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삼존도와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학창시절 국사를 배우고 자란 기자지만 낯선 느낌이 먼저 드는 이 문화유산들은 밀반출됐거나 소실됐을 것으로 추정됐으나 결국 우리의 품으로 돌아왔다.
이는 외국계 게임회사 라이엇게임즈(한국대표 이승현)가 펼치는 사회공헌 활동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 사업을 통해 진행됐다.
라이엇게임즈는 '리그오브레전드(약자로 LOL, 롤)'라는 MOBA(멀티플레이어 온라인 배틀 아레나) 장르의 PC게임을 개발 서비스하는 회사다.
외국 회사가 국내 여느 기업보다도 열심히 우리의 '문화유산'을 보호하는 활동에 앞장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라이엇게임즈의 한 관계자는 "회사의 목표 가운데 하나는 플레이어를 중심에 두는 게임회사로 LOL의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2011년부터 한국 사회와 한국 플레이어를 위한 고민과 사회적 역할 수행을 위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 관계자는 게임이 문화 콘텐츠이자 소통 창구라는 점을 덧붙였다.
게임 또한 하나의 문화 콘텐츠인 만큼 라이엇게임즈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기업으로 (한국의) 문화유산부터 바로 알고 더욱 널리 알려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또한 게임이 플레이어 및 청소년 등에게 소통 창구인 만큼 문화의 소중함과 세계적 우수성을 지속해서 알릴 수 있는 활동들이 병행됐다.
실제 LOL은 청소년과 청년 층에 큰 사랑을 받는 인기 게임으로 라이엇게임즈는 문화유산 환수 외에도 LOL 이용자들과 함께 다양한 문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 라이엇게임즈를 통해 환수된 문화유산 석가삼존도 (출처 - 라이엇게임즈 제공)
먼저 2012년 한국형 챔피언 아리의 초기 6개월 판매금액 전액과 회사 기부금을 합친 5억원을 문화재청과 '한 문화재 한 지킴이' 협약을 체결하고 기부했다. 이는 조선시대 왕실 행차유물(노부 25점) 보존 처리 및 한계연구를 후원하고 국립고궁박물관 교육 및 편의시설 조성 지원, LOL플레이어 역사교육 프로그램 지원 등에 사용됐다.
이어 2013년에는 기부금이 6억원으로 늘어났고 서울문묘와 성균관 3D 정밀측량사업과 안내판 개선 사업을 지원하고 문화재 환수 사업 지원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2014년 1월 조선시대 불화인 '석가삼존도'를 환수하는 데 성공한다. 석가삼존도는 일제강점기 대 반출돼 미국 버지니아주 허미티지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던 문화재로 반환 관련 비용 일체는 라이엇게임즈가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2014년은 총 기부 금액은 비공개지만 알려진 금액만 봤을 7.4억원 이상이다. 조선왕릉 보존처리 장비지원과 국외 문화재 환수 및 반환사업 지원, 국내 문화재 구매 지원 등에만 공개된 비용이 투입됐고 그 외 EBS 청소년 방송콘텐츠 제작 및 LOL 플레이어 대상 문화유산교육사업 지원 등이 진행됐다.
2015년에는 이전해와 달리 라이엇게임즈 사회환원 기금 8억원이 기부돼 주요 서원 3곳(소수서원, 필암서원,돈암서원)에 대한 3D정밀측량사업과 국외 문화재 한수 사업, 창경궁 궁중문화 활용 특별전 및 광복 70주년 기념 전시 등을 후원했다.
2016년에는 전년과 같은 금액이 대한제국 공사관 복원/활용 사업과 4대 고궁 보존관리 사업, 문화유산국민신탁 보조자산 이상의 집 방문객 편의시설 확충, 충무공 이순신 톡톡 교육 프로그램 지원 등에 사용됐다.
2017년에도 8억원이 기부돼 경복궁 건청궁 곤녕합 및 천추전 정비 및 재현 사업을 후원했다. 지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문화재 지원사업에 누적 기부된 금액은 43억원 이상이다.
2017년 12월에는 문화유산보호 유공자 포상 시상식에서 외국계 기업으로 최초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상금 1천만원은 모두 포항시 지진 피해 성금으로 기부되기도 했다.

△ 라이엇게임즈를 통해 환수된 문화유산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출처 - 게임조선 DB)
또한 올해 초에는 석가삼존도에 이어 두 번째로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의 환수에 성공했다. 이 죽책은 병인양요 때 국외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며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개인 소장자로부터 구매해 국립고궁박물관에 기증했다. 구매 대금 전액은 라이엇게임즈의 기부금이 활용됐다.
그 외에도 라이엇게임즈는 매년 임직원들이 경복궁이나 성균관 등의 문화유적지 청정 자원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게임 이용자, 특히 청소년 대상 역사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 라이엇게임즈와 게임 이용자들이 함께 진행하는 문화유산 지킴이 활동 (출처 - 라이엇게임즈 제공)
세상에는 우리가 아닌 다른 우리가 우리를 위해 노력하고 정성을 다하는 일들이 있다. 2014년 1월 라이엇게임즈 덕에 100년이 넘는 유랑 끝에 국내로 돌아온 석가삼존도는 현존 불화 중 도상의 배치가 희소하고 섬세한 표정 묘사 등은 학술 가치가 매우 높다고 한다.
특히 석가모니의 설법 장면을 기존의 표현 방식과 달리 파격적인 도상을 보여주고 이러한 특징을 갖춘 현존 유일본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 기부된 석가삼존도는 아직 보존처리 작업이 완료되지 않아 수장고에 보관돼 있지만 언젠가 직접 관람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 그날이 되면 라이엇게임즈라는 여섯 글자가 마음속에 감사함이란 이름으로 새삼스러울 것 없이 상기될 법하다.
[이관우 기자 temz@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