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PG의 기본처럼 여겨져 온 '마을'을 과감하게 뺐다. 대신 핵심요소인 전투와 타격감을 살리는 데에 집중했다. 솔직히 다 만들어 놓은 시스템을 버리자니, 아까운 마음이 들더라. 그런데 지금의 결과물을 보면 그 때의 결정이 옳은 선택이었다는 확신이 선다."
위메이드의 온라인게임 개발 노하우를 살린 첫번째 모바일 액션 MORPG '달을 삼킨 늑대'가 2년여의 개발 끝에 무한경쟁 시장에 뛰어 들었다.
위메이드라는 든든한 부모를 만나 지난 2년 동안 남부러울 것 없이 먹고 자랐지만, 이제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은 오롯이 혼자의 몫이다. 그래서 오늘을 위해 다듬고 또 다듬는 인고의 시간을 거쳤다. 지난해 미국과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인 E3와 지스타에서 공개됐을 때와 사뭇 달라진 모습으로 나타난 것 역시 이러한 과정을 밟아왔기 때문이다.
최근 분당구 삼평동 위메이드 본사에서 만난 '달을 삼킨 늑대' 개발팀의 김진욱 팀장은 "이젠 모바일에서도 전투액션의 묘미와 타격감을 살린 게임이 나와 줄 때가 됐다"며 "'달을 삼킨 늑대'가 바로 그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 '반짝반짝' 명품조연, 2년 만에 세상 밖으로…
우리는 '빛나는 조연'을 표현할 때 '숨은 보석'이라는 말을 쓰곤 한다.
'달을 삼킨 늑대'가 바로 위메이드의 숨은 보석과도 같은 타이틀이었다. 국제 무대에 처음 섰던 지난해 6월 E3 때도 그랬고, 같은 해 11월 열린 지스타 때도 행사의 주연 자리는 늘 다른 타이틀 차지였다. '현지시장에 좀 더 부합한', '현재의 시장성을 좀 더 반영한'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어느 자리에서 건 '달을 삼킨 늑대'는 빛났다.
공개된 스크린샷 몇 장과 짧은 플레이 영상만으로 이용자들 사이에서 '모바일 던전앤파이터'라는 별칭을 얻었다. 별다른 마케팅도 없었고, 언론에 등장한 적도 손에 꼽힐 정도였다.

"달을 삼킨 늑대'는 하드코어 장르로 분류되는 액션 MORPG이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고 운을 뗀 김진욱 팀장은 "지난해 지스타에서 공개된 버전이 전통의 MORPG였다면 오픈 버전은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스마트게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용자들의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또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기 위해 지스타 이후 개발방향을 바꿨다"며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소셜에 보다 무게를 두면서 게임 오픈 일정도 늦춰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의 말대로 '달을 삼킨 늑대'는 이전보다 훨씬 가벼워진 듯한 느낌이다. 게임을 담고 있는 그릇인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 이용자 특성을 고려해 사용자환경(UI)을 보다 직관적으로 바꿨다.

가장 큰 예로 파밍형 RPG의 기본처럼 여겨졌던 '마을'을 뺐다. 마을을 대신해 로비를 두고, 로비에서 카카오 친구들의 점수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인벤토리 정리 및 스킬 셋팅이 가능하게끔 바꿨다.
또한 라이트 조절을 통해 게임 전반에 걸쳐 캐주얼적인 느낌을 강조한 것은 물론 아이템을 강화할 때 등장하는 재기발랄할 애니메이션에서도 노력의 흔적들이 역력히 묻어난다. 특히 3D를 2D형식으로 렌더링한 '2D-Look' 기법을 통해 보다 아기자기함과 화려한 리액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 과감한 결단력과 판단력, 손 안의 '가벼운' 액션RPG로 구현
김 팀장은 "사냥 부분에서는 이미 게임성을 검증받은 만큼 이용자들이 아이템 파밍을 더욱 재미있고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많은 고민을 거쳤다"며 "맹목적으로 던전을 도는 것이 아니라 퀘스트와 같은 미션을 통해 던전에 가야만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각 던전별 랜덤 미션 제공을 통해 전투의 즐거움을 높였다"고 전했다.
그는 덧붙여 "특히 카톡게임의 특징인 소셜적 요소를 부각시키기 위해 '하트(루나)'를 주고 받던 기본적인 활동에서 벗어나 모든 장비와 아이템에 '무게' 개념을 도입, 이를 통해 자연스런 소셜기능이 이뤄지게끔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각각의 아이템마다 무게를 부여, 게임 내 친구로 등록된 인원수에 따라 보유할 수 있는 아이템 무게도 함께 늘어나게 되는 것. 보다 좋은 무기를 장착하기 위해서는 아이템 획득이 아니라 친구를 늘려야하는 소셜활동이 반드시 수반돼야 하는 셈이다. 물론 카카오 게임을 즐기는 친구가 적은 이용자들을 배려한 게임 내 추천친구 기능도 잊지 않았다.

이 외에도 최대 500명까지 동시입장이 가능한 채팅시스템과 오프라인 중에도 소통이 가능한 쪽지시스템, 실시간 파티플레이는 '달을 삼킨 늑대'의 특징이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매출 성과를 떠나 이용자들이 오랫동안 좋아해주는 롱런게임이 됐으면 좋겠다. 아직까지 국내 모바일 미들코어 게임 중에 이렇다 할 게임들이 없었는데, '달을 삼킨 늑대'로 미들코어 장르를 선점하는 게 나의 바람이다."
출시 4일차를 맞은 '달을 삼킨 늑대'는 16일 현재 구글플레이 무료 인기게임 14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진욱 팀장의 바람은 이미 꿈이 아닌 현실이 돼 가고 있다.
[류세나 기자 cream53@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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