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통을 벗고, 쿵후바지를 입은 남자가 공중 회전을 한다. 늘씬한 8등신 미녀가 커다란 몸집의 남자를 발차기 한 방으로 쓰러뜨린다. 홍콩 무술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이 장면은 ‘철권(鐵拳) 4’ 게임의 한 장면이다.
오락실에서 즐기던 격투 게임이 비디오 게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격투 게임의 ‘최고봉’이라고 불리는 ‘철권4’는 지난 7월 출시돼 두 달 만에 4만5000장이 팔렸다. 코코캡콤의 ‘캡콤vs. SNK’도 게임 대회를 개최하며 인기몰이에 나섰다. 올 겨울 마이크로소프트의 비디오게임기 ‘X박스’가 출시되면 여기서 판매량 1위를 기록중인 ‘데드 오어 얼라이브’도 만나볼 수 있다.
격투 게임은 무술인·권투선수·프로레슬러처럼 개성 있는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해 컴퓨터가 정해준 상대방과 싸우는 게임이다. 플레이스테이션2(PS2)에 듀얼쇼크 2개를 연결, 두 사람이 맞붙을 수도 있다.
요즘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철권4’에는 21명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 중에는 사업 실패로 실의에 빠진 중국인(마샬 로우), 주최측의 비리를 캐기 위해 출전한 여고생(샤오유), 아버지에게 복수하려고 대회에 나가는 인조인간(카즈야) 등 재미있는 캐릭터가 많다. 게임의 목표는 ‘최강의 주먹’을 의미하는 ‘철권’이 돼 이 대회를 개최하는 미시마 재벌의 총수 자리를 얻는 것.
게이머는 제한된 시간 안에 주먹과 발차기만을 이용해 상대방을 쓰러뜨려야 한다. 시간을 초과하면, 남은 체력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 윤여을 사장은 “오는 18일부터 온게임넷과 겜비씨를 통해 매주 철권 경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코캡콤의 ‘캡콤vs.SNK2’도 엎어치고 내려치는 격투 게임의 묘미가 살아있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일본 격투 게임의 대명사인 캡콤과 SNK사(社)가 합작, 두 회사 게임에 등장했던 46명의 캐릭터가 총출동해 싸움을 벌이는 내용이다. ‘스트리트 파이터(캡콤) vs. 킹 오브 파이터즈(SNK)’ ‘파이널 파이트(캡콤) vs. 월화의 검사(SNK)’ 등 격투 게임 매니아들의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던 캐릭터들이 한판 대결을 벌인다. 1대1 대결뿐 아니라 1대 다(多), 다(多)대 다(多) 대결도 가능하다.
최근에는 온라인 게임으로도 격투 게임이 나오고 있다. 넷마블(www.netmarble.co.kr)에서 서비스중인 3차원 격투 게임 ‘제로’는 매우 사실적인 타격감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위즈게이트도 ‘스트리트 파이터’ ‘파이널 파이트’ 등 일본 캡콤사의 격투 게임을 올해 안에 온라인게임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조선일보 박내선 기자 nsun@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