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인디 게임 개발 스튜디오 '이니록스(Inilogs)'가 제작한 호러 게임 '아라하(Araha)'는 높은 완성도와 뛰어난 몰입감으로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바 있다.
지난 3월 5일 스팀 그린라이트에 출품해 그린릿에 등록돼 다시 한번 화제가 됐다.
인디 게임은 대형 게임 제작업체와 퍼블리셔의 지원 없이 개발되기 때문에 자금 조달과 홍보를 인디 게임 개발자 스스로 해결한다. 열악한 조건에서 많은 독창적이고 모험적인 인디 게임이 생산되고 있지만 사용자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역부족인 경우가 많다.
험난한 과정을 견뎌내고 유저에게 인정받으며 입소문 탄 아라하는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게임조선은 1인 개발사 이니록스의 조영인 대표를 만나 모바일 버전의 아라하부터 곧 스팀에 출시할 PC 버전, 그리고 인디 게임 개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만나서 반갑다. 우선 본인 소개부터 해달라.
1인 인디 게임 개발 스튜디오 ‘이니록스’를 운영 중인 조영인이라고 한다. 유니티를 통해서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에 입문했고 작년 7월에 출시된 모바일 게임 ‘아라하’가 처녀작이자 대표작이다. 지난 3월 스팀 그린라이트에 아라하가 선정되어 PC 버전의 아라하를 개발 중에 있으며 차기작으로 클리커를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모바일 게임 총 3종을 준비하고 있다.

▲ 조영인 이니록스 스튜디오 대표
-1인 개발자가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가.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시작한 것은 아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유니티 프로그램을 다루는 것이 취미생활이었다. 그러다가 유니티 프로그램을 다루는 것에 능숙해졌고 게임을 제작하게 됐다. 현재, 게임을 제작하는 여건이 스스로 해결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 1인으로 개발하게 됐다. 물론, 게임 제작 초반에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힘든 적도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 정도 게임을 개발하는 데에 자신감이 생겼다.
-모바일 인디게임 아라하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아라하에 대해 간략한 소개 부탁한다.
아라하는 ‘이은정신병원’이라는 가상의 폐쇄된 공간에서 플레이하는 오리엔탈 풍의 오컬트 호러 게임이다. 오래 전 폐원한 병원에서 주인공이 죽은 누나의 부름을 받고 찾아가 그녀의 유품을 거두는 내용이다. 이은정신병원은 귀신이 자주 출몰하고 기이한 사건들이 많이 발생하는 곳으로 악명이 높다. 플레이어는 이곳에 방문해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귀신들을 경계하면서 숨겨진 누나의 유품을 찾아야한다.

▲ 조영인 개발자의 처녀작이자 대표작, '아라하(Araha)' (사진제공=이니록스)
-1인 개발자로 아라하를 제작했는데, 아라하를 완성하는 데에 얼마나 걸렸는가.
아라하의 공식적인 개발기간은 1년 4개월이다. 처녀작이기에 게임개발에 대한 공부를 병행하면서 제작해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1인 개발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으로는 먼저 게임에 대한 피드백이 부족했다는 점이 있다.
1인 개발은 자신의 가치관이나 세계관을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하지만 본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과 실제로 게임을 접하고 유저가 받아들이는 인식은 차이가 발생한다. 따라서 게임 기획 의도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척도를 맞추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같은 맥락에서 모든 의사결정을 스스로 내려야 한다는 점도 상당히 힘들었다.
-아라하는 유니티 엔진으로 제작됐다. 유니티 엔진의 장점과 단점을 설명해달라.
유니티 엔진은 큰 단점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입문자도 쉽게 배울 수 있고 유니티의 다양한 컴포넌트 및 에셋들과 연동이 되므로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다.
유니티로부터 지원은 작년 유니티 코리아가 주관한 쇼킹프로젝트에 선정되어 게임을 소개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으며 인터뷰도 진행했다. 그 외에도 컨퍼런스 행사 때마다 시연 기회를 얻고 있다.
-아라하의 누적 다운로드 횟수는 얼마정도 되는가.
구글플레이의 경우, 무료버전 15만 건, 유료버전인 프리미엄 에디션은 2천 건 가량 된다. 아라하의 주 매출은 구글 플레이보다는 국내 오픈마켓(네이버 앱 스토어, 티 스토어)이다. 모든 앱 스토어의 유료버전 다운로드 수는 1만 건이 넘는다.
-공포게임 아라하의 영감은 어디서 받았는가.
아라하는 엉뚱하게도 흉가체험 동영상을 접하고 영감을 받아 제작하게 된 게임이다. 딱히 혼자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은 아니며, 직장을 다니면서 유니티 프로그램 이용을 취미생활로 시작했다. 취미생활로 유니티 프로그램 다루는 것에 재미를 느꼈고 게임제작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다.
-아라하라는 명칭은 불교에 등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명칭을 타이틀로 정하게 된 이유는.
불교는 신라 때 우리나라에 전파돼 오늘날까지 우리와 오랜 시간 함께해온 종교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토속신앙과 결합해 귀신과 관련된 민담이 많이 전래됐다. 가장 동양적이고 한국적인 공포게임이라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아라하’라는 타이틀을 붙였다. 실제 게임에서도 불교적인 느낌의 배경과 탱화가 등장하기도 한다.
*아라하 : 온갖 번뇌를 끊어서 인간•천상(天上)의 중생(衆生)들로부터 공양을 받을만한 덕이 있는 사람. 부처님 십호(十號)의 하나. 아라한(阿羅漢)이라고도 함. [출처, 한국고전용어사전]

▲ 동양적인 공포감을 느낄 수 있는 '아라하' (사진제공=이니록스)
-아라하를 개발할 때 특별히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아라하를 제작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최적화다. 일단 아라하는 리얼타임의 Full 3D 게임이기 때문에 제한적인 성능을 가진 모바일 기기에서 원활하게 구동되게끔 적절한 타협이 필요했다. 최적화 문제는 개발 초기부터 노력을 기울였으며 최대한 로우폴리의 오브젝트, 텍스처 압축, 드로우콜 최소화, 컬링기법을 통해 프레임의 안정화를 도모했다.
최적화 이외에도 현실감 높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아라하를 직접 플레이해보니 조작이 다소 불편했다.
1인 개발 및 인디 게임은 대개 소수의 제한된 인원만으로 QA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개발자가 느끼는 부분과 플레이어가 느끼는 부분은 다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아라하의 조작에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몇몇 플레이어들이 조작이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였고 이 부분은 올 여름 중에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할 계획이다.
▲ 모바일 버전 아라하 공식 트레일러 영상
-아라하의 주인공은 왜 무력한가.
공포영화를 비롯한 호러물에서는 설정 상, 주인공이 무력해야 더욱 박진감과 공포감을 느낄 수 있다. 아라하도 이와 마찬가지다. 귀신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도망치는 것과 마주치지 않는 것이다.
-직접 아라하를 플레이해보면서 스토리를 추리할 수 있는 요소가 있으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라하의 개발 기간이 자칫 지나치게 길어져 추리요소를 배제한 부분이 있다. 본인 또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스팀에 등록될 PC 버전에서는 다양한 추리 콘텐츠를 즐기면서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직접 만든 게임으로써 아라하에 점수를 매긴다면.
100점 만점에 50점을 주겠다. 아쉬운 점부터 이야기하자면, 처녀작이기에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놓친 것이 많다. 하지만 내 손으로 직접 만든 게임임과 동시에 그 결과물이기 때문에 만족감도 있다. 또한, 아라하는 현재 진행형의 게임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아라하를 사랑해주고 응원해주는 많은 플레이어들에게 좀 더 지켜봐달라는 의미에서 50점을 부여했다.
-인디게임은 퍼블리싱을 거치지 않는다. 홍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
중소기업 혹은 대기업의 모바일 게임과 인디 게임은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시작점이 다르다. 인디 게임 개발자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높은 효율을 끌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직접 이곳 저곳을 뛰어다니면서 홍보에 매진했다. 예를 들어, SNS를 통한 홍보라든지 인디 게임 행사 참여 등이 있다. 물론 가장 큰 도움이 된 것은 오픈 마겟을 비롯한 여러 매체의 지원이다. 최근 국내 인디 게임 시장이 커지면서 대기업이나 IT 중소기업의 인디 게임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아라하가 스팀 그린라이트에 등록됐다. 아라하 PC 버전은 어느 정도 완성됐는가.
스팀 등록 예정인 PC 버전의 아라하는 모바일 버전과는 전혀 다른 게임이 될 것이다. ‘아라하: 이은도’(가제)는 모바일 버전과 기존 스토리나 배경을 같지만, PC 플랫폼을 이용하기 때문에 그래픽의 디테일과 게임의 진행 방식에서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모바일 버전처럼 병원 내부에 국한되어 플레이하지 않고, 플레이어는 병원의 출입 과정부터 시작해 영안실, 풀벌레 소리로 가득한 공동묘지, 그리고 대승불교에서 등장하는 10대 지옥 중 하나의 전경을 묘사할 계획이다. 흉가를 탐험한다는 단순한 설정 외에도 좀 더 방대하고 동양적인 공포를 아라하에 담아내려고 노력 중이다.
현재 아라하 PC 버전은 완벽한 게임이 되기 위해 다듬는 과정에 있다. 또한, 출시기간도 조율 중에 있다. 내년 전반기 출시를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아라하의 스팀 버전, '이은도의 저주'(사진제공=이니록스)
▲ 스팀 버전 아라하 공식 트레일러 영상
-스팀 그린라이트에 등록할 수 있는 요건이나 방법에 대해서 설명해달라.
스팀 그린라이트는 투표를 통해 과반수 이상의 표를 획득해야 그린릿이 될 자격을 얻는다. 많은 준비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라하가 스팀 그린라이트에 등록될 것이라고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아라하를 스팀 그린라이트에 통과시켜준 것은 국내 플레이어들의 적극적인 호응과 응원 덕분이 아닌가 싶다. 그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뜻 전한다.
스팀 그린라이트에 등록되기 위해서는 게임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돕기 위해 많은 양의 스크린샷과 영상 자료를 첨부하고 세심한 게임 설명을 더해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게임의 소재나 방식이 참신하다면 그린라이트에 더 빨리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PC 버전의 아라하는 모바일 버전보다 뛰어난 그래픽을 자랑하는가. 또, 새로운 콘텐츠도 추가되었는가.
앞서 말씀 드린대로 모바일과 PC 버전은 전혀 다른 게임이 될 것이다. 모바일 기기는 성능의 한계가 있어 그래픽의 완성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사실감을 포기해야 한다. 모바일에서 다양한 이펙트, 자연스러운 모션 등을 경험해 볼 수 있으며 보다 뛰어난 광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존 모바일 버전의 반복적인 스테이지 형식에서 벗어나 스토리와 추리 중심으로 게임이 전개될 것이다. 또한, 오큘러스와 같은 VR 기기의 호환 및 지원도 적극 검토 중에 있다.

▲ '이은도의 저주'의 사실감 넘치는 그래픽(사진제공=이니록스)
-1인 아라하 후속작에 대한 계획은.
우선 아라하의 후속작이 아닌 차기작을 먼저 개발 중에 있다. 6월 중순 출시를 목표로 하는 ‘상자 속 병아리’는 병아리 한 쌍을 키워 번식시켜가는 귀여운 육성게임이다. 허기와 갈증, 스트레스를 잘 컨트롤해 병아리가 별 탈 없이 닭으로 성장하는 것이 이 게임의 주 목표다. 게임 속에 등장하는 병아리가 애교도 부리고 장난을 치는 모습에 많은 플레이어들이 좋아할 거라 본다.
다음 출시 예정작으로는 FPS 장르의 게임이 있으며 현재의 제작 속도로 봐서는 올 여름에 선보이게 될 것 같다.
아라하의 후속작으로 번외편을 준비 중에 있으며 올해 8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PC 버전의 아라하를 장기적인 과제로 두고 있어 아라하 2는 아직까지 계획에 없다. 일단 현재 개발 중인 게임들을 완성시키고 출시한 후에 생각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 6월 출시 예정, 클리커 장르 게임 '상자 속 병아리' (사진제공=이니록스)

▲ 이니록스의 FPS 장르의 게임 (사진제공=이니록스)

▲ 8월 출시 예정, '아라하 번외편: (가)위험한 지하실' (사진제공=이니록스)
-마지막으로 인디 게임 개발자들에게 조언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달라.
수많은 인디 게임 개발자들이 심혈을 기울여 게임을 제작하다가 도중에 중단하는 것을 많이 보게된다. 게임 개발이란 것이 게임의 규모를 떠나서 결코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끝까지 완성해 대중 앞에 선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도중에 포기하면 게임 개발에 투자한 긴 시간과 노고가 물거품이 돼버린다. 그러니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완주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시영 기자 gamedesk@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