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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물열전] ???: 아이보! 제가 그리웠나요?

성수안 기자

기사등록 2024-05-20 15:18:55 (수정 2024-05-20 15: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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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는 주연과 조연, 다양한 등장인물이 있듯이 게임에서도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해 게이머의 몰입감을 높여줍니다. 특히, 대작이라 평가받는 게임은 영화 이상의 스토리와 캐릭터성으로 많은 게이머들에게 여전히 회자되는 대상이기도 합니다.
 
작품 밖에는 기획자, 프로그래머, 일러스트레이터 등 게임이라는 세상을 탄생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개발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피땀 흘려 만든 게임은 게이머에게 때론 웃음을, 때론 눈물을 선사하며 일상의 피로를 잠시 잊게 만들어 줍니다.
 
때론 주인공, 때론 친구, 때론 적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부터 게임이라는 세상을 탄생시킨 개발자들까지 게임에 관련된 인물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했습니다.
 
[편집자 주]

캡콤의 액션 게임 '몬스터 헌터' 시리즈에는 헌터가 수행할 퀘스트의 정보를 정리하고 제공해 주는 '접수원'들이 있습니다. 시리즈마다 다르긴 하지만 해당 마을의 대표 여성 캐릭터나 함께 모험하는 동료 중 여성 캐릭터가 주로 접수원을 맡았습니다. 시리즈 초기에는 단순히 퀘스트를 주는 NPC에 지나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스토리의 핵심 인물로 등장하는 등 비중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몬스터 헌터 월드'에 등장하는 접수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몬스터헌터 월드의 접수원은 단순히 상황을 분석하고 퀘스트를 제공하는 NPC가 아니라 현장에 직접 나가 헌터와 함께 신대륙을 조사하는 동료이자 파트너입니다. 기존 접수원과 비교해 좀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역할을 맡은 셈입니다.

하지만 몬스터 헌터 월드의 접수원은 게이머로부터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진 못했습니다. 위험한 순간에도 곁에서 함께 극복하는 동료인데도 말이죠. 게임을 해보지 못한 게이머는 접수원의 설정만 봤을 땐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헌터들이 왜 접수원에게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는지 단숨에 이해하게 됩니다.

몬스터 헌터 월드의 주인공 헌터는 미지의 지역인 신대륙으로 향하는 5기단 헌터입니다. 신대륙은 몬스터의 식생과 환경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지역이며, 5기단은 이 지역을 수색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정찰과 수색 임무를 맡습니다. 5기단은 주로 2인 1조로 활동하게 되는데 주인공 헌터의 파트너가 바로 접수원이죠.


신대륙으로 향하는 헌터들


주인공의 파트너는 접수원이다

근데 이 접수원, 의욕은 좋은데 도움은 별로 안됩니다. 조사하겠다고 단독 행동을 하다가 몬스터에게 공격당하거나 위험에 처하는 일은 부지기수. 그런 접수원을 구하려다가 헌터가 위험에 처하는 일도 자주 일어납니다. 그냥 도움이 안 되면 가만히 구조라도 받으면 밉지 않은데 중요한 순간마다 상황에 맞지 않는 대사를 날려 헌터의 의욕까지 깎아먹습니다.

접수원의 평가를 가장 깎아먹은 장면이 바로 몬스터 헌터 월드의 마지막 임무와 확장팩 아이스본의 마지막 임무입니다. 세계를 위협하는 몬스터를 상대로 헌터 혼자 남겨두곤 "무슨 일이 있어도 옆에 있을게요! 무슨 일이 있어도, 당신과 함께!"라는 소릴 합니다. 본인은 안전한 곳으로 가놓고 말이죠. 

접수원의 평가는 후속작이 출시되면서 더더욱 떨어집니다. 후속작인 '몬스터 헌터 라이즈'에서 NPC들이 함께 전투에 나설 수 있는 시스템이 추가되면서 접수원인 히노에와 미노토도 함께 수렵하고, 확장팩 선브레이크의 동료 피오레네는 마지막 보스에게 일격을 날리는 등 정말로 헌터의 파트너이자 동료로 활약하기 때문입니다. 일부 헌터는 피오레네가 다 해 먹어서 안 좋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적어도 누구와는 다르게 말만 하지 않고 도움이 된다는 점은 인정하는 편입니다.


파트너라기 보단 짐덩이


계속 사고만 치고 다닌다

접수원은 실망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여준 나머지 이제는 일종의 놀림거리가 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이블조와 조우했을 때 접수원이 보여준 놀라운 악력이 있죠. 이블조 등장 영상에선 도스쟈그라스 등에 매달려서 버티고, 고룡급 위험도를 보여주는 이블조의 난동을 악력 만으로 견디기도 합니다. 헌터들은 이런 모습을 보고 "그냥 니가 헌터 해라", "얘는 그냥 몬스터 아니냐" 같은 평가를 내리기도 합니다. 아니 근데 진짜 왜 저런 악력으로 맨날 헌터를 버리고 가는지 의문입니다.


보라 저 악력을


고룡급 난동을 버티는 악력이면 그냥 니가 헌터 해

접수원이 좋지 못한 평가를 받는 평소 행실도 행실이지만 무엇보다 외모가 중요한 이유를 차지할 것입니다. 분명 눈 따로, 코 따로, 입 따로 보면 이상하지 않지만, 모아놓고 보면 묘하게 불쾌한 외모로 친근감을 느끼기 힘들죠. 스토리 컷신에선 상황에 따라 특이하고 부자연스러운 표정을 보여주고, 접수원의 얼굴이 확대되는 수렵 요리 장면에선 거의 공포 영화 같은 섬뜩함을 느끼게 만듭니다. 평소 행실도 마음에 들지 않는데 생긴 것도 친근감을 느낄 수 없으니 헌터들은 접수원에게 좋은 평가를 주지 못하는 것이죠.

헌터들을 아쉽게 만드는 점은 접수원의 초기 콘셉트 아트와 영화 버전 접수원은 미소녀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헌터들 사이에선 콘셉트 아트를 맡은 팀과 모델링을 맡은 팀이 싸웠냐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죠. 소리 소문 없이 묻힌 몬스터 헌터 영화조차 접수원을 맡은 배우 야마자키 히로나 만큼은 헌터들이 굉장히 부러워했을 정도니 헌터들이 접수원에게 얼마나 시달렸는지 몬스터 헌터 월드를 안 해본 게이머도 이제 이해가 가실 겁니다.


깜놀 ㅈㅅ


사실 그냥 얼굴은 예쁜 편인데 그 표정이 좀...

몬스터 헌터 월드의 접수원 입장에선 위험한 장소까지 직접 나서며 신대륙의 중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파트너 헌터에게 요리까지 해주는 등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에 다소 억울할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헌터와 접수원이 모으고 기록한 정보들은 신대륙 개척에 큰 힘이 되었고, 위기를 넘길 때 중요한 단서가 되었죠. 현장 연구원이 없었다면 알 수 없었던 정보들도 여럿 있었죠.

하지만 중요한 순간의 연출과 어색한 표정으로 인해 헌터들은 좋은 평가를 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적어도 헌터가 위험할 때 적극적으로 구해주는 장면이나 마지막 전투에서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도와주는 장면이 자주 나왔더라면 조금 이상하게 생겼더라도 이 정도까지 낮은 평가를 받는 일은 없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억울한 접수원께선 열심히 굴러다닌 헌터 말고 후속작에서 멋진 파트너를 만들며 실력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개발자들에게 풀어주길 바랍니다.


파트너는 파트너인데 좀 거리를 두자 우리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성수안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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