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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논쟁하라… 아이디어가 나온다”...‘한쿨임’ 멤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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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목요일 서울 강남 테헤란밸리에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면 9명의 남자와 1명의 여자가 선릉역에 위치한 ‘커피빈’에 하나둘 얼굴을 내민다. 10명이 한 자리에 모이면 그때부터 동서고금을 넘나들고 시공을 초월하는 ‘메트릭스’의 전쟁이 시작된다.

이 전쟁은 게임업계에서 ‘귀한 몸’으로 통하는 게임 기획자들이 진행하는 것이다. 엔씨소프트의 최경원(30)·김형진(27)·이건호(26)·신영택(24)·이형민(24)씨를 비롯, 넥슨의 전유택(27)·박종흠(25)씨, 타프시스템의 이수인(여·26)·오동수(23)씨,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주용진(23)씨 등 ‘한쿨임’ 멤버들이 주인공이다.

한쿨임은 ‘한국 게임의 미래를 생각하는 쿨(cool)한 젊은이들의 모임’을 줄인 말.

이들은 매주 한 차례 모여 게임 개발 전략을 놓고 논쟁을 벌인다. 모두 ‘창조적 상상력’과 ‘논리’를 사용해서 상대방을 압도하는 식으로 또 다른 게임을 펼치는 셈이다.

한쿨임은 PC통신 하이텔 내에 있던 서울대 게임동호회에서 출발했다. 2000년 11월 최경원·김형진·전유택·이수인씨가 만든 친목 모임에 게임업계로 진출한 후배들이 합류하면서, 테헤란밸리 게임 기획자들의 모임으로 변신했다. 조소과 출신인 이수인씨, 조경학과 석사 출신 최경원씨, 물리학과 석사인 전유택씨를 제외하곤 모두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아이큐(IQ) 135~160의 두뇌들이 만나다 보니, 한치의 양보도 없다. 논쟁 주제는 ‘예술로서 게임의 한계’부터 ‘게임의 사회적 역할’, ‘한국 게임산업의 세계화’ 등 다양하다.

최근에는 게임의 상업성 문제를 놓고 논쟁이 붙었다. 한쪽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대중적인 게임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다른 쪽에서는 게임도 창작품인 만큼 철학이 들어가야 한다고 맞섰다. 이 모임의 회장인 이수인씨는 “새벽 3시까지 결론을 내지 못해, 여자인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사우나로 옮겨 논쟁을 계속했다”고 소개했다.

‘리니지’를 기획했던 김형진씨는 논쟁 중에 컴퓨터 키보드 위에 올라서서 열변을 토한 적이 있다. 지난해 리니지 게임 안에서 상대방 캐릭터 죽이기(PK)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김씨가 한쿨임 회원들에게 PK의 정당성을 설명하다 흥분한 나머지 책상 위에 올라가 10분 동안 연설을 한 것.

이들은 지난해 ‘게임 아키텍처&디자인’을 시작으로, 올해 RPG(롤플레잉게임) 가이드북인 ‘검과 회로’, ‘확실히 팔리는 3D 게임 만들기’ 등 3권의 번역서를 냈다. 이 중 ‘게임 아키텍처&디자인’은 교보문고 컴퓨터서적 부문 베스트셀러에 올랐을 만큼 반응이 좋았다.

모임의 막내인 주용진씨는 “우리나라에는 게임 기획자를 꿈꾸는 사람은 많지만, 아직 게임 기획에 대한 체계적 방법론이 없어, 공부도 할 겸 우리가 직접 책을 냈다”고 말했다.

/박내선기자 nsu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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