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씨는 “900점부터 점수 올리기가 쉽지 않아 애를 먹었다”며 “1000점이 되자, 그동안 고생했던 기억이 떠올라 눈물이 핑 돌았다”고 말했다.
불과 1년10개월 전만해도 양씨는 ‘컴맹’(컴퓨터를 모르는 사람)이자 ‘넷맹’(인터넷을 모르는 사람)인 평범한 할머니였다. 수영과 고스톱, TV드라마 시청으로 여가를 보냈다. 온라인 게임을 접하게 된 것은 2000년 6월 아들(31)이 운영하는 PC방에 들렀다가 이 게임을 봤을 때였다. 게임에 등장하는 예쁜 여자주인공을 보고 아들에게 “나도 저거 하나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 것이 계기가 돼 게임에 입문했다.
그 뒤 양씨는 아들의 PC방에서 하루 6~7시간씩 이 게임에 매달렸다. 게임 즐기는 재미에 푹 빠져 끼니를 거를 때도 많았다. 양씨는 “평생 이만큼 집중력을 발휘해 본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젊은 ‘게임 친구’도 많이 생겼다. 양씨는 “경로당에 가면 노인들만 만나지만 인터넷에선 10대 소년과도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씨는 게임을 통해 가족들끼리 가까워진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남편(69)만 빼면 외손자까지 3대가 모두 ‘레드문’을 즐기기 때문에 게임을 화제 삼아 이야기하다 보면 어느새 가족의 정이 두터워진다는 것이다.
양씨는 나이든 사람도 과감하게 게임에 도전해보라고 권했다. 여가 활용에 좋고, 컴퓨터를 자연스레 익힐 수 있으며, 젊은 사람들과도 사귀는 ‘일석삼조(一石三鳥)’의 기회라는 설명이었다.
[조선일보 : 윤슬기기자 cupidmom@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