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RPG(역할수행게임) 장르에서는 친절하고 간편한 형태의 게임들이 인기다.
파티원도 쉽게 모으고 던전 입장도 어디서든 자유롭게, 퀘스트는 모두 추적을 해주는 등 편리한 게임이 그야말로 대세인 세상이다.
이런 '편리한' 게임에 도전장을 내민 게임이 있으니 바로 인디게임 개발사 오드원게임즈의 MMORPG '트리오브라이프'다.
난파된 섬에서 아무것도 없이 시작하는 '트리오브라이프'는 말 그대로 야생 서바이벌 게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자유도가 높은 만큼 처음부터 끝까지 생존을 위해 모든 걸 스스로 찾아서 플레이 해야 하는 트리오브 라이프는 편리함을 넘어 자동화까지 되고 있는 현재 게임시장의 트렌드를 역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리오브라이프는 최근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텀블벅'에서 1000만원 이상 후원을 받으며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에 게임조선에서는 '트리오브라이프'의 개발자 3인을 만나 트리 오브 라이프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 삼인삼색, 오드원게임즈 개발자 3인방
독특한 사람(Odd One)이라는 뜻을 가진 오드원 게임즈는 이름만큼이나 독특한 개발자 3인의 소규모 인디게임 개발사다.
현재 트리 오브 라이프의 프로그래밍을 담당하고 있는 김영채 대표는 고등학교 때부터 트리 오브 라이프와 같은 게임을 구상하면서 지금에 이르게 됐다고 운을 뗐다.
"사실 학생 때부터 이런 게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이야기를 시작한 김영채 대표는 트리 오브 라이프 같은 게임이 나오지 않아 직접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 오드원 게임즈, 김영채 대표
대학교 시절 졸업작품을 같이 하게 되면서 연을 맺게 된 애니메이션 파트 담당인 최원순 씨는 이미 5~6년 게임업계에 몸을 담갔던 프로였음에도 김영채 대표의 기획 하나만을 믿고 따라나섰다.
외주 형식으로 컨셉아트와 모델링에 도움을 주던 이중원 씨도 트리 오브 라이프의 기획에 반했다. 중원 씨는 "전 회사를 그만둔 후에는 게임과는 상관없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원순씨가 집 모델링을 부탁해서 만들어 주면서 게임을 보니까 정말 만들고 싶더라. 지금 아니면 못 만들겠다 싶어서 참여했다"고 밝혔다.
텀블벅에서 이미 후원액이 1000만 원을 넘은 기대작이지만, 처음부터 평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초창기에는 개인 돈으로 유지하며 팀운영을 하다가 창업을 시작하게 된 오드원게임즈 역시 다른 인디 게임 팀만큼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김 대표는 "신촌에 있는 자취방에서 찜통같이 작업하기도 했었고, 대학 창업 프로그램에서 사무실을 지원받기도 했었다" 며 "역삼에 새롭게 둥지 틀며 '창문이 있는 첫 사무실'이라 말했다. 지금까지의 사무실은 지하이거나 2층임에도 창문이 없는 등 악조건이었다"며 창문을 새삼스레 강조했다.
◆ 트리오브라이프는 어떤 게임?
트리 오브 라이프를 한마디로 소개해달라는 질문에 김영채 대표는 게임을 맨날 보고 있다보니 남들에게 설명이 서투르다며 멋쩍어했다. 원순씨는 "트리 오브 라이프는 샌드박스형 MMORPG"라며 짤막하게 축약했다.
사실 트리 오브 라이프의 첫기획은 지금 현재 공개된 영상과는 조금 달랐다. 김영채 대표는 '사람의 가계도'를 중심으로 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김 대표는 "캐릭터가 나이가 들어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캐릭터가 사망하면, 다시 그 자식을 플레이하는 식의 가계도 시스템을 생각했었다"며 독특한 기획안을 이야기했다.
실제로 그러한 시스템을 만들어 보기까지 했다고 한 그는 소규모 팀의 특성상 너무 디테일한 부분보다는 집을 짓고 마을을 만드는 등의 기본 시스템을 탄탄히 하기로 해 보류됐다고 말했다.
"아무것도 없는 맨땅에서 시작되는 캐릭터의 행보가 마치 생명의 나무라는 뉘앙스와 비슷하다"며 원순씨가 게임의 의미를 덧붙였다.

중원씨는 유럽의 중세 혹은 르네상스 시대의 느낌을 살리고 싶었다는 말을 했다. 실제로도 트리 오브 라이프는 지나치게 화려하고 액세서리로 무장한 외형보다는 실제 있을 법한 외형을 담고 있다. 중세 판타지를 배경으로 한만큼 그에 어울릴 법한 외형의 의상과 건축양식을 보여줄 예정이지만, 스팀펑크 느낌의 아이템도 들어갈 것이라고 귀띔을 줬다.
트리 오브 라이프의 특징을 몇 가지 소개해달라는 말에 세 개발자 모두 '자잘한 장난감'과 '빛'을 손꼽았다.
자잘한 장난감은 게임 내에서 얻을 수 있는 오브젝트를 단순히 하나의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소비,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예컨대 마을에서 낚시해서 두꺼비를 잡아 독을 채취한 뒤, 독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적에게 던져도 되고, 무기에 발라서 휘둘러도 된다. 하나의 물건에 많은 활용도가 들어가는 것이다.
"최근 MMORPG는 테마파크 형식의 느낌이 강하지만, 트리 오브 라이프는 그저 기본적인 룰 안에서 자유롭게 놀수 있는 놀이터다"라며 트리 오브 라이프의 자유로움을 강조하기도 했다.
하나의 아이템에 많은 활용 방법이 존재하면 조작이 매우 어려울 것 같다는 필자의 질문에 손사래를 쳤다.
"사실 단축키는 단순하다. 이동키인 WASD와 소지품을 확인하는 E키 정도가 다다. 이외의 행동은 모두 마우스 액션으로 플레이한다."
현재 버전에서 구현된 마우스 액션은 아이템을 든 상태에서 마우스를 어느 방향으로 드래그 하느냐에 따라 던지거나, 바르거나, 먹는 등의 다양한 액션이 발동되는 형식이다.
"사실 옛날 게임처럼 커맨드 식('/먹다' 등의 명령어 입력)으로 모든 행동을 커맨드로 하려고 했지만, 2014년에 나올 게임치고는 세련되지 않은 느낌이 들어 마우스 액션을 사용했다"며 심화적으로 들어가면 단축키가 많아지는 건 사실이지만, 적은 키만으로도 플레이하는 데 지장이 없을 것이라 일축했다.
두 번째로 언급한 '빛' 역시 독특했다.
"기존 게임에서 낮과 밤의 개념이 있는 경우는 있었지만, 트리 오브 라이프는 좀 더 빛을 구체화해 사용한다"며 김영채 대표가 운을 뗐다.
트리 오브 라이프에는 낮과 밤이 존재하는데, 밤에는 정말로 시야가 코앞을 제외하고는 '보이지 않는 상태'가 된다며, 밤을 '매우 위험한 시간'이라고 언급했다. 밤이 되면 낮에는 볼 수 없었던 강력한 몬스터가 생성되는데, 마을 안도 트리 오브 라이프 월드의 일부분인 만큼 마을에서도 생성된다. 시야까지 차단되기 때문에 밤에는 마을에서도 움직이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가로등을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밤에는 캐릭터 머리 위로 뜨는 캐릭터명조차 보이지 않기 때문에 랜턴이나 횃불 등도 반드시 들고 다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많은 사람의 관심이 힘이 됐다.
사실 트리 오브 라이프를 기획하고 개발하면서 세 개발자에게 가장 걱정됐던 것 중에 하나가 '이런 게임을 우리만 좋아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걱정이었다고 한다.
"그래도 영상도 공개하고, 크라우드 펀딩도 하고 보니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셔 큰 도움이 됐다"며 원순씨가 이야기를 했다. 영상이 공개되고 크라우드 펀딩도 천만 원이 넘으면서, 많은 사람이 이런 게임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되자 더욱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는 후일담도 잊지 않았다.
"그동안은 조금 느슨하게 활동했다면, 이제는 좀 더 빠르게, 그리고 완성도 있게 만들어야겠다는 사명감도 생겼다"며 앞으로의 각오도 잊지 않았다.
크라우드 펀딩 이후 또 하나의 변화가 있었다. 많은 인디 게임 개발자가 트리 오브 라이프 제작에 관심을 보이는 것.
"동영상 업로드 및 크라우드 펀딩 이후에 많은 게임 기획자, 개발자분들이 연락을 준다"며 그 중 하드코어한 포트폴리어를 제출한 인원 1명을 인턴으로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트리 오브 라이프의 음원은 모두 개발된 상태이긴 하지만, 추가로 음악을 주고 싶다는 분이 있어 음악도 도움을 받고 있는 사실을 추가로 언급했다.
앞으로 있을 테스트에 관해 묻자, 현재 진행 중인 크라우드 펀딩이 끝나기 전에 FGT를 시작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최근 게임의 홍수라고 해도 될 정도로 게임이 많이 나오는 만큼, 사람들이 한 번 실망한 게임은 다시 안하는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한 중원씨는 깔끔한 첫인상을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덧붙였다.
원순씨는 FGT 대상은 크라우드 펀딩으로 후원해준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150여명 정도 후원해줬는데, 40일 정도 남았기 때문에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점쳤다.
마지막으로 트리 오브 라이프를 기다리는 유저에게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만드는 게임인만큼 스스로 만족할 정도의 게임이 될 때까지 노력하겠다며, 20년 전 울티마 온라인이 처음 나왔을 대의 파괴력, 그런 느낌과 재미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 좌측부터 이중원(컨셉원화 및 모델링), 김영채(프로그래밍), 최원순(애니메이션 및 GUI)
[이정규 기자 rahkhan@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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