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에 충실하겠다' '재미있게 잘 만들겠다'
밋밋한 대답으로 인터뷰 내내 진땀을 흐르게 만들었다. 한편으로는 고집스러운 장인의 의지가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다 인게임적인 질문이 나오면 눈에 빛이 났다. 게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C9' 'R2' '릴' 등 굵직한 MMORPG를 개발해온 김대일 펄어비스 대표는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이었다. 한 중견 게임사의 수장으로 지휘봉을 잡고 있지만 여전히 게임을 직접 개발하며 현역에서 직원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신작 MMORPG '검은사막'의 2차 비공개테스트를 앞두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검은사막'은 힘과 부의 원천을 둘러싸고 반목과 대립이 펼쳐지는 MMORPG다.
지난 1차 CBT 당시 김 대표는 99점이라는 후한 점수를 줬다. 이번 2차 CBT는 몇 점짜리인지 김 대표를 통해 들어봤다.

- 1차 CBT 이후 어떻게 지냈나?
맨날 일만 하고 살았다. 하루도 빠짐없이 회사 집 회사 집 가끔 고깃집(웃음)
- 대표라는 직함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게임을 만들고 있다. 언제까지 직접 개발을 총괄하고 공을 들일 생각인가?
앞으로도 계속 이럴 것이다. 은퇴하기 전까지 게임을 계속 만들지 않을까 싶다.
- 별도의 사무실 없이 직원들과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직원들 입장에서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
그렇지 않다. 내가 없었다면 PD나 팀장들이 그 역할을 대신해 일을 시켰을 것이다. 어차피 불편하고 힘든 건 똑같다.
- 2차 CBT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2차 테스트의 의미와 목적은 무엇인가?
1차 CBT는 기본적인 재미를 확인하는 테스트였다. 반면 2차 CBT는 콘텐츠의 깊이, 게임의 친절도, 재미 등을 파악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 테스트 인원을 많이 뽑고 있다.
이번 테스트는 공개서비스와 상용화로 넘어갈 준비가 됐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실질적으로 서비스 준비가 어느 정도 됐는지를 확인하고 싶었다.
- 테스트 기간도 길다. 3주 동안 게임 내 모든 콘텐츠를 소모할 수 있는가?
가능하지만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코어 유저를 제외하면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다. 이번 테스트는 최고 레벨 50까지 공개된다. 매우 빠른 유저의 경우 1주일 만에 공략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 1차 CBT와 비교했을 때 달라진 점은?
전투, 공헌도, 하우징, 공성전 룰 등 주요 콘텐츠에 대한 수정이 이뤄졌다. 또 새로운 스킬이 추가되고 최적화에도 신경을 썼다.
무엇보다도 이용자들이 게임 콘텐츠를 보다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신규 콘텐츠를 비롯해 다양한 시스템에 이전보다 많은 설명이 들어간다. 공헌도, 월드맵, 스킬, 생산 등이 순수하게 재미있는지 봐주셨으면 좋겠다.

- 공성전에서 변경된 부분은?
공성전을 하기 위해선 많은 준비가 필요해졌다. 1차 CBT와 달리 공성전에 거점이 존재한다. 전쟁을 선포한 길드는 일단 NPC 일꾼을 이용해서 길드 거점을 지어야 한다. 어느 지점에 거점을 짓느냐도 중요하지만 공성전 도중 거점을 계속해서 방어해야 한다. 거점이 파괴되면 해당 길드의 공성전은 끝이 난다. 최종적으로 살아남은 길드가 승리하게 된다.
- 새롭게 추가되는 도시인 칼페온은 어떤 곳인가?
칼페온은 캐릭터가 최고 레벨을 달성하기 전에 모험을 하는 곳이다. 일단 맵이 크고 집과 하우징이 많다. 수천개의 NPC도 만날 볼 수 있다.
칼페온은 지난 1차 CBT 때 공개했던 도시를 모두 합친 것보다도 크다. 3D형태의 레벨디자인으로 구성됐고 지상에는 마을이, 지하에는 던전이 있는 형태다.
또 숨겨진 던전과 미로도 존재한다. 개인적으로는 지도를 그려가면서 길을 찾는 미로가 재미있었다. 미로에서 1시간 동안 헤맨 적도 있다.

- 도시를 크게 만든 이유는?
마을은 마을 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병풍이 되어서는 안 된다. 게임플레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쳐야 의미가 있다.
특정 건물이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가치를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의미를 부여했다. 큰 도시 안에서 무엇을 할지 고민할 수 있도록 거대하게 만들었다.
- 하우징 시스템이 개편된다고 했다.
1차 CBT가 끝나고 주변 개발자들에게 '너라면 집을 살 것인지' 물어봤다. 대답은 '너무 먼 콘텐츠'였다. 집 자체가 비싸고 경쟁까지 해야 하니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구조였다.
이에 유저들이 하우징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무언가를 밝히기에는 조금 이르다.
- 1차 CBT 당시 유저들 사이에서 게임 내 불편한 부분이 많다는 언급이 있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의도된 것이라고 했는데 그 이유가 궁금하다.
사실 개발이 덜 된 점도 있었고 앞으로 많이 바뀔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좀 더 다듬고 나서 설명을 해줄 생각이었다. 이번에는 1차 피드백을 중심으로 많은 부분을 손봤다.

-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개선됐나?
게임 화면에 많은 것을 표시하도록 개선됐다. 시스템적으로 예를 들자면 기존에는 무역을 했을 때 마을과 마을의 탐험 노드를 전부 연결했었어야 했다. 하지만 이번 CBT에서는 노드 1~2개 가지고도 무역이 가능하다.
- 1차 CBT에서 원거리 캐릭터가 유독 강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밸런스적으로 잘못 짜여진 부분이 있었다. 근접 캐릭터를 강화하는 등 밸런스 조정에 좀 더 신경을 썼다.
- 밸런스는 어떤 식으로 조정하고 있나?
내부적으로 플레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맞춰 나가고 있다. 아무리 숫자를 잘 맞춰도 변수는 있기 마련이다. 캐릭터의 기본 속성에 스킬과 아이템이 붙고 상황에 따라 또 다른 경우의 수가 나타나면 예측하기 어려워진다. 그저 주기적으로 하나씩 맞춰 나가는 수밖에 없다.

- 신규 캐릭터 공개는 언제쯤 이뤄지나?
신규캐릭터는 이미 만들어진 상태지만 너무 많은 클래스를 동시에 공개하는 것은 좋지 않다. 다음 테스트를 공개 시기로 보고 있다.
- 뛰어난 그래픽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의복이 젖는다던지 풀이 칼에 베이는 효과 등은 상당히 눈길을 끈다.
의도된 건 아니다. 그냥 직원들이 알아서 만든다.(웃음) 콘텐츠적으로 발전시키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그저 하고 싶은 것을 만들어 본다.
- 게임을 만들면서 엔진까지 개발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필요해서 만들었을 뿐이다. 다른 상용화 엔진과 비교했을 때 크게 작업량이 많지도 않다. 오히려 자체 엔진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 문제가 생겼을 시 처리가 좀 더 용이하다.

- MMORPG 개발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기본에 충실하고 싶다. MMORPG는 기본적으로 장르적인 특수함이나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런 장점을 굳이 포장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본연에 충실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향후 서비스 일정은 어떻게 되는가?
2차 CBT를 진행한 후 답이 나올 것 같다. 결과에 따라서 3차 CBT나 OBT 등 구체적인 일정을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건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지웅 기자 csage82@chosun.com][이준목 기자 sutag@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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