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게임 '이카루스'를 보면 수필 '방망이 깎던 노인'이 떠오른다.
"끓을 만큼 끓어야 밥이 되지, 생쌀이 재촉한다고 밥이 되나?", "글쎄, 재촉을 하면 점점 거칠고 늦어진다니까. 물건이란 제대로 만들어야지, 깎다가 놓으면 되나."
수필 속에 등장하는 방망이 깎는 노인은 손님의 채근에도 아랑곳 않고 묵묵히 방망이를 깎고 또 깎는다. 자신만의 속도와 방식을 고집하는 '꼬장꼬장한' 장인(匠人)처럼 말이다.
이는 위메이드가 십여년에 걸쳐 개발, 세상에 내놓은 MMORPG '이카루스'와 많이 닮아 있다. 게임 론칭 시점이 계속해서 지연되면서 갖은 오해와 억측은 물론 원망도 많이 들었지만 지난 4월 게임을 오픈한 이후로는 모든 불신을 단번에 잠재웠다.
정식서비스 첫 주에 PC방 인기 온라인게임 순위 9위를 기록한 데 이어 둘째 주에는 꾸준히 순위를 지켜오던 선배RPG들을 밀어내고 5위에 안착했다. 서비스 5달차를 맞는 현재까지도 10위권을 유지, 십년 개발의 노력이 '옹고집'이 아닌 '뚝심'이었음을 스스로 증명시켜 보였다.
실제로 '이카루스'는 상용화에 돌입한 5월초부터 6월까지 약 두 달간 81억원을 벌어들이며 위메이드의 새로운 캐시카우로서의 역할을 확실히 했다. 위메이드 2분기 전체 매출(425억)의 19%는 '이카루스'의 몫이었다.
◆ 잦은 서버점검 등 오픈 초기 잡음, '게임성'으로 잠재워

"'이카루스' 론칭 이후 약 4달간 쉼 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다. 오픈 초기 골드복사 사건과 잦은 점검 등 미흡한 점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용자 이탈율은 거의 없었다. 불안정한 서버를 보고 바로 나갔을 수도 있었을 텐데 그 시간들을 기다려주고 게임을 다시 즐겨 주더라. 이용자들에게 죄송하면서도 그 모습 자체가 감동이고, 개발력을 더욱 응집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판교 위메이드 본사에서 만난 '이카루스' 개발팀의 노규일 기획파트장은 게임 개발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듯 눈을 지그시 감았다 떴다.
그리곤 이내 곧 "업계사이에서 '예상보다 성적이 잘 나왔다'는 말들을 하곤 하는데, 사실 내부에서는 오랜 개발기간만큼 많은 준비를 해왔다"고 회상하며 "자기 자랑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게임 자체가 재미없었다면 이 정도 성적을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멋쩍게 웃어보였다.
이어 "게임 오픈 이후 이용자들 목소리에 다소 귀 기울이지 못한 부분들도 있고, 보완해 나가야 할 부분들을 깊이 들여다보지 못했던 점들도 있다"면서 "진화하는 '이카루스'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유저간담회는 물론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돼 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노규일 기획파트장은 특히 '만레벨을 달성한 이후 더욱 즐거운 게임'으로 만들기 위해 앞으로는 수직보다 수평적인 콘텐츠 추가에 개발력이 집중되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일례로 '이카루스'의 핵심이 되는 시스템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제약이 따랐던 펠로우 시스템을 손질, 소위 말하는 빈부격차를 해소했다. 이를 위해 과도하게 설정됐던 정예 및 영웅 펠로우 길들이기 징표 제작에 필요한 재료의 개수를 하향 조정하고, 직접 만든 징표로 더 많은 펠로우를 길들일 수 있게 했다.
또 성장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전투에 소요되는 시간을 조정하는 것은 물론 과도한 물약과 휴식 없이 혼자서도 빠른 사냥이 가능할 수 있도록 수정될 예정이다. 특히 정예 사냥터의 경험치도 늘어나 더 빠른 레벨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 기틀 다지고 안정화 단계 진입…수평형 콘텐츠 쏟아낸다
가을께에는 만레벨이 현재의 40에서 50으로 확대되고 신규지역 '불사의 사막'이 공개된다.
공주를 납치한 서리 군단장 론도가 이끌어간 '파르나의 땅'이 추운 설원지역이었다면 '불사의 사막'은 이름 그대로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찬 사막을 배경으로 새로운 종족 크로큰이 등장한다.
이에 맞춰 지역 특색을 띈 신규 펠로우들도 대거 추가된다. 보스 레이드 전용 인던은 물론 활을 사용하는 신규 클래스 레인저, PVP 콘텐츠 거점전과 100층 규모의 무한의 탑 등도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다.
특히 신규 펠로우 가운데 여러명이 함께 탑승할 수 있는 거대한 탈 것이 처음으로 추가, 이를 활용한 탑승전투와 함께 다인 탑승 펠로우를 타야만 이동이 가능한 인스턴스 던전도 준비되고 있다.

노규일 기획 파트장은 "다인 탑승 펠로우를 넘어선 초대형 펠로우도 기획중에 있다"며 "펠로우를 탄 상태에서 해당 펠로우를 재탑승, 마치 공중 위의 새로운 지상처럼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초대형 펠로우를 활용해 세력전을 펼칠 수도 있고, 길드 등에서 소유할 수 있게끔 경쟁을 벌이는 요소로도 활용할 수 있다"면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도 확인이 가능해 특정지역 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제 막 비행 날갯짓을 시작한 위메이드의 '이카루스'. 이카루스의 꿈은 의외로 소박했다.
'지금처럼만.' 더 높은 곳으로의 도약이라는 막연한 바람보다 이카루스를 향한 이용자들의 애정을 단단하게 이어 나갈 수 있는 '근간'을 유지시켜 나가는 것이다.
온라인, 모바일 등 여러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게임이 쏟아지는 세상이다. 그런데 사실 좀처럼 즐길만한 '물건'을 만나기는 어렵다. 오랜 산고 끝에 태어난 만큼 '이카루스'가 방망이 깎던 노인이 만든 방망이처럼 한번 수중에 넣으면 좀처럼 버릴 수 없는 온라인게임이 되길 기대해본다.
[류세나 기자 cream53@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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