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크래프트로 처음 e스포츠계에 발을 들여놨고 한 떄는 세계 최강의 프로게이머도 꿈을 꾸기도 했다. FXO 권재환 코치의 e스포츠는 그렇게 시작됐다. 하지만 그가 꿈꾸는 지금의 목표는 거창하지 않았다. 권 코치가 말하는 e스포츠, 그리고 FXO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권재환 코치의 목표는 FXOpen의 세계대회 ‘도타2디인터내셔널’ 우승이나 ‘세계 최강팀’이라는 칭호가 아니다. 오로지 자기가 맡은 선수들의 열정이 배신당하지 않는 게 그의 가장 큰 바람이었다.
“인터내셔널 우승을 통해 세계 최강팀이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선수들만큼은 자신의 열정이 스스로를 망치는 독이 되는 일이 없도록 이끄는 것이 목표다”
그가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 충분히 이해가 되는 내용이었다. 권재환 코치는 프로게이머가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처음 e스포츠에 뛰어들었고 아마추어 클랜 숙소의 코치를 거쳐 지금의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중학교 때는 적당히 공부도 하고, 운동도 하고, 게임도 하는 지극히 평범한 학생이었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1을 접하면서 부산에서 진행된 소규모 대회에서 입상도 하고 점차 프로게이머에 대한 꿈을 품게 됐다. 이후 고등학교를 진학하자마자 학교를 그만두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와 숙소 생활을 하는 등 프로게이머를 향한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단 3만원. 그가 서울로 올라올 때 갖고 있는 돈이었다. 하지만 지인이 마련해 준 숙소에서 하루 15시간 이상의 연습을 하며 프로게이머를 준비하던 그는 점차 자신에게 프로게이머보다 선수들을 지도하고 돕는데 뜻이 있음을 깨닫고 코치의 길로 들어섰다. 이때 지인과 헤어지고 프로게이머들을 양성하는 아마추어 숙소에서 생활을 했다.
이때부터 현 FXOpen 이형섭 감독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하지만 처음 생각과는 달리 숙소 생활이 묘하게 달라졌다.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숙소 운영비 조로 얼마씩 받던 감독(숙소 주인)이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선수들을 이용했고 연습을 제대로 진행할 수 없었다. 권 코치는 부당한 대우라고 판단하고 당시 숙소에서 이형섭 감독과 함께 생활하던 선수들을 데리고 나왔고, 더 이상 ‘열정 착취’라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만든 팀이 FXO의 전신 ‘포유’팀이다.
권재환 코치는 그렇게 만들어진 포유팀에서 선수 관리를 담당하다 군대에 입대했고 전역 후 자연스럽게 다시 FXO의 코치로 합류하게 돼 지금의 도타 최강팀 ‘FXOpen’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 도타 FXO팀 탄생 … ‘셀렉트’ 류경현의 큰 도움
권 코치는 “작년 말에 ‘셀렉트’ 류경현 선수가 같이 숙소생활을 한 적이 있다”며 “당시 이형섭 감독에게 현재 주장을 맡고 있는 ‘마치’ 박태원을 강력히 추천하고 본인은 다시 스타2로 돌아갔다”고 회상했다. 류경현이 적극적으로 추천한 종목이 도타2였고 이 감독 역시 "해보자"라는 뜻을 적극 피력했다.
이어 “류경현 선수의 도움이 있었기에 지금의 ‘FXO’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롤이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고 스타 한길만 바라봤기 때문에 도타2가 생소했지만 새로운 가능성과 도전이라는 의미로 팀을 꾸렸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FXO가 도타를 선택한 전략은 빛을 발했다. 최근 진행된 ‘넥슨 스타터 리그’에서 전승 우승이라는 기염을 토해내며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우승을 차지한 것.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최강의 실력자들을 찾아나섰던 결과가 빛을 발한 것이다.
하지만 남모를 고민도 많았다. 팀이 구성된 뒤 한 동안 아무런 대회 없이 오로지 연습만 해야했기 때문이다. 권 코치는 “다들 팀 구성 이후 국내 대회가 없어 불안하지 않았냐는 질문을 많이 했다”며 “하지만 오히려 비시즌 기간을 길게 가지며 팀원들 사이에 끈끈함이 생기는 더욱 강해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도타팀을 맡기 전 스타크래프트의 코치를 담당했던 권재환 코치이기에 누구보다 도타를 하며 필요한 것은 다섯 명의 호흡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스타의 경우는 1대1로 펼쳐지는 개인전이기에 본인의 실력 외에는 관여할 여지가 적지만 AOS장르는 실력적인 측면 외에 다섯 명의 호흡과 생각이 일치해야 최선의 결과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 NSL 전승 우승 비화… “미포-퍼지는 내 주문”
넥슨에서 처음 진행한 도타2 리그 ‘넥슨 스타터리그’에서 FXO는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으며 ‘전승 우승’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권재환 코치는 “NSL을 앞두고 선수들 모두 ‘우리가 국내 최강팀’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첫 대회여서인지 부담을 많이 느꼈다”며 “하지만 대회가 시작되고 게임플레이를 보니 그 전에 들었던 걱정은 ‘모든 것이 기우였구나’하고 안심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FXO가 결승 3세트에서 사용한 미포-퍼지 조합은 자신의 권유였다고 말했다.
권재환 코치는 “제안을 하긴 했지만 선수들은 상대 팀 선수들이 너무 기분 나빠할 것 같다는 의견들을 표해 경기장에 도착해서는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며 “하지만 1세트에 먼저 EOT가 미포를 사용하는 것을 보고 팬서비스 차원에서 3세트에 선보일 수 있었다”고 숨겨진 이야기를 공개했다.
이어 그는 “상대를 도발했다고 보여질 수 있는 상황에서 팬들이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FXO는 현재 인천에 마련된 숙소에서 차기 리그 준비에 한창이다. 선수단에 변화도 있지만 여전히 국내 최강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도 빛날 수 있는 준비를 차곡차곡 채워나가고 있는 것이다.
권재환 코치는 “‘국내 모든 대회 우승’ ‘세계 최강이 되겠다’ 같은 말보다 우리 선수들의 열정이 착취가 아닌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코치로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가 해야 할 가장 궁극적인 목표가 아닌가 한다”는 각오로 앞으로 보여줄 전의를 대신했다.
[최희욱 기자 chu1829@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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