인점들끼리 게임대회를 가졌어요. 전화로 연락해 승패를 파악했는데, PC방 수가 40개를 넘어서자 더 이상 게임 대회를 진행하기 힘들어졌죠.”
이 사장은 인터넷 사이트에서 실시간 승패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게임랭킹 서버 배틀탑을 개발하고, 직업별, 성별, 학교별, 국가별로 성적을 매길 수 있도록 했다. 이 서비스로 인해 더 이상 PC통신 게임동호회 게시판에 시간과 IP 주소를 남기며 게임대결 약속을 정하는 글을 올릴 필요가 없게 됐다. 이 사장의 예상대로 실시간 게임랭킹 시스템은 게이머들의 폭발적 인기를 끌면서, 회원수 20만명에 PC방 1000여개를 회원사로 확보했다.
현재 배틀탑 사이트에서는 스타크래프트, 피파, 고스톱 등 9개 게임을 무료로 운영중이다. 회원 가입을 하면 언제 어디서나 대전을 벌일 수 있고, 전적에 따라 순위가 매겨진다.
◆게임계의 월드컵 대회 꿈꿔
인터넷을 통해 게임대회를 진행하면 부정이 저질러지기 쉽다는 점을 고려, 상위 64위까지는 오프라인에 모여 게임대회를 열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국내 최초의 게임대회인 한국인터넷게임리그(KIGL)다. KIGL은 한국통신프리텔, 천리안, 네띠앙 등 21개 정보통신 기업이 갖고 있는 프로게임단들이 벌이는 게임대회다.
“기업이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려면 1년에 100억원이 들지만, 프로게임단을 운영하면 1억원이 듭니다. 그러나 홍보효과는 그 이상이 될 수 있죠.”
KIGL을 운영하는 배틀탑의 수익은 회원사들의 가입비 1000만원과 월 회비 200만원. 앞으로 미국인터넷게임리그(AIGL), 일본인터넷게임리그(JIGL)를 비롯, 세계인터넷게임리그(WIGL)를 개최, 오프라인 방송국과 인터넷방송국에 중계권을 팔 계획이다. 게임계의 ‘월드컵’으로 키운다는 생각이다.
“게임은 사이버 스포츠입니다. 우리도 2~3년 후부터는 스포츠게임에 집중 투자할 계획입니다.”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현대종합상사에 근무했던 그는 현재 자본금 25억원, 직원수 60명의 중견 벤처기업가다.
(박내선기자 nsun@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