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캡콤은 도쿄게임쇼 현장에서 신작 슈팅 게임 '프래그마타' 시연을 진행했다.
프래그마타는 불의의 사고를 당한 주인공 '휴'가 안드로이드 소녀 '다이애나'가 만나 달 기지를 탈출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SF 장르를 한껏 이용한 해킹과 총격전이라는 소재가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시연에선 휴와 다이애나가 만나는 초반 부분, 해킹을 사용해 적들을 약화시키는 조작 방식을 배우고 보스 '섹터 가드'를 처치하기까지 약 20분 분량이 제공됐다. 게임은 어드벤처와 슈팅, 그리고 퍼즐이 조합된 신선한 경험을 선사했다.

휴와 다이애나의 이야기 프래그마타 = 게임조선 촬영

어드벤처와 슈팅, 퍼즐까지 섞인 독특한 방식을 보여준다 = 게임조선 촬영
프래그마타는 슈팅과 퍼즐이 조합된 독특한 전투 시스템을 보여준다. 적들은 해킹을 하기 전까지 휴의 총탄을 튕겨내며, 제대로 피해를 입히기 위해선 다이애나의 해킹이 필요하다. 이때 다이애나의 해킹은 퍼즐, 휴의 공격은 슈팅으로 서로 다른 두 장르의 결합을 보여준다.
휴가 적을 조준하면 우측에 해킹을 위한 퍼즐이 표시된다. 퍼즐은 시작 지점부터 녹색 도착 지점까지 길을 만들면 성공이며, 이 과정에서 특수 패널을 거치면 해킹 효과가 상승된다. 해킹 그 자체 피해도 있기 때문에 게이머의 실력이 좋다면 짧은 시간 동안 높은 피해를 누적시킬 수 있다.

특히 슈팅과 퍼즐이 조합된 전투는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 = 게임조선 촬영

위험한 패턴이 온다면 해킹을 나중으로 미뤄도 된다 ...패턴을 볼 수 있다면 말이다 = 게임조선 촬영
다만, 이 방식이 신선하고 재밌긴 하지만, 직접 전투에 사용해보면 여간 귀찮고 힘든게 아니다.
우선 시선이 양분되는 것이 첫 번째 난관이다. 해킹을 하는 동안 적이 멈춰있는 것은 아니라서 계속 적을 확인하고 공격을 피하거나 거리를 벌려야 한다. 보스전처럼 다양한 패턴을 만나는 적을 만났을 땐 보스 패턴 보랴 퍼즐 보랴 바쁘기 그지 없는 것.
다수의 적을 만났을 때도 피곤하다. 해킹은 한 번에 한 명의 적에게만 사용할 수 있다. 퍼즐 여러개를 동시에 조작할 순 없지 않은가? 그렇기 때문에 적들에게 하나하나 해킹을 걸어줘야 하고, 당연히 휴의 공격도 넣어줘야 한다.
해킹 조작이 쉽다면 그나마 낫겠지만, 이것도 번거롭다. 패드를 기준으로 오른손 검지는 휴의 공격, 오른손 엄지는 퍼즐에 맞춰 상하좌우 방향을 지정해 줘야 한다. 물론 두 가지 행동을 동시에 할 필요 없이 해킹을 먼저 하고, 해킹에 걸린 적을 공격하는 것이 더 편하긴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다수의 적을 만났을 땐 그럴 시간도 부족하다.

적이 여러명이면 급격히 피곤해진다 = 게임조선 촬영

여기에 약점까지 노리라구요? 제 뇌는 병렬 사고를 할줄 몰라요 = 게임조선 촬영
어드벤처 파트는 무난한 편이다. 목적지를 향해 가다가 잠긴 길이 나오면 해제 장치를 찾기 위해 방범 레이저를 뛰어 넘고, 플랫폼을 건너고, 해킹 퍼즐도 풀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게 된다. 심지어 길을 잃을까봐 주변을 탐색하고 방향에 대한 단서까지 얻을 수 있는 스캔 기능도 있다.
퍼즐은 상당히 쉬운 편이다. 동심원을 중심으로 표시된 버튼을 순서대로 누르거나 사각형 회로를 맞춰 모두 연결되게 만들면 되는 수준. 사실 전투 시 퍼즐도 전투라는 상황을 제외하면 어렵지 않으니 퍼즐을 푸는 재미는 그렇게 크지 않다. 퍼즐은 어디까지나 게임을 진행하기 위한 수단에 머무른다.

어드벤처 파트는 무난 그 자체 = 게임조선 촬영

전투와 비교하면 너무 쉽게 느껴질 정도 = 게임조선 촬영
장르 조합은 참신하지만, 전투 피로도가 플레이 경험의 발목을 잡는 느낌이다. 실시간으로 적을 해킹해 약화시키는 동시에 공격하는 콘셉트는 SF 분위기를 멋지게 살렸지만, 휴와 다이에나 두 사람이 동시에 싸우는 전투 상황과 달리 게이머의 뇌와 눈은 한 명 분이라 피곤함을 느끼게 된다. 조준 시 불릿 타임을 길게 주는 식으로 콘셉트를 살리면서 재미를 챙기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이외 부분은 다이애나의 차력쇼다. 안드로이드지만 어린 아이 모습으로 어린 아이처럼 행동하는 다이애나는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다음 컷신에선 다이애나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탐험을 할 땐 어떤 말을 할지 궁금해 계속 게임을 잡게 된다. 어려운 전투도 다이에나에 대한 애착을 느낄 수 있는 훌륭한 콘텐츠로 바뀐다.
프래그마타는 익숙한 장르를 독특한 방식으로 조합해 신선한 경험을 제공했다. 물론 멋진 플레이로 이어지기 위해선 조금 더 다듬을 필요가 있겠지만, 방향성이 잘못된 것이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다른 게임에선 쉽게 느낄 수 없는 색다른 플레이, 그리고 귀여운 다이애나를 어서 빨리 만나길 기원한다.

대사가 일본 특유의 감성이라 오그라들긴 하지만 = 게임조선 촬영

이쁘니까 됐다 = 게임조선 촬영

빨리만 나와다오 = 게임조선 촬영
[(치바)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