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에이코리아의 `봉신연의2`에서 활기찬 청년 자아, `길티기어 젝스 플러스`에서 냉철한 열혈 카이… 이들 목소리의 주인공은 `열혈 목소리`로 유명한 KBS 중견 성우 강수진씨. 팬클럽까지 있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그를 만나보았다.
만약 인기 로봇 만화의 로봇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은 일본의 유명 시뮬레이션 게임 `수퍼로봇대전`이 한글화된다면 `열혈 목소리` 덕택에 맡게될 역할도 많지 않겠냐는 농담조의 질문에 "출연료도 많이 받겠군요"라며 사람 좋은 웃음으로 대답한 강수진씨.
그러나 `게임에서의 음성`이라는 화제를 꺼내자 갑자기 표정이 진지해지기 시작했다.
"비단 게임뿐 아니라 모든 영상 매체에서 음성은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자리해 있습니다. 집을 지을 때 아무리 좋은 설계도와 자재를 사용하더라도 끝마무리가 엉성하면 집 전체의 가치가 떨어집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영상 매체에서 음성은 화룡점정의 역할을 담당합니다. 단순한 포장의 의미를 넘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요소지요."
`국내에는 게임 전문 성우들이 부족하다`라는 일부 매니아들의 의견에 그는 또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의 음성 더빙 작업시 국내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전문적인 감독이라는 것. 영화를 만들 때 적재적소의 배우 캐스팅이 필수불가결한 요소 듯 게임에서의 성우 캐스팅도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특히 외국에서 제작된 게임의 한글로 더빙할 때는 등장 캐릭터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할 여유가 없어 원판 성우들의 연기를 참고해야 하므로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 캐릭터 창조가 힘들다고 덧붙였다.
최근 비디오게임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음성의 한글화 문제에 대해서는 새로운 절충안을 내놓기도 했다.
"우리말 음성과 원어 음성에 각각 일장일단이 있는 만큼 제작사는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권리를 줘야합니다. 게임도 영화와 마찬가지로 DVD라는 매체의 특성을 살려 우리말 음성과 원어 음성이 동시에 지원되는 음성다중 시스템을 채택하면 좋을 것 같아요."
반면 이러한 논란을 촉발시킨 게임에서의 일본어 음성 금지 규정에 대해서는 "영어는 괜찮고 일어는 안된다는 것은 일종의 `언어 사대주의`"라며 날카로운 비판을 던졌다. 그는 정책 결정론자들이 급격히 변화하는 시대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지금 PS2를 구입하는 사람들은 10대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2, 30대도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들이 게임과 만화를 접하고 자란 세대이므로 PS2에 호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우리나라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세대들에게는 아직 게임이란 문화에 익숙하지 못합니다. 지금의 청년 세대가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시대가 오면 앞서 말했던 부조리들은 자연스레 해결될 겁니다."
[이용혁 기자 amado-genius@chosun.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