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남자들, 입에 침 한 방울 안 묻혔다.
그리곤 2시간 내내 자신들이 개발한 신작 AOS게임 '에이지오브스톰'에 대한 예찬론을 펼쳤다. 그들은 게임 개발·기획자가 아닌, 순수한 게임 이용자로서 맛본 느낌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과장된 이야기라 생각하셔도 어쩔수 없어요. 근데 진짜인걸요. 개발단계에서 이 게임이 성공할까, 아닐까를 결정짓는 단초가 바로 게임을 만든 사람들이 즐겁게 플레이하는지 여부예요. 그런데 우리는 정말 일을 떠나서 재미있게 즐기고 있어요. 업무 마치고도 '에이지오브스톰'하다가 퇴근하는 시간이 늦어질 정도라니까요."
정식서비스를 앞두고 만난 개발사 드래곤플라이의 유지훈 선임 기획파트장, 박현진 수석 PM은 '에이지오브스톰'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 미주알고주알 쉴 새 없이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도 그럴 것이 약 7년에 가까운 긴 시간동안 만들어 온 작품인 까닭에 누구보다 이 게임에 대한 애착이 컸을 터였다. 그들의 심정이 충분히 이해됐다. 또 앞서 만나왔던 수십, 수백여명의 여러 개발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이미 '착한 거짓말'에도 익숙해져 왔던 터였다.
그런데 이날 만난 '에이지오브스톰' 개발자들의 말 속에는 순수 게이머로서의 진심이 묻어났다. 단순히 말만 번지르르한 '포장용 멘트'가 아니었다. 현재 '리그오브레전드'가 득세하고 있는 AOS시장에 대처하는 자세나, '에이지오브스톰'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고유의 게임성 등 수년간 노력해 온 흔적들이 역력히 묻어났다.
◆ "개발자 마인드 'NO'…실제 이용자 입장에서 '굿게임'"

사실 '에이지오브스톰'의 초기버전은 AOS(적진점령) 장르가 아니었다.
시작은 그랬다. 게임 컨셉트를 잡아가던 2006년경, 드래곤플라이 최초의 타켓팅 RPG를 만들 생각이었다. 그렇게 개발을 진행해 나가던 중 2009년, AOS의 원조라 불리는 '워크래프트3' 유즈맵 '도타'와 '카오스온라인' 등을 보고 큰 결심을 하게 된다.
당시로써는 아직 생소한 장르였던 AOS게임으로 방향을 선회하기로 결정한 것. 그 사이 다수의 AOS게임이 시장에 출시됐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 대중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다. '에이지오브스톰'은 이러한 간접경험을 밑거름 삼아 남들과는 조금 다른 시도를 하기에 이른다.
"기존에 AOS게임을 하던 사람이라면 초반에 조금 어색할 수도 있어요. '리그오브레전드'를 비롯한 다수의 AOS게임이 위에서 내려다보는 쿼터뷰 시점인데 반해 우리는 일반 RPG와 같은 3인칭 백뷰 시점이거든요. 액션RPG가 AOS로 구현된 느낌이랄까요." (박현진 PM)
"백뷰는 캐릭터하고 플레이어의 시점이 일치한다는 장점 덕분에 몰입도는 물론 액션의 쾌감까지 극대화할 수 있어요. 특히 RPG장르에 익숙한 국내 이용자들이라면 게임에 더 쉽게 적응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죠. AOS에 대한 고정관념만 빼고 즐긴다면 단연 최고의 AOS게임이라 자신합니다." (유지훈 파트장)
오는 8일 론칭을 앞두고 있는 '에이지오브스톰'은 FPS명가로 잘 알려진 드래곤플라이가 2년여 만에 내놓는 신작으로, 글로벌 누적판매고 200만장을 기록한 패키지게임 '킹덤언더파이어' IP(지적재산권)를 바탕으로 개발된 작품이다.
AOS로 새옷을 갈아입은 '에이지오브스톰'의 개발목표는 낮은 접근성과 빠른 전개로 이용자들에게 '전략'에 대한 재미를 선사하자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1게임당 플레이타임을 약 30분 정도로 디자인하고, 기존 AOS게임의 단점으로 여겨져 온 높은 진입장벽과 피로도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편의 시스템을 준비했다.

이와 관련 유지훈 파트장은 "'리그오브레전드'를 통해 어느 정도 AOS의 대중화가 이뤄지긴 했지만 수차례의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여전히 AOS게임에 대해 잘 모르는 이용자들이 상당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지난 4월 진행한 프론티어 테스트 이후 AOS의 게임방식과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돕는 심화 튜토리얼을 강화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신규 이용자들이 어려움을 느낄 수 있는 부분 중 하나인 아이템 세팅 또한 '추천 아이템' 정보만 그대로 따라 해도 게임 중후반 콘텐츠까지 즐기는 데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현재 개발팀 내에서도 추천 아이템으로만 플레이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조언했다.
◆ 튜토리얼 강화로 진입장벽 낮춰…추천 아이템은 '꿀팁'
'에이지오브스톰'의 또 다른 매력은 이용자들의 과금 부담을 확실히 줄였다는 점이다.
"단순한 매출창출을 목표로 한 과금 콘텐츠는 넣지 않을 것"이라고 운을 뗀 박현진 PM은 "'에이지오브스톰'은 결제 여부에 따라 게임 내 콘텐츠 이용에 제약을 두지 않고 있다"며 "이용자들은 게임플레이를 통해 획득한 게임머니(군자금)만으로 유료 콘텐츠를 획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웅 및 스킨구매를 비롯해 영웅의 장비를 제작하는 대장간시스템 또한 게임 내에서 획득한 군자금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며 "특히 매 게임이 종료될 때마다 장비도 무작위로 제공된다"고 덧붙였다.
즉, 현금결제에 따른 이용자간 장벽은 없애는 동시에 결제 이용자들에게는 추가적인 특혜가 아닌 보다 빠른 획득만을 보장한다는 설명이다.
이 외에도 '에이지오브스톰'은 이용자간의 실력차를 해소하기 위해 전서버 통합매칭 시스템을 적용, 승점포인트 등 각각의 이용자 수준과 비슷한 이용자와의 게임이 가능하도록 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지훈 기획파트장(좌)과 박현진 PM
다만, 오픈 시점을 기준으로 이미 서비스되고 있는 AOS게임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웅의 숫자가 적다는 점은 약점이 될 수 있다. 전략을 추구하는 장르의 특성상 영웅의 개체수가 적을 경우, 보다 다양한 플레이에 제약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현진 PM은 "내부에서도 고민하고 있는 것 중 하나이지만, 게임 서비스를 진행해 나가면 자연스레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본다"며 "오픈 시점에는 23개의 영웅이 공개되고 매달 1~2종의 영웅을 추가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부터 너무 많은 양의 영웅을 제공하면 학습에 대한 부담감 등을 느낄 수 있어 지루함을 느끼기 전에 순차적으로 업데이트 해 나갈 계획"이라고 첨언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유지훈 파트장은 "최근 진행한 영웅 디자인 공모전에서 두더지에 착안한 영웅 '마룬'이 선정, 현재 이 영웅에 대한 작업을 진행중에 있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이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나가고 싶다. 이용자 닉네임을 딴 아이템이나 영웅이 게임 속에 구현된다면 멋질 것 같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 착한 유료화 적용…게임머니만 있어도 유료 콘텐츠 'OK'
e스포츠를 염두에 둔 개발작업도 최근 '에이지오브스톰' 팀이 매진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이와 관련 박현진 PM은 "관전모드를 비롯해 리플레이 모드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특히 백뷰의 시점에서 관전을 통해 전장의 박진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는 사람들이 게임의 흐름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편안하게 볼 수 있도록 다양한 시스템적인 기능을 보강해 나가고 있는 단계"라고 전했다.
7년의 담금질 끝에 드래곤플라이가 비상을 위한 비밀병기 '에이지오브스톰' 카드를 꺼내 들었다. 개발자들의 게임에 대한 애착과 별개로 게임의 흥행 키는 오롯이 시장에, 이용자들에게 달려 있다.
오는 8월8일 '에이지오브스톰'의 정식오픈을 앞두고 있는 박현진 PM, 유지훈 파트너는 입을 모아 이렇게 이야기했다. '기존 AOS게임에 대한 고정관념의 틀을 깨달라'고.
[류세나 기자 cream53@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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