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게 생겼고 게다가 게임도 잘했다. 리그에서 크게 빛을 보진 못했으나 출전마다 화제를 몰고 다녔고 남성 프로게이머들에게 도전한다는 것만으로도 눈길이 쏠렸다. 이벤트 전과 개인리그 예선전에서 남성 선수를 꺾을 때면 모든 e스포츠 팬들이 열화와 같은 환호를 보냈다. 그녀에게는 언제나 '도전'이라는 단어가 따라 다녔다.
이 모든 것은 전 프로게이머 서지수에 해당하는 말이다. 프로게이머를 그만 둔 뒤 서지수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동생과 함께 여성 의류 쇼핑몰을 운영했고, 올해 들어서는 향수 관련 사업을 시작하며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돈도 잘 벌고 인지도도 높은 쇼핑몰을 마다하고 프로게이머로서는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향수'라니. 이유가 궁금했다. 그래서 서지수를 만나 직접 들어봤다.
◆ 가슴 떨리는 말 '도전'
서지수가 밝힌 향수 사업의 이유는 또 다시 도전이었다. 프로게이머로서 못다 펼친 도전의 욕구가 지금의 향수 사업에서 또 다시 느껴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서지수는 "프로게이머를 그만두고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했다. 하지만 그것은 남들이 이미 갔던 길을 다시 쫓는 것밖에 되지 않았다"라며 "하지만 향수의 길을 새로웠다. 향을 만드는 것은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나 이 향들을 알아줄 수 있는 소비자들에게 전해줄 수는 있었고, 아무도 하지 않았던 일이기 때문에 매 순간 가슴이 벅차 오른다"고 말했다.
서지수는 공동대표로 있는 엔플러스원의 이름으로 최근 도어스 아트 페어 2013에 참가했다. 각종 예술 작품들이 호텔 방마다 전시돼 관람객들을 유혹하고 있었고 서지수는 향수와 예술작품의 결합을 타이틀로 내세워 방을 꾸몄다. 일반 향수 가게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고가의 향수들과 디자이너들의 악세서리, 가방 등을 전시해 고급미를 강조했다.
서지수는 "이미 많은 팬들도 알지만 프로게이머 시절 향수는 물론이고 화장품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라며 "향수를 많이 뿌리면 독하고 머리만 아프다는 기억이 강하게 남아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서지수는 "하지만 고신재 대표와 함께 호텔에 향수를 비치하면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아이템으로 시작했고, 지금 그래도 약 4개월 동안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서지수가 납품하고 있는 것은 니치 향수로 대중들에게 익숙한 브랜드들은 아니었다. 하지만 향수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봐주는 소수 고객만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고, 서지수 스스로도 품격 있는 사업가의 모습으로 탈바꿈하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 후배들 항상 생각…프로게이머 시절 잊지 않아
서지수가 자신의 품격을 높이고, 현재 주어진 상황에서 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이는 비단 외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서지수의 '마인드'에서 발현된 것이었다.
서지수는 "사실 프로게이머를 그만둔다고 생각했을 때에는 막막했다"며 "10대부터 지금까지 해왔던 일이 스타크래프트였고 다른 일은 생각조차 안했기 때문에 뭘 해야될지 몰랐다"고 고백했다. 이어서 그녀는 "하지만 사회의 벽 앞에서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었다. 지금까지 함께 해왔던 동료와 후배들을 생각하면 더 그랬다"고 말했다.
서지수는 이렇게 생각한 이유도 바로 이어 말했다. 서지수는 "사실 프로게이머들의 은퇴는 다른 직업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짧다"며 "쉽게는 아프리카tv에서 인터넷방송을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다른 길로도 성공하는 선배 프로게이머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야만 지금의 프로게이머들이 은퇴 후에도 자신이 걸었던 길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자신의 꿈과 노력을 다할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고 말했다.
서지수는 현재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프로게이머들에 대한 인식이 프로게이머 생활을 할 때 팬들에게 둘러싸였을 때와 다르다고 느꼈다. 함께 사업을 하고 있는 고신재 공동대표조차 처음엔 서지수가 프로게이머임을 몰랐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서지수는 "게임이 아니고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인식을 바꾸는데 도움이 된다면, 또 현재 프로게이머의 길을 걷고 있는 후배들이 5년 뒤, 10년 뒤 다른 길을 걸어도 다 잘할 수 있는 자신감을 전해주고 싶어 새로운 일들을 계속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듣고서 서지수가 1세대 프로게이머로서의 책임감과 선배로서의 숙명을 품고 살아가고 있음을 느꼈다.
서지수는 "내가 프로게이머였다는 것을 단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고, 프로게이머였다는 것을 후회한 적도 없다"며 "다만 현재보다 더 나은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고, 후배들에게 보여줬을 때 일반 대중들이 프로게이머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질 수 있을 것같았다"고 말했다.
더 이상 서지수는 프로게이머로서 대회에 출전하겠다는 열정만 불태우던 10대 소녀가 아니었다. 자신의 목표와 가치관을 뚜렷하게 갖고 있었고, 사회인으로 책임을 질 줄 아는 멋진 사업가로 바뀌어 있었다. 후배 프로게이머들에게 귀감이 될만한 멋진 여장부였다.
[오상직 기자 sjoh@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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